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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62 일째

초복에 옻 닭

어젠,

강서구청 부근에 사는 처 이종사촌 처남의 전화.

-낼이 초복인데 삼계탕에 소주한잔 해야지?

-낼은 바쁘고, 오늘 어때요?

-것도 좋지.

 

 

 

삼계탕 아닌 옻 닭에 소주한잔 했다.

79년도 결혼하고서 여길 왔었다.

결혼후에 처가 친척집에 인사차 방문한  이 집.

처 이모부가 여기에 기거하고 계셔서였지.

-지은지 얼마되지 않은 산뜻한 이층 양옥.

-너른 마당과 온갖 화초가 어우러진 화단 등.

부러웠다.

11 평의 비 좁은 시민 아파트에 비하면 여긴 궁궐 같았으니.....

 

 

30여년전에 소유한 이 집을 지금도 고집하고 살고 있다.

사실 살려고 그런게 아니라 사도집이라 팔리지 않아서 그런거지만

기다린 덕에 앞집을 사서 하나로 묶으니 번듯한 집이다.

새로 산집은 음식점으로 세를 놓고 여기서 살지만 맘은 편하단다

-아니,

형님 이러다가 여기 터줏대감 소리 듣겠어요.

여긴 평당 얼마나 되나요?

-뭐 2000은 받겠지

구청 인근이라 좀 비싸..

-그럼 120 평에 2000이면 24억??

-그래.

그 집을 사서 그런거지.

 

 

주기적으로 이사를 해서 집을 늘려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한 곳서 이렇게 오랫동안 지키고 있는 덕에 대폭 오르던가 변화가 생겨

부자가 된 사람도 있다.

여유자금만 있다면 새로 집을 지어 세를 주고 싶지만 편히 살겠단다

나중에 자식들이 짓던가 말던가..

난, 세 나온걸로 편히 살려고 해.

뭐하러 신경씀서 맘 고생해, 안 그래?

-그래요.

그래도 형님이 한 평생 장만한 집인데 한번 멋드러지게 지어 살다가 몰려 주어야죠.

-신경쓰기 싫어.

지을려면 은행 융자내어 지어야 하는데 그게 얼마나 불안한 일인데.....

하긴,

6순의 중반에 들어선 연륜.

건강관리 함서 편히 사는것이 정답인지 모르겟다.

 

 

둘이서 옻닭 한 마리가 너무 많다.

옻닭은 미리 시켜서 준비했고, 너른 편상위에서 마시는 술맛

취하는걸 못 느끼겠다.

계힉은  돈암동 사는 친 처남과 셋 이서 이런 자리 마련하려고 했는데

이 치료 받느라 못 온단다.

장인 닮아 이들이 부실한 처가.

와이프도 예외가 아니다.

이도 유전전 요인이 작용한가 보다.

돌아가실때 까지 상한 이 하나 없으셨던 아버지.

아직은 나도 이는 건강하다.

-그게 얼마나 큰 복인지...........

 

 

30여년을 한 곳에서 사는지라 이젠 어엿한 터줏대감.

이 동네의 대 소사는 다 찾아다니고 어울리곤 한단다.

-고향이 따로 있나 정 들면 고향이지.

 

 

처갓집 친척들 중에 그래도 젤로 잘 통하고 대화도 많이 하고 사는 사이.

먼 곳에 살면서 일년에 몇번 만나는 친 처남 보다 더 가깝다.

소통과 이해.

그런 이유일거다.

가까운 곳에 편하게 술 한잔 나눌수 있는 편한 사람이 있단 것도

즐거운 일임에 틀림없다.

머 잖아 친 처남과도 한잔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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