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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양동 이마트에서 <완>을 만났다.
의외의 장소에서 만나서 반가웠다.
82년도 서대문구청서 근무하다 승진했다고 변방(그 당시는 변방였다)인 강서구로 인사발령
받았을때 심정은 참담했다.
4대문과 가깝던 서대문구는 종로나 중구처럼 도심였지.
거기서 근무하다 강을 건너 간다고 생각하니 왜 그리도 마음이 아프던지...
승진의 기쁨도 잠시 떠밀려오다시피한 강서구.
도로포장도 되지 않았던 강서구는 시골냄새가 풀풀 났었지.
8급 승진했다고 그럴 필요가 있었는지 ....
그때 함께 한강 건너왔던 동료가 바로 <완>씨.
우린 정보도 교환하고, 가깝게 지냈었다.
비교적 건강했던 <완>씨.
어느 날 갑자기 세브란스에 입원했었다.
<거인병>이란 병명이 있었단 것도 첨 들었다.
성장 호르몬 분비가 넘쳐 골격이 자꾸 성장한단 이 병.
특히 얼굴의 턱 부분이 돌출되어,일본의 레슬링 선수 이노끼 같은 형으로 변형되는 병.
심한 주걱턱으로 변형되어 이상한 모습으로 변했던 <완>씨.
거인 같아 보였다.
꾸준히 치료받고서 좋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예전의 모습은 찾을수 없었다.
턱이 튀어 나오고, 주먹이 비대해지고, 얼굴이 길어지는 이 병.
살다보면 벼라별 병을 만나서 사는게 인간인거 같다.
자신의 의지대로 안되는 것이 병이라 발만 동동 구르겠지.
쾌할하고, 활달했던 그.
그 병을 얻고선 칩거하다시피 하여 볼수가 없었다.
거주지가 강남군데도 왜 여길 왔는지...
-여기서 오래 살아서 그런지 자주 오게 된다.
자신의 얼굴조차도 맘대로 지킬수 없는 현실.
늙어감은 어쩔수 없다지만,모습조차도 간직할수가 없다는 것은
얼마나 속 상한 일인가?
<완>씨와 차 라도 한잔 하고 싶었는데 와이프와 동행이라 담에 하잖다.
누가 봐도 이상한 형으로 변형되어 외출조차도 맘대로 할수 없는 현실.
누구든 첨 본 사람은, 정상적인 모습으로 봐주지 않을거 같다.
괴로운 일이야.
완씨와 헤어지곤, 곰곰히 생각해 봤다.
난,
얼마나 행복한 존재인가?
심각한 병없고, 가슴 졸이며 살아야 할 이유도 없고...
나이 들어감서 추하게 살 이유도 없고....
아직은, 건강한 편이고.......
평범한 일상에 감사하고 있다.
이 정도의 인생이면 축복받은 인생 아닐까?
상대적이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