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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젠,
윤 국장님과 관악산 등산.
-어때, 계곡의 물소리 그치기 전에 한번 가야지.
-네.
지난번 왔을때 돌돌 거림서 흐르는 계곡 물소리가 너무 좋아
한번 다시 오기로 했었다.
오늘은,
등산에 중점을 둘게 아니라 피서에 맞추기로 했다.
-서울 막걸리 2병.
-수박 화채.
-참치 켄 .
-김치, 초코랫 .
마트에 들려 이것 저것 사고 보니 10며분 오버.
-나 먼저 왔는데 호수공원 벤치에서 신문보고 있을께..
-그러세요.
서울대 입구에서 학원 동기생 경숙씨와 숙자씨를 만났다.
둘이서 산행약속인가 보다.
-나도 어떤 아저씨와 약속장소로 가는데 함께 동행할래요?
-남자요?
-네,남자 분.
여자면 내가 안끼워 주죠.
-괜히 우리가 끼면 서로 불편할거 아닌가요?
얼굴도 모르고.....
-불편하면 말고요.
그 분도 좋은 분이라 괜찮은데......
전에 함께 근무했던 선배님.
-담에요.
-그럼 담에 봐요.
서울대 후문에서 삼막사쪽으로 오르는 계곡.
그 중간 지점에 자릴 잡았다.
물이 흐르고 그 위에 바위가 넓고 위엔 아람드리 니무가 하늘을 가린 곳.
12 시가 될까 말까한 시간인데 좋은 자린 다 누군가 선점.
-우리가 조금만 늦게 왔어됴 이 좋은 자릴 누가 먼저 잡앗을걸?
-그럴테죠 이 좋은 자리를.....
날씨는 흐려도 숲에 바람한점 없어 찌는 듯한 습한 공기가
찐다.
하두 수량이 풍부해 그냥 물속에 뛰어들고 싶은 충동도 든다.
-여기서 그냥 몇시간이고 있다 갈까요 중간에 등산 할까요?
-뭐 급할게 있어,
유유자적하게 있다가 가자고........
윤국장님도 <서울 막걸리> 2병.
다른 안줏거리도 가져왔다.
우린 차디찬 물에 막걸리 4병을 담궜다.
발을 넣으니 시릴정도로 찬 물.
발아래 돌돌거림서 흐르는 물 소리.
평평한 바위위에 자릴 잡았다.
하늘은 숲으로 해볕이 차단되어 춥다.
우린 쉬원한 막걸리 한잔씩을 들었다.
-야,
여기가 바로 무릉도원일세.
이 맛에 산에 오는거고........
누가 관악산이라고 해 여길.
설악산 계곡 같은걸.......
-생각 나름이죠 뭐.
사실 막걸리 네병은 너무 많다.
-2병은 관악역 가는 길에서 한잔씩 하자고..
-먹어 보고요.
여기서 먹으니 취하지도 않은거 같은데요 .
바로옆에 두 명의 아줌마도 자릴 폈다.
40대 후반정도?
점심을 먹는데 술이 없는거 같아 윤국장이 묻는다.
-저 아줌마에게 막걸리 한병 줄까?
-뭐 남으니 줘도 좋죠.
이게 바로 등산객의 인심아닌가요?
-저 아줌마 막걸리 드실줄 알면 한병 드릴까요?
-.....
말없이 손 사레친다.
-아, 그레세요.
좋은 시간 되세요.
-아니, 기왕이면 ' 고마워요 마실줄 알면 좋을걸.
마실줄 몰라 사양하겠어요'
이렇게 말해야 하는거 아닌가?
남의 성의도 무시하고 손사레가 뭐야?
윤국장님이 좀 서운한가 보다.
말로 하면 좋을걸.
3간 정도나 둘이서 마셨나 보다.
둘의 얼굴이 발그레 취해 보였다.
막걸리 3병, 김밥, 수박화채도 동이 났다.
마시다가 졸리면 눕고 또 마시고.....
-이렇게 풍광좋으니 술 맛이 절로 난다.
우리가 바로 풍류객이군 오늘...
-세상은 모름지기 이렇게 유유자적하게 살아야 해.
그게 건강 비법도 되고.......
-그렇게 살고 싶은데 그렇게 살게 내 버려 두지 않잖아요,세상이.....
-그럴수록 그렇게 살도록 노력해야지.
-좋죠,
유유자적한 삶.
그곳을 떠나,
약간은 취기가 있었어도 산행했다.
비틀 배틀....
-여기서 마지막 한병도 털고 가야죠?
-오케이,그러자구........
저 멀리 경인교대가 보니는 산 기슭.
-술이 술을 부르는가?
한긴 막걸리가 어디 술인가 뭐....
경인교대 입구에서 신림동 가는 버스가 있어 함께 차에 올랐다.
무려 산에서 보낸 시간이 4시간 정도다.
-어때 좋았지?
-네.
-가끔은 이렇게 막걸리 갖고와서 산에서 있다가쟈고.....
-전 좋죠.
<고향집> 동동주도 좋지만 우리만의 시간을 산에서 보내니 것도 좋네요.
차에 오른 윤국장님의 얼굴이 홍당무 같다.
그 모습이 여유있어 보여 좋다.
맘씨 좋은 아저씨 같이....
-김형,유자적하게 사는게 좋은거요.
-네, 그럼요.
기분좋은 산행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