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6 일째
당신의 속삭임 같은 비가 내리네요 어머님...
오랜 가뭄끝에 내린 비 탓인지?그렇게 반갑네요, 이 비가..........어머님,동안도 별고 없으 신지요?가끔은 전화로 안부를 묻곤 하지만,이젠 당신도 청력이 떨어져서 잘 알아 듣질 못 하더군요.그렇게 카랑 카랑 하시던 당신이...................누가 그 세월을 훔쳐 간 것일가요?당신의 그 모습을 누가 앗아가 버린 것일가요?그저 무심한 세월이 미워질 뿐입니다.비가 내리고 있네요.거기도 오늘은 비가 비교적 많이 온단 소식에 반가웠습니다.이젠 우리집은 농사를 짓지는 않지만,농심은 다 같은 것이 아니겠습니까?논들이 갈라지는 현장을 바라보는 농심은 어쩌면 자기들의 속 마음이타들어 가는 것과 뭐가 다르겠어요?비가 올듯 올듯 하면서도 비가 내리지 않던 지난 날엔,밤을 세워 물을 퍼 올렸던 힘들고 고된 작업.그 두레박에 물을 퍼 올렸던 그 힘든 작업.당시의 농사는 순전히 사람의 힘에 의한 그런 힘든 작업 자체였어요.양수기니,크랙타니 하는 단어는 들어보지도 못 했던 말들였어요.- 요즘 농사짓는 것이 어디 힘든 일이다냐?기계가 다 알아서 해결을 해 주는디.........하고 말을 하는 사람들.그럴지도 모르죠.당시와 비교해선 농사짓는 일이 비교도 안되는 쉬운 일이죠.사람의 힘으로 하는 일이란 고작 기계 조작하는 정도니....그래도 농사짓기가 싫어서 도시로 도시로 몰리는 사람들.더 편히 살고 싶은 거죠.요즘 농촌엔 60 대이상의 노인들만 지키고 있다는 말.서글픈 현실이죠.그래도 우리동넨 젊은 사람들이 다들 고향을 지키고 있데요.반가운 일이죠.동네가 그 만큼이나 활기가 차 있단 것이..................어머님,오늘 처럼 단비가 내리는 날엔 당신은 한시도 집안에 계시질 않으셨죠?들로 산으로 , 밭으로 .......부지런히 다니셨죠.그 손바닥 만한 토지가 전부였던 우리의 재산였지만,당신은 한번도 가난한 몰골을 우리에게 보여주지 않으셨어요.늘 정갈하게 늘 여유있게 그리고 넉넉하게 사셨어요.비록 가난했지만,배불리 먹진 못했지만,남들이 쌀이 떨어져 깡 보리밥으로 보릿고개를 넘겨도 당신은 항상쌀 한줌 이라도 아껴 두었다가 아버지 밥엔 그 쌀을 넣어서 밥을 지어 주셨던 그 알뜰한 정성......전 다 알지요.당신의 그런 몸에 밴 검소함과 준비되어 있는 마음 갖임.그 알뜰함을 왜 제가 모를리가 있겠습니까..............가난하게 살았던 것이 그땐 퍽이나 궁핍였고 부끄럼이었으나,제가 살아가는데 커다란 교훈이 된 경험.소중한 가르침였어요.어머님,밖은 빗줄기가 강해 졌어요, 여긴........이 빗줄기 속으로 당신의 그 정갈한 모습을 그립니다.하얀 수건을 머리에 질끈 동여 매고 치맛단을 단정히 입으시고종종걸음으로 다니셨던 당신의 그 젊은 모습.................어머님,당신은 ,늘 그렇게 저의 머리에 젊은 모습으로 그려지곤 합니다.오래 오래 건강하십시요 어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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