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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젠,
j 와 관악산 등산.
하늘은 금방 비라도 내릴듯 잔뜩 찌푸려있다.
비가 오지 않음 이런날에 가는게 더 좋다.
따가운 햇살도 없고,걷기도 편하고...
11시에 약속했는데 공교롭게도 같은 지하철 탔나보다.
서울대 입구에서 조우했으니......
어제 내린비로 계곡마다 물보라 이르키며 흐른다.
바람도 선선하고, 구름도 낀 날씨.
-어느 코스로 갈까?
-그 보리밥집요. 동동주 마셔야죠.
비가 내릴거 같으니까 그런지 별로 사람들이 눈에 띄질 않는다.
빗속에 산에 온단건 어지간히 산을 좋아하지 않음 힘들테니까...
한 시간쯤 오르자 잔뜩 흐린 하늘에서 비가 쏟아졌다.
바람과 함께 많은 비가 내렸지만 쉬기 보다는 빗속을 걷는데
낫단 생각에 그져 걸었다.
-어때, 이 빗속을 뚫고 등산하는 기분이...??
-남들이 보면 미쳤다 하겠지요.
이렇게 비가 오는데 가고 있으니....
-남들이 미쳤다고 하건 말건 우리만 좋으면 되는거지.
우리처럼 걷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 부분은 나무그늘에서 비가 그치길
기다라고 있는 사람들.
쉬 그칠거 같지 않는데.......
이미 반 바지는 흠뻑 젖었고 등산화도 물이 들어가 질퍽 거리고 축축했지만
기분은 상쾌했다.
-어려선 이렇게 소낙비 내리면 우린 홀랑 벗고 빗속을 뛰어 다녔어.
등에 땀띠가 가시라고...., 그런 기억없어?
-그런 기억없는데요.
세대차이가 난다니까....
-그게 아니라 지방마다 다른 어떤 문화차이겠지.
왜 그렇게도 여름이면 땀띠가 기승을 부렸는지 몰라.
소낙비를 맞음 정말로 땀띠가 사라졌는지 그냥 해본건지 몰라도
빗속을 미친 사람들 처럼 뛰어 다녔었던 시절이 있었다.
j는 우비에 우산까지 받쳤지만 소용이 없다.
장대같이 쏟아지는 비를 어떻게 견딜수 있어야지.
비를 맞고 걸으니 기분도 상쾌하고 쉬원하다.
아마도 한 시간은 족히 비를 맞은거 같다.
비가 개고 바람이 산들거리니 옷도 금방 마르고 수분을 머금은 숲은 한층 싱싱하게
짙은 녹색을 자랑하는거 같다.
비도 예측을 불허하게 내린다.
금방 갰다가도 비가 내리고 장마가 물러간거 같다가도 장대같이 비가 내려
지방은 곳곳에서 수해가 발생했단 소식이 들린다.
비가 그치고,
햇살은 구름속에서 간간히 비치지만 등산하긴 좋았다.
한 우물 지나고, 조금 걸으면 오래전의 집터 같은 곳에 이른다
오래전엔 이곳이 어떤 곳이엇을까?
바로 사찰이 옆에 있는걸 보면 그때나 지금이나 첩첩산중이라 민가는 아닌거 같고
산성이 있는 병영터는 아닐까?
<한 우물>터가 그렇게 큰걸 보면 여러사람이 마실수 있는 우물이란 애긴데...
집은 헐어지고 보이는 주춧돌 같은것
크게 지은걸 보면 이 산속에 이렇게 큰 집이 왜 필요했을까?
절과 관련된 그런 곳은 아니었을까.
사찰 터인지도 모르지.
비가 그친 산 속에서 쉬원한 바람을 맞으며 그녀가 준비한 간식으로
맛잇게 먹었다.
-커피, 도마토, 빵, 매실차, 보리차, 초콜렛 등등..
2시간이면 족히 도달했던 그곳.
2시간 30분이나 걸렸다.
비탓이 아니라 쉰 시간이 길었던거 같다.
비 맞은 개처럼 후줄근한 모습으로 들어선 고향집.
-아니, 이렇게 비가 오는데도 산에 가셨어요?
주인 아줌마가 눈을 둥그렇게 뜨고 묻는다.
-그럼요,이런 날이 외려 좋던데요.
분위기도 로맨틱하고. ㅎㅎㅎ.......
오늘따라 동동주맛이 달다.
누가 알랴,
비맞고 와서 마시는 한잔의 동동주 맛을.......
1시간 30분 동안이나 그곳에서 머물었다.
술이 들어가면 잔 소리가 많아지는가....
둘이서 나올땐 얼굴이 벌그렇게 변했다.
-어때, 오늘 산행 소감?
-너무도 좋았어요.
비를 맞으면서 등산하니까 그 기분도 좋던데요.
-그럼 비만 오면 산으로 갈까?
-나야 뭐 좋죠.
2시간 여를 땀을 흘리며 등산하고 나서 한 잔한 기분.
그 기분은 우리만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