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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구 북가좌동.
지금의 반려를 만난곳도 그곳이라 애정이 깊다.
어딘가 엉성해 보이고, 도시같은 냄새가 나지 않은곳.
얼마전에 갔더니 어느 도시처럼 몰라보게 달라진건 없었다.
그게 좋다.
그곳에 정을 붙이고 사는 사람들은 발전이 더디다고 불평을 해도
내 눈엔 변하지 않은게 더 좋아 보인다.
옛 추억을 반추할수 있어서지.
북가좌 4거리에 있었던 동사무소.
새로신축한 청사에 근무했었지.
-금성대리점 점주였던 통일주체 대의원인 이 모의원.
갑작스럽게 이뤄진 결혼때문에 주레를 스셨던 분.
-부탁도 않았는데 자기의 어린딸을 데리고 와 피아노 반주를 쳐 주셨던 부녀회장.
-나도 모르게 식장에 나타나 사진을 찍어 큼직한 액자를 만들어 선물로 주셨던 스타 사진관 사장.
-하나도 빠지지 않고 참석해주었던 관내 영세민들.
모두 잊을수 없는 추억을 만든곳이 바로 거기다.
조병옥 박사와 이름이 같아서 통장이란 호칭 보담 조 박사란 호칭을 좋아했던 조 통장.
늘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로 유머가 넘치던 그 분.
미모의 자신의 처제를 소개해 주어 인연을 맺을뻔했던 사이.
그 간의 소식이 궁금해 전화했더니 아프단다.
-나 요즘 아파...
-어디가요?
-페암이래..
-네??
아니 건강하셔서 전혀 생각도 않았는데 왠일이죠?
-글쎄, 그건 ...
내가 담배를 너무 피웠어.
-.....
성격호탕하고, 건강하여 전혀 그런 생각을 하지도 않았는데.......
누가 자신의 건강에 대하여 자신을 갖일수 있으랴.
아무도 모른다.
이제, 7순을 조금 지났나?
가봐야 한다.
그러다 차일피일 미루다 또 다시 못 보게 될지도 모른다.
그건 도리가 아니지.
떠나면 그만 아니던가?
정자누나도 생전에 찾아보고 더 많은 대화를 나눴어야 했는데
지금은 없다.
두 손을 잡고 예전의 애기라도 하고 와야 한다.
오래된 친구가 더 좋은 법.
늙어감도 서러운데 병이 들었으니 어쩐담...
벌써 가슴이 답답해 진다.
-삶과 죽음, 그게 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