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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
어젠 비가 내렸고, 이 가을이 가기전에 등산어때요?
연락줘요.
윤선배의 멧세지다.
-11시 그곳에서 뵙지요.
산은, 늘 가도 좋지만...
비온뒤에 산행은 더욱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
더덕 더덕 묻은 때를 비가 씻겨준거 같아 마음까지 맑다.
등산로는,
수북히 쌓인 낙엽으로 미끄럽다.
지금은 그래도 갈색으로 물든 잎파리가 제법 많지만
어제같은 비가 몇차레 내리면 다 떨어지겠지.
앙상한 모습으로......
하늘은 전형적인 우리의 가을하늘,
맑고 하얀 구름이 떠다니는 그런 하늘이다.
-이게 뭣인줄 알아?
-이거 개떡 아닌가요, 어렷을때 꿀맛같았던 그거..
-그랬었지.
어제 와이프와 같이 한번 만들어 봤어.
보긴 이래도 맛은 괜찭아,
-그럼요, 이거 얼마나 맛있는데요.
밀가루에 쑥을 버무려 아무것도 넣지않고 만들었던 개떡.
그 맛이 꿀맛였지.
나 보담도 5살이나 연상인 윤선배님.
나완 살았던 지역도 달랐고 풍습도 달랐지만 겪었던 추억은
비슷한게 많다.
충청도에도 개떡이 있었구나..
보리밥 집에서 막걸리 한잔씩 하려는데 걸려온 전화.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아,
<명>씨 왠일이요 오랫만인데...
-오늘 바빠요?
-지금 등산와서 막걸리 한잔하고 있어요 왜요?
-바쁘시지 않음 등산끝나고 여기 한남동으로 오심 안될까요?
-무슨일 있어요?
갑자기 거기로 오라하니 좀 얼떨떨해서요.
미리 연락을 좀 해주지 그랬어요?
-아니, 오랫만에 제가 술한잔 살께요.
밀린 애기도 있고....
-오늘은 좀 그렇네요 담에 가면 안될까요, 아니 그럴게 아니라
언제 등산한번 가던가...
-좋아요, 아무때나...
-그럼 내일은?
-오케이..
노량진 다닐때 수험정보며, 차 한잔 나누던 <명>씨.
오랫만에 걸려온 전화다.
내일은 졸지에 또 관악산 와야 할거 같다.
어떤 파트너와 와도 늘 즐거운 등산.
어느 날, 문득 누군가와의 대화가 그리울때가 있다.
오늘 명씨가 그런 경우가 아닐까?
주량도 비슷한 사람끼리 마셔야지 명씨는 주량이 나완 비교가 안된다.
그게 좀 부담이긴 한데 어쩔건가, 내 수준에 맞춰야지.
마시게 하고 난 애기나 듣지 뭐..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뜰 뿐,,
오늘의 등산은 가을이 깊어가는 관악산에서 즐겁게 놀다왔다.
순수한 우리쌀로 빚은 쌀 막걸리가 나온단다
기대가 크다.
-언제 부터 이렇게 막걸리 애주가가 되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