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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동 사는 ㅎ의 전화다.
자신도 모르게 찾아온 <루게릭병>
점차 활동조차도 버거워 자연히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단다.
-서서히 죽음으로 인도하는 병인가?
차차 기능을 쇠퇴시켜 서서히 죽음에 이르게 하는 병.
요즘 자주 전화가 온다.
가까운 사람중에서 그래도 대화나누고픈 상댄거지.
바쁜 사람이 누가 긴 대화를 받아줄건가.
그를 이해하면서도 가끔은 지루할때가 있다.
그야 ,
대화상대가 없어서 그런거다 이해를 하지만...
긴 시간을 지나간 애기로 때우니 어떤땐 조금은 짜증이 난다.
기본이 30분이고, 1시간도 2시간도 좋은 그와의 긴 통화.
새로울거 없는 그 내용이 그 내용이고 흘러간 스토리의 반복이라...
-나 조금 바빠서 담에 하자.
-누가 찾아왔나봐...
-여긴,
전화 할 상황이 아니니까 다음에 하자..
하곤 몇번이나 이런 저런 이유로 끊지만.....
지속적으로 보낸다.
깔끔하고 메너넘치던 엊그제의 그.
우람하고, 건강미 넘쳐보여 부럽기 까지하던 매력남 그.
-왜 내가 이렇게 되었는지 가끔 밤에 깨어나 울화통이 치밀곤 해.
내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이런 병에 걸렸는지......??
그래서 와이프와도 자주 언쟁을 높이곤해.
이게 다 이 병을 얻은후 부터야....
마누란 잘못이 없는데 말야.
이해가 된다.
아프면 모든것이 귀찮고 의욕도 없어지는건 당연한 심리.
아픔 자체가 마누라 탓인양 화풀이도 하는것도..........
-너무 초조하게 생각하지 마.
자넨 신경을 너무 예민하게 갖는거 같아.
뭐 그 병이 무슨 마누라 탓이야 왜 마누라에게 화풀이하곤 그래?
그렇게 타일렀지만,
나도 그런 상황이면 장담을 할수 없다.
더 했음 더 했지....
자신이 아프니까 주변의 여자들도 곁을 떠난단 애기.
그 비정한 현실이 아픈가 보다.
당연한 애기 아닌가?
-그걸 고깝게 생각하지 마.
누가 아픈 사람과 사귈려는 사람이 있어?
입장 바꿔보면 이해할거야.
-그래도 그래.
한 두해 사귄것도 아니고 십여년간을 대화해온 사람들이 어떻게 그렇게 매정하게
떠날수 있어?
난, 그렇게 못할거 같애.
내가 사람을 잘못 사귄거 같아.
-냉정한 현실을 인정해, 그게 편해.
끈끈한 우정도 아니고, 서로가 필요해서 만났고 사귀어 온거 아냐?
상대가 만날 상황이 아님 떠나는게 사실이야.
그렇다고 죽을때까지 항상 곁에 있어주겠다고 맹서한것도 아닐테고...
-말은 그렇게 했었지.
-여자는 갈대와 같다는 말.
그게 그냥 나온 소리가 아냐.
아픈 현실에 몸 담고 있음서도 이걸 부정하고 픈 심정.
자신은 그대로 있는데 떠나는 주변인심이 야속한 심정.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심정.
때론 울분을 치밀어 오를거다.
엊그제의 정상적인 삶이 생각되어서....
-내 현실이 왜 이렇게 되었는가?
-그러니까 어서 빨리 회복되어 건강을 되찾아
그게 복수하는 길이야.
힘들고 하기 싫어도 절대로 운동을 포기말고 이를 악물고 해봐.
세상에 안되는 것이 어디있어.
요즘 추워 며칠을 운동을 못했더니 더 처지곤 한단다.
하루내,
면벽생활.
어느누구와 맘 터놓고 애기나눌수 조차 없는 현실.
나와의 1시간의 대화 시간은 어쩜 ㅎ 에겐 더 없는 즐거움을 같는 시간인지도 모른다.
응대해 주는 것 만으로 그에겐 마음의 위안을 준다면 대화하자.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것처럼 외로움이 더 큰게 어디 있을가.
외로움이 깊은 거야.
내 건강도 자신을 못하는 현실.
-누가 자신의 건강은 탄탄대로를 달릴거라고 장담한단 말인가?
병든 몸에 외로움까지 덮친그에게 더 살뜰하게 다가서야 겠다.
역지사지의 심정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