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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6 日目

얼굴

가양동 이마트에서 <완>을 만났다.

의외의 장소에서 만나서 반가웠다.

 

82년도 서대문구청서 근무하다 승진했다고 변방(그 당시는 변방였다)인 강서구로 인사발령

받았을때  심정은 참담했다.

4대문과 가깝던 서대문구는 종로나 중구처럼 도심였지.

거기서 근무하다 강을 건너 간다고 생각하니 왜 그리도 마음이 아프던지...

승진의 기쁨도 잠시 떠밀려오다시피한 강서구.

도로포장도 되지 않았던 강서구는 시골냄새가 풀풀 났었지.

 

8급 승진했다고 그럴 필요가 있었는지 ....

그때 함께 한강 건너왔던 동료가 바로 <완>씨.

우린 정보도 교환하고, 가깝게 지냈었다.

 

비교적 건강했던 <완>씨.

어느 날 갑자기 세브란스에 입원했었다.

<거인병>이란 병명이 있었단 것도 첨 들었다.

성장 호르몬 분비가 넘쳐 골격이 자꾸 성장한단 이 병.

특히 얼굴의 턱 부분이 돌출되어,일본의 레슬링 선수 이노끼 같은 형으로 변형되는 병.

심한 주걱턱으로 변형되어 이상한 모습으로 변했던 <완>씨.

거인 같아 보였다.

꾸준히 치료받고서 좋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예전의 모습은 찾을수 없었다.

턱이 튀어 나오고, 주먹이 비대해지고, 얼굴이 길어지는 이 병.

살다보면 벼라별 병을 만나서 사는게 인간인거 같다.

자신의 의지대로 안되는 것이 병이라 발만 동동 구르겠지.

 

쾌할하고, 활달했던 그.

그 병을 얻고선 칩거하다시피 하여 볼수가 없었다.

거주지가 강남군데도 왜 여길 왔는지...

-여기서 오래 살아서 그런지 자주 오게 된다.

 

자신의 얼굴조차도 맘대로 지킬수 없는 현실.

늙어감은 어쩔수 없다지만,모습조차도 간직할수가 없다는 것은

얼마나 속 상한 일인가?

 

<완>씨와 차 라도 한잔 하고 싶었는데 와이프와 동행이라 담에 하잖다.

누가 봐도 이상한 형으로 변형되어 외출조차도 맘대로 할수 없는 현실.

누구든 첨 본 사람은, 정상적인 모습으로 봐주지 않을거 같다.

괴로운 일이야.

 

완씨와 헤어지곤, 곰곰히 생각해 봤다.

난,

얼마나 행복한 존재인가?

심각한 병없고, 가슴 졸이며 살아야 할 이유도 없고...

나이 들어감서 추하게 살 이유도 없고....

아직은, 건강한 편이고.......

평범한 일상에 감사하고 있다.

이 정도의 인생이면 축복받은 인생 아닐까?

상대적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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