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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2 일째

앙천대소 하자꾸나..

ㅅ의 전화다.

여전히 밝고 명랑하다.

자신의 건강이 심각한것을 알지만, 늘 그렇게 긍정적이고 밝다.

나도 그럴수 있을까.

내 성격상 못할거 같다.

 

-이번에 확실히 좋은 결과가 되어 나올께요.

이번엔 나을수 있을거 같아요 감이 그래요.

-그 보다 더 듣기 좋은 소리가 어디있어?

아암 그렇고 말고...

그래야지.

 

겉으론 멀쩡한데....

보행조차 자유롭지 못하는데 충격였다.

전혀 보기엔 그렇게 보이질 않았으니....

 

30대 중반이면 어느 시기인가?

인생에서 황금기가 아닐까..

사랑에서, 열정에서, 일에서....

모든것을 포기하고 그늘에서 바라보는 심정.

그녀가 느끼는 아품.

때로는 분노에, 치미는 설움에,내 뱉을수 없는 삭막함에....

그 외로움을 알거 같다.

 

나의 자탄했던 시절.

홍천강이 흐르는 언덕바지에 세워진 의무중대병사.

< 간염환자>가 어디 병이라고 심각하게 생각했던 날.

퀭한 눈과 비쩍 마른 얼굴과 누리끼끼한 활달낀 눈.

난,

그 정도는 아니어도 주변의 환우들이 모두 그랬었지.

애써 그들과의 대화를 거부하고 나 홀로 강가에 사색에 잠기길 잘했다.

생각을 말고 대화나누고 시간을 보내야 완치가 빠를텐데.........

스스로 빠져나왔다.

그리고 긴 시간의 침묵과 사색.

-난,

평범에서도 패배하고 이런 몰골로 서 있어야 하는가?

누구나 누리는 건강조차도 갖지 못하고 타인들의 연민의 시선을 받아야 하는가.

과연 희망이란 있을까?

 

생각이 깊을수록 외로움은 더 깊어지고....

아픔은 더 한거 같았다.

 

-그래, 일어설수 있어.

못할이유가 어디있어?

여태껏 너무도 몸을 방치한거야.

관심갖고 열정을 쏟으면 능히 건강을 회복할수있어..

버릴건 비관과 자탄이야.

 

복수가 남산처럼  찬 고참병장의 커다란 눈동자.

이미 온통 얼굴은 흑인처럼 까맣게 변해서 회생은 불가능하단 소문였는데...

그도 얼마후엔 먼 길을 떠났단다.

 

-긍정적인 자세와 완치에 대한 확신.

-의사의 지시대로 꾸준하게 매달리면 완치가 가능할거다.

 

ㅅ의 장점은 절대로 절망을 모른단것.

늘 낙관적으로 살려고 한다는 것.

의사의 지시대로 움직이고 무리하지 않는것.

완치할수 있으리라.

그건,

그녀의 팔팔 생기넘치는 음성에서 느낄수 있다.

 

-그래,

 ㅅ 야.완쾌하여 호젓한 술집에서 막걸리든 맥주든 앞에놓고

앙천대소 하자꾸나...

인생은 이렇게 살만한 가치가 있다고 하면서......

넌....

할수있어.

능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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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991 사랑과 고독, 그리고... 6984 독백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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