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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62 일째

봄비와 사색

 

종일 비가 내린다.

봄비.

비가 내린 후엔, 여기 저기 새싹이 시샘하듯 파릇 파릇 돋곤한다.

새 생명을 잉태하기 위한 몸 부림 같은 건지 모른다.

누가 거역하랴 이 우주의 질서를..

 

밖으론 한 발자욱도 나가지 않고 칩거했다.

이 런날은, 파전에 동동주 한잔이 딱 좋은데.....

부부가 마주앉아 오손도손 동동주 한잔 할수 있담 얼마나 좋은가?

부럽지만,그런 분위기 접은지 오래다.

자신은 못 마셔도, 마춰줄순 있을텐데.....

와이프가 때론 야속하기도 하다.

-내가 멋없는 남잔가?

와이프가 분위기 모르는 여잔가?

 

신혼시절의,

그 낭만적인 생활은 꿈만 같다.

-가끔은, 분위기 좋은곳에서 외식도 가끔했고...

음악다방에서 음악에 심취했던 날도 있었다.

나이 들어감에 따라 정서도 말라버린거 같아 씁쓸하다.

일상을 무미건조하게 이끈건 내 탓일수도 있다.

바쁘다는 핑게로, 피곤하단 이유로 번번히 거절했으니까.

그게 부메랑으로 돌아올줄이야...

 

부부가 ,

한 평생을 초심으로 산단 것은 힘들다.

환경과, 세태가 그렇게 지켜주지 못하니까.

변심이라기 보다는 위치가 받춰주지 못한거겠지.

 

-저기 좋은 식당있던데, 오늘 외식할까?

-나, 약속있어 가봐야 해.

그게,

응어리진 아픔이었을까.

 

젊었을땐 느긋하던 와이프가 되려 나 보담 더 바쁘다.

-이젠,

좀 느긋하게 여행도 다님서 편히 살자구....

근심할것도 없고, 초조할것도 없잖아?

-됐네요.

난 바빠서 그럴 시간없어요.당신이나 다녀와..

대화가 더 이상 이어질수 없다.

답답한건 나다.

 

직장생활할땐 왜 그리도 바빴던지 모른다.

집에서 편안한 휴식을 취한게 별로 없는거 같다.

와이프의 비위를 맞춰준단건 생각도 못했지.

그 모든것들이 다 후회가 된다.

-무엇을 찾으려 그렇게도 허둥대고 살았는지....

 

건강치 못한 와이프.

그게 다 내 책임인거 같다.

보살펴 주지 못한 무성의.

 

-안 사람이 치매가 든것도 모두 내가 스트레스 준탓이야.

그 직장생활이 뭐라고 그렇게도 매일 출근함서 와이프는

내 몰라라 하고 거들떠 보지도 못했는지...

그게 속으로 응어리가 져서 이렇게 병이된거야.

그건 확실해.

그래서 와이프가 불쌍해서 잘 해주려고 하지만 늦은거지.

<강>과장의 후회스런  푸념이 사실인거 같다.

 

이젠 철이 든건가?

가끔은,

다정스런 눈길을 보내지만, 차기만 한 와이프.

응어리진 아픔이 아직은 풀리지 않은건가?

 

봄비 속에서,

다시금 자아를 생각해 봤다.

-바보 처럼 산건지도 모른다.

바보 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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