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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엊그제 호박고구마를 보냈다.
지난번 시골에 갔을때 가져온 고구마 한포대를 너무 맛있게 먹었던 터라
또 먹고 싶은지 영란인 시장에서 사온 고구마.
허나 그 맛은 시골의 호박고구마를 따를수 없었나 보다.
-아빠,
이건 시골 호박고구마가 아닌가봐.
맛이 별로야.
-그렇구나.
그럼 고모한테 한포대 더 보내달라 할까?
-나야 좋지.
정말로 맛있게 먹었어.
그걸 먹었더니 이건 별로야.
그런 애길 했더니 동생이 두 포대나 보냈다.
한포대는 호박 고구마.
한 포대는 배즙.
-그것봐,
내가 그때 더 좀 갖고 오자니까 그렇게 반대하더니...
또 애기하기 그렇잖아?
-이 사람아, 순이도 먹어야 할거 아냐?
그리고 그 맛이 별론지 알았지.
그때 순이가 두 포대 싣고가란 것을 한사코 반대한 나.
그 맛을 과소평가한 모양이다.
<고구마>는 가난한 시절에 주식였고, 어느 집이나 겨울 양식으로 방한켠에 언다고
쌓아둔것이 고구마였지.
커다란 고구마 더미가 늘 든든했다
방한켠에 양식이 있으니 배가 고프면 생고구마도 먹었으니...
고구마 속이 밤처럼 하얗게 태가 생긴걸 <밤 고구마>라고 상품으로 쳤는데
요즘같은 호박고구마는 어디서 유래된걸까?
아마도 달디단 고구마로 품종개량한 모양.
시장엘 가도 호박고구마는 훨씬 더 비싸다
아니 쌀 보다도 더 비싼 고구마.
대량생산을 할순 없을까?
요즘은,
고구마가 다이어트 식품으로 각광을 받는가보다.
영란이가 좋아한 것도 따지고 보면 다이어트 식품이란게 끌린거다.
어렷을때,
주식대용으로 그렇게도 많이 먹었거만 지금 먹어도 여전히 맛이 있다.
밥대신 고구마로 끼니를 대신한적도 많았지.
고구마만 먹어 속이 쓰리기도 했지만 그래도 굶지않고 그거라도 먹을수있단 것은
행운에 속했지.
-엄마,
점심에 고구마를 쪄 먹어.
밥보담 고구마 먹고 싶어.
-그러자.
속이 노랗고 물렁 물렁한 호박고구마의 달디단 맛.
꿀맛이다.
다이어트와 관계없이 맛이 너무도 좋다.
어머니 생존시엔 늘 가을이면 당신이 추수한 것을 보내던가.
차를 갖고 가면 억지로 실어 주셨던 곡식들.
그땐,
그런 어머니의 배려가 귀찮고 그랬는데 그래도 그 시절이 그립다.
-이놈아,
그래도 내가 살아있어 이렇게 챙겨준줄 알아
내가 죽어봐라,이런걸 누가 챙겨 줄거 같냐?
-이런건 서울서도 많아 엄니.
이게 얼마나 된다고?
그런 애길하면 당신은 퍽도 서운했던건가 보다.
-어째 이런걸 돈으로 따지냐?
누가 서울에 없다고 했냐.,
네 에미가 지은 농사니까 주려는 거지.
하긴 네가 어찌 에미맘을 알것냐...
너무도 생생하다.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의 맘은 다 같을건데 왜 몰랐을까?
그 깊은 마음을.......
누렇게 잘 익은 고구마를 먹음서 다시금 어머님 생각을 했다.
동생이 보내준 고구마지만, 꼭 어머님이 보내주신거 같다.
그때가 언젠데 이렇게 착각을 하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