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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감을 택배로 받았다.
충북 영동산 감이란다.
영동에서 감이 유명한가?
매년 택배로 보내주는 그 아저씨 덕분에 홍시로 만들어 먹곤한다.
여기 살면서 대화정도 나눈 사이인데 늘 잊지않는 배려가 고맙다.
-잘 받았어요 잘 먹을께요, 고맙습니다.
외 할머니 댁엔 큰 감나무가 한 그루 있었다.
어렸을때도 그렇게 큼직한 감나무였으니 아마도 내가 낳기도 전에
있었던가 보다.
감이 유난히 크고 많이 열려 가을이면 외할머니께선 주변에 사는 딸들을
불러 나눠주곤했다.
-어쩌면 저렇게도 감이 크고 많이 열린담..
동네사람들은 부러워들 했다.
지금도,
그 감나무는 여전히 크고 탐스런 감을 주렁주렁 열려 그 예전의 기억을 배반하질
않는다
외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이모님께서 몰려받아 살고계신다.
늙으신 이모님께선 그 감을 따지 못하고 이웃에서 딴단다.
그 시절의 주인공들은 다 떠나도 여전히 우뚝서서 반긴다.
만년엔 중풍으로 보행이 자유롭지 못하시던 외할머니.
그래도 늘 햇볕이 내리쬐는 양지에서 동구밖을 응시하시던 모습.
-뭣을 그렇게도 골똘히 생각하셨을까.
눈에 선하다,
우리집에도,
외할머니께서 심어주신 감 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
감은 그렇게 크지 않아도 해마다 열리는데 작년에 집을 짓는 바람에 베었다고
한다.
-이거,
내가 죽어도 내 생각함서 따 먹어라, 알았지?
그렇게 심어주셨던 작은 감나무 한 그루.
감을 곶감을 만들어 먹는걸 좋아하지만...
난, 홍시가 더 좋다.
곶감으로 먹음 그 본래의 맛을 못 느낀거 같아서...
감을 받음서 문득 생각난 외할머니..
어려선 어지간히 말을 듣지않아서 속을 썩였지.
그래도,
그런 철부지 시절이 마냥 좋은건 돌아갈수 없음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