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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7 일째

그 집의 몰락

흥선과 오랫만에 통화했다.

반가움도 잠간.

태석이가 죽었다고 한다.

-이젠 그 집도 몰락했군 아주 철저히.......

 

어렸을적엔,

우리 동네의 하동양반네가 그렇게 부러울수 없었다.

고래등 같은 기와집과 넓은 뜰.

바둑판 같이 가즈런한 문전옥답인 논.

머슴을 몇 사람이나 부리면서 농사지어 늘 떠들석한 집.

쟁기질 하는 누런 황소 몇 마리.

여름에도 늘 하얀 쌀밥에 고기 반찬 등등.

천석꾼였던거 같다.

가난하게만  살던 어린 눈에 어찌 부럽지 않았겠는가?

 

내리 딸만 넷을 둔 하동양반이 막내로 아들 태석일 낳았다.

그렇게 원하던 아들을 얻었으니 뭐가 부럽겠는가?

더욱이나 딸만 낳다가 아들까지 얻었으니.....

매일 아들 태석일 비단보에 싸서 다님서 동네 자랑이 떠나지 않던 하동댁.

아들을 늦게야 얻은  탓에 그 기세도 등등한건 말할것 없었고.......

 

하나님은,

행복만 주는게 아닌가 보다.

천석꾼 마나님이 아들까지 얻어 부러울거 없었는데......

40대 초반에 돌연사하고 말았다.

비만형이라, 아마도 뇌출혈였던거 같다.

이젠 행복을 맘껏 구가하고 편하게 살려는 찰라.

졸지에 떠나버린 하동댁.

 

-새로 재혼한 하동양반.

그게 불행의 씨앗.

계모와 딸들간의 불화는 그칠줄 몰랐다.

계모가 성격이 괄괄하고 억세서 전처 소생들은 기를 펴지 못하고 늘 불화만 지속되었고...

노골적으로 자신의 자식과 전처 소생들을 차별하면서 길렀다.

마지막 얻은 태석이 마져 견디지 못하고 가출.

하동양반이 죽자 계모는 알짜 문전옥답은 자신의 소생들에게 주고 별볼일 없는 땅은

태석에게 주었지만.......

집에 들어오지도 않고 떠돌던 그.

물론, 태석이가 정상적인 사람은 아닌것도 알고 보면 계모의 학대에 그런게 더한 것 같다.

계모만 얻지 않았어도 천석꾼인 아버지 유산을 모두 몰려 받아 살았을 텐데 그러지 못하고

밖으로만 떠돌면 그 사람.

그가 결국은 죽었단 애기다.

자실인가?

 

하동얌반의 큰 딸도 결혼 실패와 자살했단 소식을 들었고..

두째 딸도 남의 빛때문에 남편이 자살했다는 애기 들었지.

다만 세째만 그런데로 살고 있었고,

마지막 남은 장남이 그렇게 비참하게 죽었단 소식.

 

-어떻게 그렇게 철저하게 몰락할수 있을까?

천석꾼이 부럽지 않았던 그 집이...........

본처의 죽음과 재혼으로 인한 불행.

한 여자의 입문과 함께 풍지박산으로 끝난 그 집의 역사.

-업보일까, 운명일까?

 

늘 넉넉한 웃음이 그렇게 선하게 보이기만 했던 하동양반.

그런 몰락을 바라보면서 어떤 심정일까?

 

-어떻게 이 지경까지 이어졌을까?

다시금 인생무상을 느끼게 된다.

서글픈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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