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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 30분 윤선배와 만나 관악산 올랐다.
칙칙한 겨울복을 벗어던지고 한결 화사하고 날렵한 등산복으로 갈아입고 나선 사람들.
등산하기 좋은 봄이 온거다.
이렇게 좋은 봄날에,
나들이 하지 않음 어쩌잖 애긴가?
등산로에 들어서면 모두들 그렇게 소란스럽게 애기하고 싶은가.
시글벅적한 등산로다.
집안에서의 온갖 스트레스를 모두 털어버리기라도 하듯 떠들석하다.
봄의 전령사,
산수유와 개나리는 노란 꽃망울을 터트리고 한껏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벚꽃과 진달래도 덩달아 피어 봄산을 한껏 뽑내겠지.
진달래향에 취해 몇번 오르내리면 봄은 어느덧 사라지고 녹음으로 뒤덮은 산.
산을 보면 계절이 오고 감을 감지할수 있다.
삼막사가는 길목의 정상 부근.
자릴 잡고 우선 천안 막걸리로 목을 축였다.
천안지방의 특주란다.
누룩을 담거 담은 막걸리라서 그런가?
장수막걸리 보담 감칠맛은 더 있은거 같다.
누룩을 담그고 쌀로 빚은 우리의 막걸리 맛.
바로 이 맛이 선조때 부터 전통적으로 마셔온 우리의 막걸리 맛이다.
이런 봄날,
쟁기질 하는 일꾼에게 쉬는중간에 마실 막걸리 심부름을 하곤했다.
주전자 주둥이에 입을 대고 마셨던 그 막걸리 맛.
핑 도는 듯한 취기와 쌉쌀한 그 막걸리 맛은 아마도 그때 부터 안거 아닐까.
입을 쓱 닦고선 시침일 떼곤 했었지.
그 맛을 보고 싶은 호기심일거야.
오늘은,
하늘마져 왜 이렇게 맑은지.....
전형적인 우리의 봄날인거 같다.
오랫만에 희뿌연 황사로 깔린 하늘이 아니라 마음도 상쾌하다.
이 토록 맑고 청명한 봄날이 몇일이나 되던가?
만끽해야지.
내가 담근 포도주는 너무도 달단다.
포도와 설탕을 1:1로 넣었는데 왜 그렇게도 달까?
포도원액에다 물을 섞어 마셔야 할거 같다.
한치의 오차도 없이 교과서대로 담근 술인데 뭐가 문제일까?
갖고간 포도주는 한쪽으로 밀어놓고서 막걸리만 마셨다.
역시 우리몸엔 막걸리가 당긴다.
참치 켄과, 오징어와 땅콩, 동태구이로 안주는 충분했다.
담에,
천안갈때 두어되 사다달라 했다.
하늘은 맑고,
여기 저기 산수유와 개나리의 노란 꽃잎이 향기를 뿜어내는 전경과
파릇 파릇 돋기시작하는 잎새들.
그 안에서 맘에 맞는 사람과 정담을 나누며 마시는 한잔의 막걸리.
이 보다 더 좋을순 없다.
이런 맛에 산엘 오는지도 모른다.
이런 찬란한 봄날에,
산에 올수있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
낼도 이 선호씨와 산행이 예정되어 있다.
-어느 산을 가야 잘 갔다고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