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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배와 관악산 등산.
며칠전 내린눈이 여전히 그대로 쌓여있다.
뽀드득 거림서 걷는 산행길, 음향만으로도 즐겁다.
-이런 날, 산행하지 않으면 얼마나 후회했을지 몰라.
잘 왔지?
-그럼요, 방에서 딩굴거리는것 보다 몇배나 더 좋은데요.
겨울을 보내고 맞는 봄날처럼 화창했다.
봄의 전령사인 반가운 산수유라도 곧 피어오를듯한 착각을 느끼게 했다.
산수유는,
맨몸위에 늘 노란색의 꽃 망울로 맘을 설레게 하거든.
20여년 지기의 윤선배.
이 처럼 다정다감하고, 배려깊은 선배가 왜 그렇게도 눈엔 부정적으로만 투영되었을까?
까다롭고, 피곤하고,정이 가지 않은 형으로....
그대로인 윤 선배 보담 아둔한 내 눈을 탓할 뿐이다.
눈앞에 쉬운것만 찾았으니까.
윤선배,
알기 위해선 긴 시간이 필요했다.
업무적으로,개인적으로, 술자리에서 등등으로 그 사람의 모든것을 알수가 있었다.
술자리에서였던거 같다.
소탈하고, 너그럽고,폭 넓은 성격의 소유자 란것.
업무적으로 칼처럼 대한건 선배로써 모범을 보여주기 위한것 아니었을까.
후배에겐, 뭔가 보여줘야만 존경을 받는 선배니까...
그후론, 마음을 열고 가까이 다가선것 같았지.
그런 무서운 선배를 두고서도 선호씨랑 사교춤을 배우러 다녔으니 배포가 보통이 아니었나 보다.
알면서도 눈감아 줬을까?
엉거주춤하게 배운 사교춤,
지금엔 아무런 쓸모조차 없는것을.
그 많은 사람들을 제치고 이젠 둘이서 맘이 맞아 관악산이라도 등산한단 것은 행복한
일이다.
동행이 편하다.
10시 30 분 약속을 하면 어김없이 지킨다.
서로를 배려한탓일거다.
등산코스는, 만나서 즉흥적으로 결정하곤 하지.
이런 날은 응달을 피하고 양지쪽으로 오른다.
산행 2시간 30분였지만,
두 사람의 조우로 산행했단게 더 중요한게 아니었을까?
그래서 행복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