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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6 일째

우연이라 하기엔...

-11 시 석수에서 만나 관악산갈까요?

-둘이만?

-내 여자 친구랑 함께요.

-둘이면 윤국장님 부를려고 해서지..

-그분이랑은  담에 하죠.

어제 선호씨의 등산제의로 석수에서 11시 만나서 관악산 등산했다.

 

관악산 등산은,

서울대 입구서 석수역방면으로 가던가, 안양예술공원쪽으로만 갔지 이렇게 역으로

오른건 첨인거 같다.

왜 이런코스로 오른단것 상상하지 않았을까?

서울대 입구로 오든 석수로 오든 시간은 같은데....

이런 역코스도 때론 필요한데 습관이란 그렇게 바꾸기 어려운가 보다.

 

선호의 여자친구와, 그녀의 또다른 친구셋이서 왔다.

지난번 화곡동 호프집서 함께 술마신 사람였지만, 첨엔 알아보지 못했었다.

-안녕하세요?

-네,네...

건성으로 인살 받았지만 얼굴이 익지 않다.

알아보지 못해 자존심 상했을까?

 

석수역은,

바로 옆이 등산로라 많은 사람들이 오른다.

금천, 시흥, 영등포등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오른는같다.

역은,

등산복입은  삼삼오오 모인 사람들로 붐볐다.

 

점심은,

하산후에 하기로 했기에 간단한 과일과 우유, 막걸리 2병을 샀다.

그녀들은, 안주감으로 족발을 샀고....

함께 가면 중간에 한잔의 막걸리는 필요하다.

이 좋은 날에 한잔의 막걸리는 청량제 같거든...

 

그녀들은,

흡사 다람쥐처럼 가파른 산을 잘도 오른다.

보통 다닌 사람들이 아닌거 같다.

자주 간단다.

역시 산은 가벼운 몸매를 가진 사람들이 잘 오른거 같다.

체중이 가볍단 건 그 만큼 몸 놀림이 가뿐하단 애기라서....

선호씨와 둘이선 천천히 따라올랐고.....

10여분 올랐을까?

너무 가파른 고개라 앞서가는 그녀들을 불러 쉬자했다.

좀 쉬면서 차 한잔 하고 싶었지.

-아니 오늘 남자들 기죽이자 작정하고 나오셨어요, 아님 뭔가 보여줄려고 그런건가요?

저도 등산은 그렇게 빠진 편이 아닌데 따라갈수 없으니...

-그 정도면 잘 오르시던데요 뭐...

 

쉬면서, 윤국장 애길 했다.

지난번 구름산 등산과,한번 동행하잔 애기며 어머님 생존시에 효도했다는 애기등등.

호랑이도 제말하면 온다 했던가?

눈앞에 나타난 윤국장과 그 아줌마.

-어, 이거 왠일입니까?

-그러게 이거 약속한거 처럼 왠일이지?

서로들 놀랬다.

세상에 이런 일이.......

 

마치 석수에서 만나기로 한거처럼 그렇게 산에서 만나다니...

나도 그렇지만, 윤국장님도 석수에서 오른건 첨이란다.

이런 우연도 있구나.

-그래서 세상은 죄짓고 못 사는거야.

누가 이런곳에서 만날줄 상상이나 했겠어?

-그러게요.

세상은 이렇게 가끔은 기막힌 우연도 있는가 봐요.

 

우린 우리데로, 넷이서 오붓하게 갈려던 계획였고, 그 분은 또 그 아줌마와 둘이서만

다정한 시간을 가질려고 그랬는데,동행하기로 했다.

정오가 조금 지나 삼막사 부근의 전망 좋은 곳에서 한잔씩했다.

각자가 갖고온 베낭을 풀자 푸짐했다.

-복분자와, 막걸리, 족발, 과일과 떡, 채소와 과자 등등..

가볍게 한잔한단 것이 만찬이 되어 버렸고 1시간 반동안을 주거니 받거니 좋은분위기에서

즐겼다.

선호씨앤과, 윤국장여자친구는 별로 술을 못한거 같은데 함께온 그녀.

술을 즐기는 편인지 권하는 데로 마다하질 않는다.

술 잘마시는 여자.

호감이 가질 않는다.

아니, 함께 마시기가 겁난다.

주량이 세단것은, 나에겐 부담이기 때문이다.

남자든 여자든, 주량이 센 사람은 대 부분 상대를 배려하질 않는다.

술잔을 권하는 것이 미덕인양 자꾸 권한다.

그게 상대는 얼마나 고역의 시간이란걸 모른걸까?

 

이것 저것 먹어 배는 불렀지만, 그래도 늦게라도 점심을 하잖다.

예술공원 입구의 <정읍 보리밥>

30분이면 도착할수있지만, 소화시키기 위해 일부러 1시간 이상소요되는 거리로 돌아갔지.

여자들은 멀쩡하고, 남자셋은 비틀거렸다.

남자들은 늘 이렇게 바보같거든...

 

점심겸 저녁밥으로 했다.

된장 비빕밥에 또 동동주와 파전으로 2차 마시기.

식욕들이 왕성해선지, 등산후에 기분들이 좋은건지..

모두들 왕성하게 잘도 마시고 먹는 풍경.

-먹는 즐거움.

삶에서 뺄수없는 중요한 부분이지.

먹기위해 산단 사람도 있는데.......

 

식당에서 많이 떠들고 마시고 나온건 어둑한 초 저녁.

윤국장은 또 다른 시간을 갖고 싶다고 해서 헤어지곤 우린 넷서 택시타고 구로동까지 오는데...

세현이 소식이 궁금해 전화하려니 핸폰이  없다.

신호만 가곤 받질 않는다.

이런  일이란?

그 정읍집을 수소문해서 전화했지만 없단다.

-그 놈의 술탓.

분위기에 휩쓸려 너무 마신것.

분명히 그 집에서 내 놓았는데 왜 없을까?

나오자 마자 왔으니 다른곳에서 분실할 확률은 높지않다.

되돌아 갔다.

내가 앉았던 그 자리의 그 방석위에 있는 핸폰.

넘도 반가웠다.

손님이 바글바글대서 핸폰소리가 들리지 않았단다.

그곳을 찾아봤지만, 못 찾았단 주인 아저씨.

좀 성의있게 찾아봤음 찾을수도 있었는데 서운하다.

단골손님인데 이렇게 대접하다니..........??

 

우연이라 하기엔 극적인 만남으로 즐거운 시간였는데.....

술 탓에 머리가 빈걸까?

나오면서 왜 핸폰을 챙기지 않았는지....

기억력 감퇴가 분명한데 부정하고 싶은건 왜 일까?

현실을 인정해야 하는데 고집만 부린다고 되는건 아닌데....

너무도 멀쩡하다고 부정하고 싶다.

 

6명의 맘에 딱 맞은 어제의 등산.

즐거운 시간였다.

다시 이런 시간을 갖자고 했다.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극적인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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