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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이의 결혼식이 오늘.
마포니까 가깝지만, 시골서 오는 누나와 동생땜에 영등포역엘 가야 한다.
동생간지 19년.
장례식장에서 철부지로 뛰놀던 녀석이 결혼한다니 빠르다.
동생죽자 마자 문을 철저히 걸어잠그고 연을 끊었던 제수.
동생의 죽음조차도 자신의 책임으로 질책할가봐 그랬을까.
전부의 책임은 아니어도 절반은 책임이 있었지.
병든 몸으로 출퇴근 힘드니까 검단쪽으로 이살 가라했는데 끝내 듣질 않았던 제수.
자신이 편하고 싶어 그랬던 것 밖에 이해가 되질 않는다.
암튼,
시댁과는 높은 벽을 쌓고 이유도 모른채 끊고 지냈었던 제수.
시어머니 별세시까지도 끝내 얼굴을 비치지 않았던 제수.
어떻게 이해를 하란 말인가?
19년의 애증의 세월.
묻기로 했다.
그 모든 서운함과 미움조차도......
축복속에서 이뤄져야 할 결혼.
침울할거 같다.
시한부 인생이 마감되기 전에 자식을 보내려는 엄마의 심정.
가슴엔 통곡의 강이 흐르리라.
분위기가 썰렁할가봐 친척들에게 전화를 했다.
주현이를 보는것 보담 나의 입장을 위해서 참석을 부탁했다.
물론,
썰렁할것이다.
제수쪽도 별반 손님이 많지 않을거라서...
신혼여행은 태국을 간단다.
페백을 받을거고, 그 중심은 형님과 나.
신혼여행비도 별도 준비해야 하고, 좋은 덕담도 해야 하는데...
어떤 말을 해야 녀석이 귀담아 들을건가.
그 와중에서 들어울리가 없겠지.
그나 저나 제수의 옆자리는 형님이 앉음 좋겠는데 한사코 나보고
앉으란다.
동생부재로 인한 그 썰렁한 자리.
가서 결정할거다.
암튼,
결혼식은 생애 최고의 순간.
오늘만은 모든 슬픔을 묻고 축복과 즐거움 속에서 이뤄지길 빈다.
내가 조연을 해야 할거 같다.
-헌데, 왜 마음은 이렇게 허전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