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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6 일째

자주 만나야 가까워진다.

매년 정월이면 만나는 <시우회> 정기모임일.

까마득한 선배로 부터 엊그제 퇴직한 후배까지 온다.

 

현직에 있을땐 불편했던 사람도 있고...

가깝게 지낸 사람도 있지만, 만남이 좋다.

 

-자신의 주말농장을 가다 황천길갈뻔 했던 <ㅇ 동장>

-자신의 위치가 대단한 걸로 알고 목에 기부스 하고 다닌다고 수근대던  ㅊ 국장.

-합리적이고 공정한 업무로 모두가 좋아했던  ㄱ 과장.

-문제의 핵심을 집어주고 이끌어 주는게 아니라 매사에 에매모호한 태도로 일관해서

에스맨으로 통하던 ㅂ 국장.

세월의 무게는 어쩔수 없어 머리칼이 희끗거린다.

 

-모임끝나고 위문가도 돼?

-12시에 친구들이 온다 했어도 담에 오세요.

허리이상으로 간단한 수술을 한 j.

외양은 그렇게 건강해 보여도 알수 없는것이 몸.

간단한 수술이긴 해도 수술은 수술이라 며칠간은 입원을 해야 하나보다.

수영, 등산, 자전거 타기, 요가, 등등 그렇게 체력단련을 해도 어쩔수 없나보다.

그래도 그렇게 극성스럽게 운동을 한 탓으로 가볍게 수술을 한지 모르지.

 

오랫만에 만나서 술 한잔하면서 점심을 하는 자리.

점심시간 내내 초빙한 악단의 은은한 선율이 분위기를 이끈다.

 

-아들. 며느리, 손자와 살면서 식사를 할때는 국그릇을 따로 따로 떠서 먹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그건 시아버지가 먼저 제의해야 합니다.

아무리 가족사이라도 식사할땐 숫가락을 함부로 국그릇에 집어넣고 먹는 비위생적인 행위를 하지

말라는 <허 구청장>의 당부다.

정갈하고,  깔끔하게 살아야 며느리와 손자들로 부터 좋은 할아버지 대접을 받는단다.

까마득한 난 언제나 그런 분위기에서 식사해 볼까..

 

지난번 산 dvd안에 엉뚱한내용물이 들어있어 연락했더니 교환해 준단다.

분명 <쿼바디스>를 샀는데......

내용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였다.

그건 이미 있으니 어쩔수 없이 바꿨다.

-가끔은, 그런 경우가 있더라구요,작업하면서 엉뚱한 내용물을 넣을수 있죠.

-그래요?

난, 조금 주저했어요.오해 받을가봐..

그리고, 그 영화가 없으면 가져도 되는데 있으니까...

친절하게 교환해 준다.

내친김에 몇개 더 샀다.

오페라 유령,

양철북.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라스트 콘서트.

 

과거 명성을 떨친 영화를 가끔 보고싶다.

그 시절의 추억을 반추하면서 느끼고 싶은거지.

 

그 비좁고 불편한 의자에서 친구들과 숨을 죽이며 봤던 <십계>

보고 나서도 그 감동은 지워지지 않았지.

-어쩌면 아무리 영화라지만, 저렇게 바닷물이 갈라지지?

-그래서 영화지 뭐냐..

몇십년이 지났지만, 그 감동과 흥분은 지금도 생생하다.

그게 바로 명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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