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2 일째

외로움 달래주기 위해..

 

상암동 ㅎ 에게 갔다.

가끔 가봤어야 했는데 4월 사건으로 가보지 못했지만 늘 맘은 불편했다.

면벽의 삶.

그 답답함을 뭐라 할수 있을까?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거야.

 

집안 풍경은 여전했다.

머리가 혼란스러울 정도로 어질러진 풍경과 먼지뒤집어 쓴 피아노 한대.

모든게 불안정되어 보인 풍경들.

가장이 저런 모양으로 망가져 있으니 뭐가 제대로 되겠는가?

 

ㅎ 가,

너무 반갑게 맞이한다.

마치 감방에 갖혀있을때 면회온 수형자의 심정이 이럴까.

전동차는 주문중이고,

휠체어는 6개월 기간으로 대여해 준비해놨지만 누가 곁에서 끌어줄건가.

-가출한 아들과, 늦게야 귀가하는 직장인 딸.

매일 독서실 운영으로 출근하는 와이프.

어느 누구도 돌봐줄 사람 없다.

 

-모처럼 왔는데, 밖에 바람좀 쐬러 나갈까?

-그럴수 있어?

나야 너무 좋지만......

-그럴려고 온거야..

그의 눈이 너무도 반가운 표정이다.

 

오래된 아파트라 장애인을 위한 통로는 비좁게  만들어 나오기도 힘들다.

ㅎ 는,

모든 것을 휠체어에 의지하고 보니 힘들다.

 

월드컵 경기장으로 나갔다.

가까운 거리지만 휠체어 밀고 가니 결코 가까운 거리도 아니다.

넓은 공원과 벤취, 나무 그늘이 좋아 많은 사람들이 나들이 나왔다.

이리 저리 끌고 다니니 힘들다.

전보다 상체는 약해진거 같다,

가늘게 흐늘 거리는 두 어깨.

한쪽은 전혀 움직일수 조차 없이 흐늘거리는 어깨.

몸은, 쓰지 않으면 이렇게 쇠퇴되어 가는가 보다.

전보다 몰라보게 가늘어진 어깨가 애잖다.

우람했던 그 근육질 몸매는 어디로 갔을까.

 

5시간 정도를 경기장 부근서 배회한거 같다.

모처럼 나와서 이런 쉬원한 바람을 맞으니 얼마나 좋은지 모른단다.

1주일에 한번정도 와이프가 끌고 나오는 것이 전부라고 하니 그럴테지.

수형자들이 모처럼 운동시킬때 나와서 감개롭게 하늘을 쳐다보고 하면서

감탄하는 심정과 같겠지.

 

저녁 8시엔,

서울과 수원팀의 축구경기가 있다는 포스터다,

요란한 현수막과 팡파레가 관람객을 끌고 있다.

대형 천막이 마치 동춘써커스 하는거 같다.

이젠,

추억 속으로 사라져가는 써커스.

 

귀가해선, 같이 목욕하고 ㅎ 를 목욕시켰다.

육체어느것 하나 자유롭게 움직질수 없는 몸이라 목욕을 시켰다,

나도 땀 범벅이 되어 목욕하지 않을수 없는 상황였고......

그의 가늘어진 몸은 마치 흐늘거리는 연체동물처럼 힘을 잃었다.

한손으로 잡아야만 온전하게 목욕을 시킬수 있는 정도.

 

어떤 치료조차 못하고 머물고 있는 ㅎ

희귀병이란 것에 걸려 옴짝 달싹 못하고 있는 그가 불쌍타.

유일한 희망이란,

신약개발이란 것인데 그것도 요원한 문제일뿐.........

<희망>을 가지란 말뿐 무슨 위로가 될가?

 

ㅎ 의 가장 큰 병은,

현실의 외로움.

애완견과 티비가 전부인 그의 주변.

서리 서리 맺히는 외로움을 어떻게 극복할것인가.

가까이 연락하던 친구들 초자 끊고 만다는 ㅎ

그게 어쩜 현실의 주손지 모른다.

득이 되지 않은 사람과의 교유가 불필요하다는 지론.

그 간의 ㅎ 와의 교우가 진정한 우정이 아닌거지.

냉정하고 엄연한 현실을 받아들여야지 어쩔건가.

 

몇시간 그와 함께 하면서 나를 봤다.

-난

선택받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가.

그의 외로움을 덜어주기 위해 가끔 와야 하는데 그게 잘 되질 않는다.

누가 뭐래도 나도 이기적인 인간일 뿐이니까......

 

 

 

 

 

 

 

 

 

 

 

 

 

 

댓글 작성

일기장 리스트

12 1991 사랑과 고독, 그리고... 6984 독백 98

히스토리

키쉬닷컴 일기장
일기장 메인 커뮤니티 메인 나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