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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죽은건 벌써 18년째다.
1991년의 6월 하순였으니까.
명석한 두뇌의 소유자로 공직엔 나 보담 먼저 들어가 승진도 고속으로 했지만...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아무리 두뇌가 명석하고 좋은 자리에 머물었다해도 지금은 없는걸..
동생이 병석에 있을때도 제수란 여잔 직장엘 다녔었다.
-저렇게 몸이 아픈데 직장을 휴직하고라도 간호해 줘야죠, 도대체 직장이 뭐 그렇게 중요해요?
-집 사느라 빚도 있고 해서 더 벌어야 해요. 어쩔수 없어요.
저희집 사정 잘 모르시잖아요?
-저러다 잘못되면 어쩔려고 그러세요?
남편 소홀히 했다고 어떤 소릴 들으려고??
-운이죠, 어쩔수 없어요.
그렇게 언쟁을 했었지.
남편보다 더 중요한게 뭔데 그렇게 다녔는지 모른다.
그 보다 먼저, 동생이 제수를 소개했을때......
완강히 반대했다.
동생 보담은 이성교제 경험이 있는 내가 더 보는 눈이 더 나을거다.
우선 외모가 맘에 들지 않았고,그녀의 가정이 좀 그랬다.
-너 급할거 없어.
천천히 좋은 여자 소개해 줄테니까 걱정말고 이번 만남은 포기해라.
뭐가 있어?
외모가 반반한가, 집안이 좋은가, 직장이 좋은가...
-그래도 착해 뵈어.
-그건 네 호감을 살려고 그런거야.절대로 착해 보이 잖아..
그리고 진정으로 착한지는 두고 볼일이야,
세상이 착한 여자 많아...
-....
첫 출발부터 반대했던 결혼이라 탐탁하질 않았지만 어쩔건가?
결혼은 당자의 의견이 우선인걸.....
반대에도 강행한 녀석이 야속했다.
예감이 맞았었다.
남편의 건강과 보살핌은 뒷전이고 돈을 번단 핑게로 이것 저것 손을 댔고...
실패만 거듭했다.
그런 와중에서 와이프와의 돈 거래후에 떼어 서먹 서먹한 사이로 되어버렸고...
운명인지 동생은 결국 병으로 가고 말았다.
입원시 부터 한시도 곁에서 떨어지지 않고 보살폈던 어머님의 정성도 헛되이...
그때도 제수란 여잔 모든 것을 어머니께 일임하곤 나타나질 않았었다.
포기한건지, 관심을 버렸는지....
그런때도 울컥하니 화가 났지만 참았었다.
동생이 죽기 일주일전엔,
조상의 묘 앞에서 무당을 불러 굿판을 벌렸었다.
거금 500을 들어서.....
동생의 병이 무슨 조상의 묘와 무슨 상관이라고...
그때도 말렸었다.
-굿으로 나을거 같음 백번도 하겠지만 돈만 낭비하니 하지 말아요, 왜 그런 엉뚱한 생각을 해요, 이거 말이나 되는애기예요?
-어디서 점을 쳐 보니 묘 자리가 문제래요, 그래서 이거라도 해 볼려고 해요
마지막 지프라기 라도 잡는 심정으로...
-참으로 답답하네요, 맘대로 하세요.
출발부터 사사건건 충돌.
모든게 맘에 들지 않았지만 어쩔건가..
동생이 죽자마자 집도 팔아버리고 잠적했던 제수.
시집관 인연을 끊고 지냈었다.
여기저기 수 소문했지만, 알수 없었다.
동생을 이장할때도 어머님 별세시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던 여자.
-뭣이 그렇게도 그 여자를 독하게 만들었을까?
동생을 지켜드리지 못한 죄책감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헌데,
며칠전엔, 시골의 동생묘 앞에서 잔치(?)를 했단 애기.
동생옷을 새로지어 묘 앞에서 불로 살랐단 애기.
발을 끊고 지내다가 왠 잔치인가?
동생의 안식을 위한 것이라고 하는데...
이해를 못 하겠다.
18년만에 불쑥나타나 그런 짓을 한 이유가 뭔지...??
동생의 묘가 또 무슨 문제던가?
-가면 끝인 인생.
과연 그런 것들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지금 생각해도 그 녀의 사고를 이해 못하겠다.
내 사고가 문젠지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