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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7 일째

혼란 스럽다

지난 6월 26일 시골에 가서 어제야 귀가했다.

그러고 보니 일기가 열흘간이나 못썼군.

왜 이렇게 게을러 졌나?

 

조 부모님 , 증 조부모님의 묘를 문중산으로 이장했다.

나주 금성산 자락 태평사가 위치한  아래의 전망 좋은 곳.

명당자리란다.

것도 5월 윤달에 그런일은 해야 한다나 뭐라나...

 

물론 부부라서 합장은 기본.

나에겐 증 조부모님은 얼굴조차 모른다

조부님도  돌아가신지 50년.

명당자리에 계신탓이었까?

유골은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다.

그것조차 없는 분들은 흙만 단지에 담아서 묻었지.

내가 시조인 경순왕의 네짜 아드님이신 석자 할아버지의 35대손.

여긴,

30대 부터 조성된 문중의 산.

30대 할아버지의 직계손만 묻힐수 있는 곳

한기당 200 여만원을 문중에 내야 하고.....

 

4촌들은,

8명이지만 이번 행사에 참석한 사람은 2명.

시골의 형님과 나..

돈도 둘이서 부담했다.

물론,

문중에서 행사라 일하는 사람들이 와서 공동으로 도와주긴 해도 일할수 있는 4촌들이

다 같이 일을 해야 한다.

그게 조상에 대한 예의고 도린데........

시골형님과 사이가 좋지 않은 흥래 형님.

저 멀리에서 바라만 볼뿐...

자기 아버지 묘 단장에만 신경을 쓴다.

이번 이장건으로 해서 시골형님과 말 다툼을 한 거라 그렇게 소 닭 쳐다보듯 한다.

지하에 계신분들이 이걸 목도 한다면 얼마나 아플까?

 

의외로,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다.

총 9기가 모셔졌지만 석관에다 비석 , 그리고 주변 잔디까지 심다보니 하루가 걸렸다.

오후엔 비도 쏟아져 힘도 들었지만 그래도 보람은 있었다.

 

-가면 그대로 한 줌의 흙과 같은 인생.

생명도 끊어진 유골.

50여년이 넘은 뼈를 묻고서 제사를 지낸들 사자들이 알기나 할런지...??

숨이 끊어지면 모든건 끝인거 같다.

헌데,

조상에 대한 숭배는 우리민족의 미풍이란 것에 그대로 답습해야 하나 보다.

영혼이 사라진 그런 티끌같은 것에다 제사지내고 숭배한다.

한줌의 재를 묻기위해 큰 묘를 만든 우리들.

-이렇게 큰 묘가 필요가 있을까?

이런게 다 허세고 과시하기 위한 건 아닐까?

 

담날은,

외 조부님과 외증 조부님의 묘를 파고 화장했다.

슬하에 아들이 없는 외 조부님은 작은 동생의 아들을  양자로 삼았지.

양자로 델로 온 대신 논밭, 그리고 산까지 덤으로 주셨다.

그 덕에 양자에게서 해 마다 재삿상을 받으셨지만...

것도 무슨 의미가 있으랴?

 

27일은,

증 조부모님과 조부모님을 반듯한 묘로 이장했고......

28일은,

외 증부모님과 외 조부모님의 묘를 파고 화장하여 숲에 뿌렸다.

대비가 된다.

어떤게 바른 방법인지.........??

혼란된다.

-우리가 몇십년전에 이렇게 화장해서 뿌렸다면 동네선 살지도 못하고 후레자식 소릴 들으며

쫒겨났을거야.

-그거 말이라고 하세요, 당연하죠.

세상이 좋아서 그렇지,

 

가신분의 묘를 만들어 놓고 관리를 못한다면 차라리 없는게 낫다는 외삼촌.

그럴지도 모르지

사람들은 체면을 중요시 하니까...

하긴 묘에 풀이 자라 건사하지 못해 볼썽 사납다면 욕이나 먹지.

 

조부모님 묘를 문중산으로 돈을 주고 이장한거나.....

외 조부모님을 화장시켜 숲에 묻은거나..........

진짜 속셈은 사자를 위한것이 아니라 산자를 위한 것 뿐..

해마다 벌초등 건사하기 귀찮다는 이유다.

-나이가 많아서 돌볼수 없다느니...

-객지에 살아서 해마다 찾아올수 없다느니...등등..

그럴듯 하지만, 결국은 편하게 살겠단 이유 뿐..

-왜 당신은 유산도 많이 받았으면서 조상묘 관리를 피하려 하느냐?

흥래형님이 공격한 이유도 그거다.

다 산자를 위한 것 일뿐.......

 

-명절날 보다 더 빨리 시골에 방문하는 것

-세삿날이 아닌 날을 아무렇게 날 받아 합동제사를 모시는 일.

-매장 보다는 화장을 선호하는  추세등등

다 편하려고 하는 현대인들의 자기 합리화 일뿐.....

 

세상이 편하고 합리적으로 나가는건 좋은데........

그 변화가 너무도 빨라 혼란스럽다.

예전의 미풍들이 모두가 나쁜것만은 아닐텐데...

왜 모두 뒤쳐진 악습으로 묻으려고만 하는가?

이러다간,

몇십년후면 묘들이 하나도 남김없이 사라지는건 아닐까?

변화의 물결속에........

대비되는 것에서 한참이나 혼란스러웠다.

-어떤게 옳은 것인지............

허무를 느꼈다.

부재에 대한 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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