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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젠,
ㅎ 의 집을 찾았다.
그간 소원해진거 아닌가 해서 서둘러 갔었다.
가는날이 장날이라 했던가?
귀가 길엔 장대비로 무릎까지 젖어서 비맞은 미친개처럼 돌아왔다.
자주 갔어야 했는데....
미안했다.
유일하게 찾아온 친구가 나 뿐인데.....
-더 비쩍마른 몸매.
-더 어눌한 말씨.
바라본단 사실만으로도 처연했다.
아무리 그렇다해도 내 모습이 처량해 보이면 안되겠지.
나의 표정에서 자신의 현재의 모습을 읽을테니까 표정관리(?)해야지.
-'미안했어, 자주 왔어야 했는데...'
-'아냐, 그 간에 사건이 있어다면서....'
전화상으로 뿐만아니라 대면함서도 대화가 통화지 않아서 고통(?)였다.
ㅎ 는 최선을 다해 말을 하지만 웅얼거림만 들릴뿐...
의미를 모르겠다.
오면 뭐하나?
대화가 통하질 않으니....
차라리 글씨라도 쓰기라도 한다면 필답이라도 하련만 그 마져도 손목 마비로 불가능하다.
ㅎ 의 입을 보고서 대충 고개만 끄덕거릴뿐 얼마나 답답한가?
반가워서 그랬을까.
대화는 그가 주도하고 난 듣고만 있어도 알아듣는건 30% 정도나 될까.
몇번을 수정하고 수정해도 그가 고개를 흔들어 곤혹스럽게 한개 한두번이 아니다.
몸과 언어마져 마비 시키는 무서운 병.
체중은 6kg줄었다하는데 그 이상인거 같다
우람하고 근육질의 탄탄한 몸매는 다 어디로 간건지....
핸섬했던 얼굴은 어디로 간건지 검버섯 핀 얼굴은 이젠 그 얼굴이 아니다.
온종일 뺀츠에 남방하나 걸치곤 의자에서 생활한다.
오늘 처럼 비온날엔 티비가 유일한 친구.
'그래도 여름이 좋은거 같아.
보살핌 아줌마가 오면 월드컵 공원에서 바람이라도 쐬지만 겨울엔 못하잖아'
-얼마나 자유가 그리울까.
벌침주사를 놔달란다.
어깨와 팔굼치와 발가락, 허리 등등.
40여마리를 놔 줬다.
그게 자극을 줘 순간이나마 나은거 같단다.
저녁을 먹고 가란 제의를 뿌리쳐야만 했다.
배는 고팠지만, 그와 내가 식사가 다른데 혼자서 먹을순 없지 않은가.
그를 바라보면 삶의 무상함을 느낀다.
살아가면서 자신도 모르게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사람들.
순탄하게 삶을 영위하는가 하면 우여곡절을 겪으며 삶을 마감하는 사람들.
어찌 내일을 알겠는가?
그를 바라봄 만으로도 착잡한 마음을 어쩔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