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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일년에 고작 한 두번 뵙지만 제 마음만은 늘 태양에 그을린 아버지의 얼굴을 생각하고 있다는걸
기억해 주세요.
희말라야 14좌를 완등한 후, 동네 잔치를 하고 싶어요.
큰 오빠가 명문대에 갔을때 처럼요.
아버지 그 날 또 얼큰하게 취하셔서 동네 사람들에게 쩌렁쩌렁 딸 자랑하셔야죠.
그날까지 열심히 논 두렁 밭 두렁 걸으며 건강관리 잘 하세요
술은 견딜 수 있을 만큼만 드시구요.
노인정에 나가 친구분들과 많이 어울리세요.
아버지, 다음 생신때 찾아뵐께요.안녕히 계세요.
막내딸 올림.
지난 11 일 낭가파르바트( 해발 8126m)를 정복하고 하산하다 실족사한 여성 산악인 고 미영씨(42)의
지난 년말에 아버지께 보낸 편지.
14좌를 정복한뒤에 동네 잔치를 하고 싶다고 한 약속은 지키지 못하고 간게 안타깝다.
막내딸 답게 효성이 지극한 모습이 편지에 보인다.
마지막 안부가 되어 버린 편지.
차거운 설산에서 아직도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딸을 생각하는 8순 아버지의 심정
그 쓰라린 심정이야 말로 어떻게 표현하랴....
아버지 건강을 염려해서 술을 적당히 마시라고 부탁했던 딸이 먼저 가다니..
고 미영씨는,
12 년간의 공직생활을 청산하고 전문산악인으론 나섰단다.
공직생활함서는 자신의 꿈을 펼칠수 없을거라 생각해서지.
최초로 2년 9개월 만에 8000 m 급 11개를 정복한건 유래가 없다는 강인한 체력의 소유자
고 미영씨.
14개정상중 11개를 성공하고 하산다가 그런 변을 당했다 한다.
고씨 보다 4시간 먼저 정상에 오른 오 은선씨는 해발 7500m지점에서 정상을 향해 출발하는
고씨에게 < 잘 하라> 격려한게 마지막 모습였단다.
4시간 먼저 온 사람은 멀쩡하고 뒤에 간 사람은 산에 뭍히고...
생과 사의 극명한게 불과 4시간 차이였다니.......
-운명인가?
대표적 한국의 여성 산악인 오 은선과 고 미영.
두 사람은 라이벌 관계라 하지만 그런것 만은 아니라고 하는데.......
먼저 12 개의 등정을 성공한 오 은선은, 고 미영이 12 개 등정성공 한 후에 함께 나머지
2개를 정복하자고 약속했다니..
두 사람은 경쟁상대라기 보다는 산을 좋아한 사람들의 짙은 우정을 느낄수 있을거 같다.
고 미영씨를 먼저 보낸 오 은선씨가 나머지 두개의 산을 정복할땐 얼마나 맘이 허전할까.
산이 좋아 산을 찾은 철녀 <고 미영>씨.
결혼 조차도 미루며 한국의 강한 모습을 보이려 했던 산악인.
한창 왕성한 활동을 할 나이에 져 버려 너무도 안타깝다.
남자도 아닌 여자의 몸으로 그렇게 강인하게 도전할수 있다는것.
감히 생각조차도 할수 없는 일인데 ..............
<한국 여성산악인의 희망이고 불굴의 투지를 태운 사람>
너무 일찍 떠난게 안타깝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