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63 일째
정이란것일가?
영란이의 나이가 아마도 3 살이나 4 살때 였을거다.시골에서 상경한 어머님이 수원에 계신단형님의 전화를 받고서 영란일 델고서 수원에갔었다.그때나 지금이나 어머닌 늘 차 타시기가 죽기만치나 힘든고역이었다.기차보담은 자동차가 더 심한 어머니 만의 멀미땜에........나도 한때는 그런 멀미의 경험이 있었다.자꾸 타다 보니 이젠 괜찮긴 하지만 전엔 멀미땜에 고생을 했었다.가까스로 수원까지 오신 어머님이 서울로 오시란것은 불효와 같은 짓으로 가서 뵙게 되었다.토요일이었다.어머님 뵙고 놀다가 오게 되었는데 어머님께서 영란일 델로 시골에 가시고 싶다는 것이었다.다행이 영란인 할머니를 잘 따라서 별 생각이 없이 그렇게 할걸로 알았다잘 따르고 영리해서 어머님도 귀여워 해서 댈고서 가신다는 것이다.- 영란아...할머니 따라서 시골가서 놀다가 와.....나중에 아빠가 델러 갈테니까..어때 할머니 따라서 갈거야?- 네....그래서 그날 놀다가 아쉬움이 들었지만 혼자서 돌아오게 되었다.시골에 노부부가 살고 계셔서 아직 학교다닐 나이도 아니어서 시골에서 살다가 오면 된다고 판단하고 어머님도 그렇게 하실요량이었다.방학때 와서 델고 가면 된다는 생각으로 ........난 섭섭했고 마음이 서운하기도 하였지만 어머님의 말씀을 거역할수도 없어서 보내긴 하였지만 집안에서 항상 재롱을 부리던 영란이의 부재는 꼭 절간처럼 고요를 자아내게 하기에 충분했다....집안의 마스코트 같았을가?영란이가 없으니 냉랭한 공기가 돌고 와이프와 내가 하는 대화만 들릴뿐고요한 정적만이 감돌았다.....- 영란일 보내긴 보냈지만 어쩐지 걱정이 든다..잘 적응하고 놀가?나하고 놀기만 해봐서 그런 시골에서 과연 얼마나 버틸가?- 할머니가 어련히 잘 해주실가? 걱정하지 말아요..이런 기회에 우린 신혼기분으로 한번 살아보죠 뭐......- 난 서운해서 괜히 보냈다 하고 은근히 후회하는데 에미라는 사람이 뭐라고 하는거야...뭐? 신혼기분...? 무슨 엄마가 저런소릴 할가?- 그럼 어머니가 델고 가겠다고 하는데 어떻게 안보낼수 있어요?어쩔수 없는 일이지 뭐.....그 나이땐 영란인 우리집의 귀여움을 독차지 하고서 자라서 단하루 없는데도 그렇게 서운하고 심심했다.그런 정도인데 한참이나 재롱을 부리다가 잃어버린 부모의 심정은 어쩔가그 삼풍백화점 붕괴사건과 유치원생들이 나들이 가서 자다가 화재로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한 어린 자식을 바라보는 그런 심정이란 말로 이해가 안되는 고통일거다.자다가도 자꾸ㅡ어린 귀여운 자녀들의 얼굴이 겹쳐서 제대로 잠이나 올가아마도 악몽에 시달리고 불면의 밤을 보낼거다.온 집에 웃음을 던져주던 영란이의 하루밤의 부재....그런 고요가 번지고 있는 집안의 분위기....퍽도 외롭다.- 일요일 날 12 시경이다.- 지금쯤 영란인 대전이나 가고 있을가? 2 시간정도나 지났으니 대전아니면 회덕부근을 가고 있을가?- 할머니 옆에서 얌전히 잘 가고 있을가?- 다른 핑계를 대고 다음에 더 커서 보낸다고 할걸...괜히 보냈나 보다..- 방학때 까지 기다릴 것이 아니라 담 주라도 와이프에게 델고 오라고 해야지....어디 집안이 절간 같아서 말이 되는가?이런 생각...저런 생각...한 참이니 골몰하고 있었었다...단 하루밤을 영란이 없이 보낸것이 그렇게도 아쉽고 보고 싶었을가?책을 보고 있는데도 자꾸 영란이의 생각으로 집념이 안된다..그때다..- 아빠...아빠....하고 부르는 소리가 아랫층서 들린다...환청인가 ? 바로 가느다랗게 들리는 영란이의 목소리다..단숨에 내려가서 문을 열었다.- 아니 영란아~~!!!아빤 네가 지금쯤 대전쯤이나 가고 있을줄 알았는데 왠일이냐?- 말도 마라..어제 네가 떠난후에 이애가 갑자기 잠도 안자고 말도 안하고 울더란다..그러더니 할머니 따라서 시골에 안간다고 하더랜다..그래서 할머니가 알았으니 그럼 자라고 해서 그때야 자더랜다..그러니 어떻게 델고 가겠니?엉겹결에 시골에 간다고 했다가 네가 사라지고 나니 앞이 깜깜했던 모양이야...그래서 아침에 다시물었댄다 갈거냐고...?고개를 흔들면서 안간다고 하더랜다 여기로 오고 싶다고...그래서 오늘 어머님만 떠나시고 이앤 내가 델고 왔다..어쩌겠니? 그정돈데.이렇게 형님이 말하면서 영란일 델고 왔다..나를 보자 반가운지 품에 안기고 목을 끌어 앉는다...이젠 떨어지지 않으려는 듯이...아니 유괴라도 당해서 다시 집으로 돌아온 애들같이 그렇게영란인 내 목을 꼭 끌어 안았다.이게 정인가 보다...나도 영란일 보자마자 형님이 보고있는데도 그렇게 영란일 힘차게 껴안고 볼에다 비비고 그랬다...이심 전심일가?방금전에 영란일 생각을했는데 바로 내 앞에 나타나다니.......!!오랫동안이나 헤어져 있다가 만난것 처럼이나 그렇게 감격스러웠다이런것이 바로 물보다도 피가 진하다고 하는가 보다.....이런것이 바로 혈육의 정이란 것인가 보다....영원히 남이 될수 없는 바로 피로 맺어진 인연이 아닐가?어떤 경우에도 딸과 아빠란 그런 위치가 어찌 달라지겠는가?나도 그렇게 마음이 어딘가 허전하고 그랬는데 영란인 결국은 시골가는것을 거부하고 다시 집으로 온것이다.막상 떨어져서 할머니 따라서 시골간단것이 앞이 깜깜했던가 보다...바로 엊그제 같기만 한데.....이젠 숙녀티가 나는 이쁜 딸로 변모한 것이 경이롭기만 하다.아무리 더디게 흐른 새월 같아도 애들의 성장을 바라 보노라면 세월이 빠름을 새삼이나 느끼게 한다...참으로 오래된 애기지만 엊그제 일같이 오늘 그날의 감격이 새삼 머리에 떠오르는 날이다...오늘밤은 영란이의 어렸을때의 앨범이나 뒤적여야 하는가 보다....허전한 마음을 다스리면서 잠을 자기 위해선......주책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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