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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0 일째

어제를 애기할수 있다는것

 

이윤수 동장님과 북한산 등산했다.

6호선 불광역에서 하차, 버슬 타고 국민대 지나자 마자 하차하여 오르는 코스.

작년엔가 같이 왔던 기억이 새롭다.

 

북한산은,

등산코스가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 만큼 북한산은 범위가 넓단 애기지.

관악산을 오거나, 북한산을 오거나 거린 비슷한데 잘 오질 않는다.

2번의 환승과 버슬 타야 하는 번거러움 때문.

 

샛노란 개나리 울타리가  깔끔해  마음을 설레게 한다.

여긴 진달래가 귀한가.

진달래는 보이질 않는다.

관악산은 지천에 깔렸는데....

 

어제 밤에, 비가 상당히 내렸나 보다.

등산로는 이미 질퍽거리고, 낙엽들은 촉촉히 적셔있다.

비 온뒤의 산행은 너무도 상쾌하다.

맑은 하늘, 상쾌한 공기가 기분을 업시키곤 한다.

 

이미 7 순을 넘긴 이 윤수 동장님.

깔끔한 정장을 고집하고 늘 단정한 헤어스타일은 그대로 잰틀맨.

티하나 묻지않은 깔끔한 등산복과 베낭맨 모습은 여전하다.

몸에 밴 습관을 어찌할건가.

다만,

이마에 주름은 늘고,곧은 허리는 약간 굽은듯하지만 여전히 멋지신 분.

-깔끔하게 늙어간다는 것.

-추하게 보이지 않는단것.

그것 만으로도 멋지신 분.

 

정상은 아무래도 무리란다.

그 분의 보조에 맞춰야지 어쩔수 없다.

사찰이 보이는 양지바른 잔디밭에서 쉬기로 했다.

아니, 여기서 쉰뒤에 유턴하여 하산하잖다.

막걸리 한잔씩 했다.

오를땐 몰랐는데 쉬니 추웠다.

등산할땐 늘 여벌의 옷을 준비하는 이유도 이런데 있다.

강풍이 불어 몇번이나 모잘 날리곤 한걸 보면 상당히 바람이 센가 보다.

 

축구의 명문 동북고 출신의 안 경승 동장.

자신의 모교 동북고를 자랑하시던 그 분.

조기축구로 단단한 근육질을 뽑내던 분이 어느 날 뇌졸증으로 쓰러지셨단 애길

들었고, 말씀도 더듬거린단 애길 들었는데......

작년엔가 가셨단 애기다.

부고도 못 받아 참석도 못해 미안했다.

k 구에서 그 분을 모름 간첩이랄 정도로 유명한 분인데...

정작 세상을 뜨셨을땐, 몇 사람만 보여 쓸쓸했단다.

-정승개가 죽으면 사람이 와도 정승이 죽음 오지 않는단 애기가 그냥 지어낸 애기

가 아니 잖아요?

다 의미가 있는애기죠.

-그래, 그래.

그게 정말야.

세상인심의 무심함을 세삼 느꼈어.

 

하산방향은 부자동네 평창쪽으로 내려왔다.

등산로 길 가운데 자연석같지 않은 돌들이 몇개가 의자처럼

빙 둘러 놓여있었다.

-이 돌이 왜 여기 있는줄 알아?

-글쎄요, 길옆에 무슨 회의장 의자 배치한거 같기도 하고.....

-이 돌위에서 박통이 바람쐬고 나서 참모회의를 한곳이래.

여기가 박통자리,여긴 비서실장 자리, 저건 경호실장 자리고...

-이런 유래가 있나요?

그럼 무슨 표시라도 세우지 왜 그렇게 놔 뒀을까요?

이 역사적인 자라를 ㅎㅎㅎ...

-뭐 그게 대단하다고 글을 남겨?

-70년대의 박통이 앉았던 자리람 역사적인 자리 아닌가요?

대단한 거죠.헌데 왜 여기까지 오셨나요?

-확실한건 몰라.

누가 일부러 지었는지는 몰라도 암튼 그렇단 애길 들었어. 

그러고 보니 그 돌있는곳 까지는 모두 포장된 도로다.

등산로를 시멘트 포장을 왜 했을까?

그런 이유가 있는것도 같았다.

 

점심은,

불광역 부근의 감자탕집에서 했다.

이미 2시가 지났지만, 배고픈줄은 모르겠다.

막걸리 마신 탓일거야.

감자탕엔 소주가 제격이라 한잔씩 안할수 없지.

우리의 대화는 오늘의 애기가 아니라 어제의 애기.....

아니 더 까마득한 예전의 애기들이다.

 

이윤수 동장님이 부임한지 얼마되지 않아 부녀회원들과 함께 야유회를 갔던날.

부녀회원들관 조금은 서먹 서먹한 위치였고, 대화 조차도 조심스러웠는데..........

금 가락지준 남자를 배신하고 떠난 사람을 원망하는 유행가를 불렀는데....

그 노래의 가사가 차마 들을수없는 육두문자 노래였다.

육두문자로 도배한 점잖지 못한 노래를  천연덕 스럽게 부른 동장.

순간 그 노래를 듣는 부녀회원들이 어쩔줄 몰라 어리둥절한 모습을 생각하면 지금도

웃음이 나온다.

-아니,

어쩌면 점잖은 동장님 답지 않게 그런 욕설노래를 불렀데요?

깜짝 놀랐어요, 상상을 못했거든요...

그런 노랠 하리라곤.....

두고 두고 애기했던 추억의 한토막.

그 애길 하면서 다시금 배꼽 잡았다.

 

좋은 사람과 산행후, 소주 한잔하면서 어제를 애기하고 웃을수 있단것.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우리만이 아는 비밀애기로 킥킥 거리면서 어제를 애기한다는것.

즐거움이고 보람이며 생존한자의 희열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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