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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6 일째

가을이 가네



            


빛 고운 낙엽들이 늘어놓은
세상 푸념을 다 듣지 못했는데
발뒤꿈치를 들고 뒤돌아보지도 않고
가을이 가네


가을이 가네
내 가슴에 찾아온 고독을
잔주름 가득한 벗을 만나
뜨거운 커피를 마시며 함께 나누려는데
가을이 가네


가을이 가네
세파에 찌든 가슴을 펴려고
여행을 막 떠나려는데
야속하게 기다려주지 않고
가을이 가네



가을이 가네
내 인생도 떠나야만 하기에
사랑에 흠뻑 바져들고픈데
잘 다듬은 사랑이 익어가는데
가을이 가네

             용 혜 원 님의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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