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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젠,
윤국장님과 대공원 뒷산의 산책로를 걸었다.
딱 2시간 코스로 눈이오는 그런 날은 이런 산책로가 안전하고 좋았다.
눈이 내린줄도 몰랐는데 일어나니 하얀 눈이 소복히 쌓였었다.
이 좋은날에 산행하지 않음 얼마나 아쉬울까?
-미끄러우니 산에 가지 말고 산책로로 산책이나 하고 올까?
-것도 좋죠.
바람은 불지않아 양광은 따스했지만 역시 영하 13도 란게 거짓은 아닌 모양.
너무 가볍게 입은 탓에 추워서 좀 떨었다.
눈꽃핀 청계산과 대공원의 설경은 한폭의 동양화를 보는것 처럼 환상였다.
-야,
이거 오늘 오길 잘했지?
이런 풍경을 어디서 볼수 있겠어.
-그러게요.
동물원의 역사를 한 눈에 볼수있는 사진이 전시되어 있었다.
일제가 우리나라를 집어 삼키기 위해 근엄하고 정숙한 궁궐인 창경궁을 동물원으로 만들어
개방한게 1909년, 딱 한일합방 1년전.
100년전 일.
그 당시론 궁궐을 동물원으로 만든단것은 상상할수도 없는일
그렇게 하여 왕에 대한 존엄성을 희석시키고 궁궐을 놀이터로 만들어 자신들의 의도대로
식민지 통치를 유리하게 하기 위한 치밀한 공작이었을거다.
-왜 하필 궁궐을 동물원으로 만들어야만 했을까?
그 간교한 자들의 술책을 우린 엿볼수 있는것.
시간대 별로 전시된 사진들.
-벚꽃이 만발한 창경원을 구경한단 것은 촌노들의 가장큰 소원였던 그 창경원 동물원.
일제가 자신들의 국화인 벚꽃을 궁궐터에 심은것도 간교한 발상.
1965년도에 무작정 서울행해서 사촌형님을 찾았을때 가장 먼저 구경시켜준게 바로
창경원였다.
그 당시만 해도 형님은 멋진 사진사로 관광지에서 사진을 찍는게 직업였다.
항상 멋진 정장으로 손님에게 좋은 이미지로 보이게 했던 그 당시의 형님.
특별한 기술도 필요없는거라 그런 직업이 안성맞춤엿을지 모르지.
참 답답한 선택였지만........
암튼,
그 당시의 창경원의 풍경은 경이로운 것였다.
어디서 그렇게 많은 동물들을 볼수있었겠는가?
그리고,
1968년도 2월경.
군 입대를 앞두고서 델고 갔던 곳도 바로 창경원.
그땐 겨울였지만 구경을 했었다.
추억을 만들어 주기 위한 사진촬영.
그 장소로 창경원만한 곳이 별로 없었던 모양이다.
그때만 해도 사진을 찍는단 것도 힘든 시절였으니....
군입대 앞두고 당신이 만들어 준 나만의 추억.
그 설경속에서 어색하게 찍은 사진.
지금 보면 왜 그렇게도 표정이 부자연 스럽던지.........
창경원의 역사적인 사진속에서 그 당시의 팻션까지 엿보게 된다
1970년대 중반의 창경원.
직장생활함서 결혼을 전제로 만났던 이성들.
그들과의 데이트도 거의 궁궐이 대부분였다
조용하고,분위기 좋고.......
창경원, 비원,종묘,그리고 덕수궁등등...
많은 대화를 나눴던 곳도 바로 이런곳.
그 시절이 그립다.
조용한 궁궐의 한적한 밴취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나눴던 대화들.
대공원을 벗어나 천천히 걸었다.
눈때문인지 우리처럼 그 코스로 걷는 산책인들이 많았다.
겨울엔 가장 위험한 것이 넘어지는 것
그 치유란게 결코 쉽지가 안거든.
사당동에서 하차하여 유명한 < 추어탕>을 먹잖다.
아주 특별한 별미라고 하지만 탐탁치 않게 생각했는데 기우였다.
<추어탕>이라기 보담 민물 매운탕에 가까운 추어탕였다.
민물 새우와 죽순을 넣어 끓인 추어탕.
이런 추어탕은 첨으로 봤다.
그 맛도 별미였고 전혀 미꾸라지 넣고 끓인 국물이란게 믿어지지 않았다.
-아니 이건 추어탕이 아닌거 같은데요 정마로 추어탕인가요?
-그럼요,얼마나 많은 미꾸라지를 갈아서 넣는데요 보여드릴까요?
-아니...
하두 미꾸라지 맛이 나질 않아서.......
술은,
서울 막걸리로 했다.
소주보담은 막걸리를 선호하는 성격을 아는지라 윤국장님이 주문을 했다.
둘이서 얼큰하게 먹은 추어탕.
막걸리에 먹는 맛도 또 다른 별미.
술에 취해서 그런걸까,치매가기 든걸까?ㅎㅎㅎ..
전철에다 장갑을 놓고 내려버렸다.
추어탕 맛이 별미여서 너무 마셨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