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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2 일째

허무

-별일 없으시죠, 사용씨도 ??

-사용이 죽었어,

지난 5월에...

-아니 뭐라구요?

그렇게 건강하던 사람이 왜, 그리고 무슨 병으로?

-직장암이래.

갑작스럽게 아파서 갔더니 말기래.

참 인생 허망하지...

 

 

사용씨 친구인 용섭씨에게 오랫만에 전화했다.

그랬더니 사용씨의 별세소식.

뜬끔없는 소식이다.

하긴 가는 사람들이 어디 소문내고 가던가..

 

 

유가족의 반대로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조용히 치렀단다.

그래도 그렇지.

그와 얼마나 가까운 사인데 알려주질 않다니..

적어도 병원에 있을때 문병이라도 갔을거 아닌가?

 

 

등촌동에 발령 받아왔을때 부터 통장이란 직책으로 안연을 맺었던 <사용씨>

공직자와 통장이란 관계를 떠나 마치 자기일 처럼 헌신적으로 도와주던 통장.

헌신적인 봉사로 몇번의 표창장도 받았던 모범적인 통장였다.

 

 

내가 너무 무심한거 같다.

한번 만나 소주잔을 기울이잔 애길 한게 엊그제 같은데....

그 동안에 한번도 통화하질  않았단 애기가 아닌가?

이제야 하늘나라간 사람의 안부를 묻다니......

 

 

-늘 깔끔한 복장과 메너.

-긍정적인 사고로 밝은 성격의 소유자.

-가진건 별로 없어도 궁색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던 자존심.

-사교춤을 추러 크럽에 나가지만 절대로 메너에 벗어나지 않은 깔끔한 행동으로

멋쟁이 신사란 별명을 얻은 사람.

-사람과의 친분을 좋아하고 한번 사귄 사람과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

-사교춤을 배워보라고 종용하여 배우고선 사교춤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게 한 사람.

-아무리 바빠도 운동을 게을리 하지않고 몸의 건강을 위해 최선을 다한 사람.

그런 그 사람이 고인이 되었다니 어안이 벙벙하다.

<암>이 뭔데...???

가장 이상적인 체격과 건강미를 보여준 사람도 암에는 쓰러지는구나.

 

 

한 동안은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 사이에 좀 뜸한 것도 미안했고.....

-살이있을때 한번이라도 갔어야 했는데....

가서 손이라도 잡아주고 격려라도 해 줬어야 했는데....

그 와의 사이를 잘 아는 용섭씨가 왜 침묵을 지켰을까?

참 무심한 사람 같으니........

 

 

-사용씨,

갑작스럽게 왜 그렇게 바삐 떠났나요?

뭐가 그리도 바빠서...

당신의 넉넉한 웃음과 호방한 성격, 너무 좋았는데.....

안타깝습니다.

그때 소주한잔 하자고 한게 결국은 당신의 마지막 통화였군요.

이젠, 모두 벗어던지고,

부디 좋은 나라에서 편히 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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