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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63 日目

추억은 비를 타고...

봄비가 촉촉히 내리고 있다.

이런날은,

어슴스레 떠오르는 추억에 잠겨보는 것도 즐거움이다.

누렇게 변색된 지나간 추억의 일기장을 뒤적이며 읽어본다.

자신의 본 모습을 감추고, 어딘가 세련되지 못한 어구에 얼굴이 뜨겁다.

-왜 이렇게 밖에 표현하지 못했지?

남이 볼가 두렵다.

 

오래되었지만,기억들은 너무도 또렸하다.

나이들어감은 지난 추억은 잊혀지지 않는다 했던가?

 

넓은 선평리가 좁다고 여기 저기 쏘다녔던 곳.

항상 곁엔 <영>이 있었다.

그녀는,

서울로 오기전에 서울로 이사오는 바람에 먼저 떠났지만....

우린 이별의 아픔을 애기했다.

늘 만남뒤엔 잊을수 없는 정이 스며드는 법이라

일시에 자른단건 얼마나 어려운가.

-헤어져도 편지로 나마 연락함서 지내자.

그 동안 네가 있어 즐거웠고 한편은 미안했고.....

해 줄수 있는 말이 이 보다 더  필요할까.

그렇게 이별을 앞두고 아픈 마음을 떨쳐야 했다.

늘 쉬는 시간에 함께 있어준 그녀가 곁을 떠난단 사실에 얼마나

허전하던지......

 

1년 7개월간의 순천근무기간.

그녀가 있어 즐거웠고,길수와의 경쟁에서 쟁취한 사랑이 더 뿌듯했다.

길수란 녀석이 얼마나 집요하게 환심사기위해 올인했던가?

경쟁을 유발하기 위한 그녀의 의도였나?

만날때 마다 영은,

길수와의 이중 풀레이를 샅샅이 애길해서 열도 났지만........

자신의 진심은 내게 있다했다.

두 남자사이서의 곡예(?)가 즐거움을 줬나?

아님,

그녀의 허황된 꿈이 공주로 대접받고 싶은 끼일까?

 

결국,

영은 내 품으로 돌아와 한동안 정착했었다.

비록 짧았지만......

-당신에게 모든걸 걸고 싶었지만 믿음이 가질 않아 두려웠다.

나중에 눈물을 흘리고 상처 받은건 결국은 여자니까....

그럴테지.

그 당시 난 영을 대화나눌 상대로 사귄거지 반려자로 생각한건 한번도 없었으니

아니, 그럴 여유가 없었다.

환경이든 정신적인 여유든....

 

영은,

내가 첫 사랑이라고 고백했고, 사랑하노라 했지만....

진심을 알수없었다

-그래?

정말로 첫 사랑이야?

그럼 뭐든 증표를 보여봐.

-뭘 보일까요?

-네가끼고 있는 그 소중한 반지를 당장 저수지에 던져봐,아깝지?

갑작스럽게 제시한 말을 그녀가 차마 실행하랴 했었다. .

-던질께요.

소중한 반지인지는 모르지만 만날때 마다 끼던 그 반지.

미련없이 던졌던 영의 과감한 행동에 놀랐었다.

어떠한  성격의 반지였을까.

 

짧은 기간에 자주 만난건 그 만큼 외로운 탓이었을거야.

사랑도 깊었을까?

어떤 언약도 해 주지 않았지만 영은 차분했다.

때론 열정적이고, 때론 차갑고....

 

순천서의 이별후에,

만남을 가졌다.

딱 10년후에 찾아온 그녀.

이미 우린 결혼한 후였지만 감격스러웠지.

풋풋했던 소녀가 성숙한 여인으로 나타나 한동안 혼란스러웠다.

-세월은 이렇게 변하게 하는구나.

당신 왜 사랑한다면서 결혼 애긴 하지 않았지?

-당신의 배신이 두려워서....

-배신할거 같았어?

사랑한다면 배신을 두려워 해도 일단은 프로포즈해야지.

-예감이 막연하게 들더라구요.

한번도 사귐서 그런 애길해주지 않았고요,.

어찌 보면 당신은  참 이기주의자죠.

-사실,

그때 결혼을 하자해도 할수 없는 실정였어.

무작정 기다리라 할수도 없는거고....

-기다리라고 했음 기다렸을지도 몰랐죠.

지금 생각하면 바보지만......

-지금 행복하지?

-네.

 

소녀때의 어설픈 사랑.

그 시절의 남자의 변화된 모습이 보고 싶어 찾아온건지 모른다.

아님,

자신의 성숙한 모습을 과시하고 싶어 온건지도....

 

-조 영란,

지금은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아름다운 모습으로 나이들어가고 있을까?

추억은 비를 타고 그 시절의 얼굴만이 오버랩되어 나타난다.

추억은 이렇게,

그리움을 불러오게 한다.

다시는 오지못하는 그리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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