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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00 씨죠?
-네, 왠일이죠?
-오늘 저의 아저씨 가셨어요.
-네?
12시경 걸려온 조 병옥씨의 부인 전화다.
한자나 한글이나 유석 조 병옥과 같아 조 박사라고 부르곤 했다.
오래전에,
북가좌 2동근무시에 알게 되어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사이다.
늘 마음이 포근하고,여유가 있어 좋은 분였다.
페암 말기라고 해도 지난 연말 방문시에 약간 숨만 찰뿐 재기할걸로 알았는데
병마에 결국 무너지고 말았다.
그때 함께 식사하면서,
-이젠 봄이 오면 함께 술도 한잔 하자구요,네?
-그래 그럼 그러자고...
역시 암이란 무시할수 없는 병이다.
한번 위문을 가야지 했는데 아쉽다.
<강북 삼성 병원>
서대문의 적십사 병원 위에 있었다.
김구 선생이 저격 당했다는 경교장은 예전의 모습 그대로 역사의 현장으로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혹시,
영영 가실지도 몰라 영정사진을 찍었다고 자랑하시더니 그 사진이다.
나를 반기듯 웃고 계시는 사진.
-괜찮은데 역시 숨이 너무 가빠....
귓전에 맴돈다.
고인의 처젤 소재시켜 주면서 결혼을 은근히 바랬는데....
성사가 될수 없었다.
그후론 조금은 데면했지만, 우리 사인 더 좋았었지.
인연은 따로 있는거라서.
조문을 마치고, 오랫만에 온 서대문 지역.
상경후,줄곧 강서구로 오기전까지 9년간을 서대문 지역을 벗어난적이 없다.
서대문은, 거의 모든 지역이 눈에 훤하지만....
변화의 물결은 여기도 마찬가지였다.
서울구치소가 있던 자리가 이젠, 역사 박물관으로 변해 지난날의 일제의 악행의 현장을 엿볼수 있는
곳으로 변해있다.
감회가 깊다.
2년간 이곳에서 많은 경험과 범털들을 상대로 삶의 영역을 넓힐수도 있었으니....
기회가 된다면 애들델고서 여길 방문하고 싶다.
이보다 더 생생한 역사의 현장은 없을테니까...
구치소 위치 밖은 넓은 공원으로 만들어 도심의 노인들이 봄볓속에 삼삼오오 모여있다.
금화아파트가 숲으로 있던 산 자락엔 민간아파트 숲으로 대신했고,옥천동 천연동 등의
한옥으로 비좁던 골목은 넓은 도로로 변해있는 대신 아파트가 주류다.
예전의 골목은 알수 없을거 같다.
서울에서도 물건값 싸기로 소문난 <영천시장>
여전하다.
비좁고 답답한건 여전하지만, 지붕만 덮었을뿐 달라진건 없다.
-그래도 나이들어 할만한건 이거 밖에 없어요
정년하면 이거해 봐요 그땐 애들도 다 키웠을테니까..
함서 모텔경영을 해 보라던 <대성 여관 > 여 사장님.
그 자리엔 엉뚱한 상가가 서 있고, 알아주던 <인성약국>은 다른 명칭으로 바뀌었다.
전의 화양극장은,
<청춘극장>으로 바뀌어 55 세 이상의 어르신을 상대로 흘러간 영화를 상영한다길래
들렀다.
서대문 로터리라 그땐 명성을 얻던 화양극장.
영화산업의 쇠락으로 구닥다리 노인들만 상대로 영화를 상영한단다.
-벙어리 삼룡이가 오늘 프로.
가끔,
추억을 찾아 이런 영화속에 푹 빠져 봄도 좋으련만.....
또 다른 슬픔을 가져오는게 아닐까?
오늘 영영가신 고인.
그 고운 맘씨 만큼이나 좋은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셨음 좋겠다.
다시금 인생의 허무를 깨달아 보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