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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뭐해? 별일없음 놀러와 날씨도 풀렸는데...
-개화산 가려고 했어.내가 필요하면 갈께.
어젠,
ㅎ의 집에서 놀다왔다.
매일 매일이 면벽생활인 요즘.
그게 감옥이지 뭔가, 창살없는 감옥.
6호선 수색역에서 걸어서 10분거리에 그의 집이있었다.
마포구 성산동 시영아파트.
수색이란 지명이 어감이 이상한건가?
<디지털 메니아 시티>란 긴 이름으로 변했다.
구로 디지털역,가산 디지털역...
누구나 기억하기 좋은 이름을 놔두고 꼭 그렇게 영어명칭으로 불러야 하는지..
<동사무소>란 친근한 이름을 놔두고 <주민센터>로 개명한 것도 마땅찮다.
-글로벌시대에 걸맞게 바뀌었다. 운운하지....
나이든 노인들은 기억조차 어렵게 붙인 명칭들.
서대문 시절엔,
수색동은 유배지였다.
변두리여서 그랬는지 몰라도 문제직원은 그곳으로 인사전보했다.
-저 친구 문제가 있어 이곳으로 온건가?
이런 꼬리표가 붙었던 수색동.
암튼, 수색이란 지명은 좋은 이미진 아니었지.
성산동 시영아파트.
죽은 동생이 첨으로 산집도 바로 이 아파트였다.
다 보태도 모자라,
자신의 재산몫을 미리 달라고 해서 아버진 밭을 팔아 보태드렸건만...
몇년 살지도 못하고 갔으니........
죽자마자 이집을 팔아버리고 돈암동으로 이사갔던 제수.
아픈 기억을 떨쳐버리려고 그랬는지 몰라도 집만 날렸지.
서러움이 치미는,좋은 기억의 아파트가 아니다.
23평형의 ㅎ의 아파트.
3년째 전세로 살고 있단다.
분당에 42평의 아파트를 세를 주곤 이 좁은 아파트에서 비좁게 살고 있다.
-많은 가구들, 피아노,오디오 등등이 먼지뒤집어 쓰고 거실에 쌓여있어 갑갑했다.
다 정리하고 쾌적하게 살면 환자도 좋을텐데.......
30이 훨씬 넘긴 두 자녀.
-혼자서 뭣인가 해 보겠다고 1년넘게 밖으로 도는 아들.
-회사에 나가고 있지만 돈의 소중함을 모르곤 낭비가 심하다는 딸.
자신이 이 지경인데 자식들이 그렇게 살고 있어 가슴아프단 애기.
-그 정도의 나이니 이젠 알아서 하겠지,
신경쓰지마..잘 알아서 할거야.
이미 부모의 간섭이나 충고는 받아들이지 않을 나이야.
위로는 했지만, 답답했다.
뭔가 정리가 되지 않은듯한 어수선한 분위기.
ㅎ 의 건강을 위해 안정을 취해야 하고 가끔은 가족이 그의 재활도 도와야 하는데....
아무도 없다.
하루종일 유일한 친구가 티비.
몇편의 영화 시디를 갖다줬다.
그의 외로움은 두말하지 않아도 뻔하다.
깔끔하고 건장했던 몸은 쇠약해져 움직임조차도 부자연스럽고,표정은 굳게 변했다.
자신이 이렇게 추락할줄 상상도 못했다는 그.
-누가 자신의 앞날을 알수 있겠는가?
한치앞도 분간 모르게 사는게 인생인데......
몇시간 머물다 왔지만, 맘만 답답했다.
-시간있음 가끔올께.
몸조리 잘하고 운동은 열심히해.
극성스러울 정도로 해야해.자신의 건강을지키는건 자신밖에 없어.
-밖에까지 배웅못해 미안하고 오늘와줘 고맙고....
-연락하자고.......
헤어지고 오는길이 왜이리도 무거운지 모르겠다.
사는게 별거 아닌데 왜 이렇게 힘들게 사는 사람들이 많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