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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도의 3월.
우린 그래도 퇴직후의 꿈(?)을 그리며 우면산옆에 있는 서울시 공무원에 입소했다.
그날은,
3월의 진눈깨비가 어찌나 심하게 몰아치던지........
귓바퀴가 발갛게 부어오르고 추워 마음은 심란했다
퇴직함서 또 다시 다른 일터로 들어서야 한단 중압감.
<좀 편히 쉴줄 알았는데..........>
300 여명의 수강생중에 강서구에선 딱 우리 3명
그렇고 보니 세 사람은 친하게 지내지 않을수 없었지.
똑 같은 공동목표와 진로.
똑 같은 위치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것
한 준석과 정용환 그리고 나.
나이도 같고 경력도 비슷했지만 한 준석만이 행정직이 아닌 검침원 출신
허나, 그도 결국은 6급대우 수준였으니 다를게 뭔가?
공교롭게도 그는 퇴직금이 없다는것이 이해가 되질 않았다.
미리 당겨썼을거란 추측뿐...
처음엔 각자의 차로 다녔지만 나중엔 정 용환씨의 차로 다녔었다
그게 한 두달정도.
내 차를 두고 그의차로 다니잔 말이 차마 나오지 않았지만 한준석이 중간에 애기
해주어 그렇게 다녔지
다만 기름값만 간간히 둘이서 부담했었지..
물론 미미한 수준였지만........
그래도 한번도 불평하지 않고 묵묵히 운전해 주던 정용환씨
그가 늘 고마웠다.
-정형, 우리 등산갈까?
-난 산에 잘 가질 못하는데...???
-천천히 걸을께 그럼 되지.
셋이서 오랫만에 가 보자구..
이런 날 집에 있음 뭣해...
전격적으로 제의해서 셋이서 관악산엘 갔다.
가장 편한 코스로 해서 안양 유원지 입구로 갔지만 역시 정용환은 보조를 맞추지
못하고 자주 쉬자고 한다.
어쩔수 없었지.
한준석은 산엘 자주 오는 모양
부인과 함께 자주 오른단다.
그만 배낭에 점심을 준비하고 우린 맨몸
맨몸으로 가서 보리밥과 동동주 한잔하려고 했는데.......
걸음이 느린 정용환이 때문에 2시간 코슬 3시간 걸려 갈수 있었다.
-정형, 오늘 나한테 고맙게 생각해야돼
이런산에 어떻게 혼자 올수 있어?
얼마나 좋아 공기 좋고 기분 좋고...
-그래 그래 고마워 오늘 점심은 내가 살께...
보기엔 비슷해 보이는 세명
나이가 같으니 비슷한건 당연한 일
허나,
등산을 해 보니 극명하게 달랐다
전혀 운동을 하지 않은 정용환
그는 평지에서도 잘 걷질 못했다
나이도 우리보담 5살은 더 들어 보이고...
<운동이야 말로 건강을 지킬수 있는 최후의 보루>
비교가 된다
물론 잘 걷지 못한다고 건강이 나쁘다곤 할수 없어도 일단은 외관상 그렇게
보이는것
비온뒤의 관악산은 정말로 좋았다.
풋풋한 초록빛의 향기가 코에 스미는거 같았다.
계곡마다 풍성한 물보라 이르키며 흐르는 물줄기도 좋고..
그 물소리를 들으며 산행하는 기분도 좋았다.
유원지 입구의 <물래방아>
거길 갔었다.
동동주 한되와 보리밥 2인분.
땀 흘린후의 감칠맛 나는 동동주.
허나 정작 그런 맛 보담도 동안 소원했던 우리들 3인방.
조우하고 우의를 다질수 있는 시간이 되었단 것이 더욱 소중하다.
마음을 열고 가까이 다가서면 이렇게 좋은 친구들인것을.....
그 어려운 시절에 8 개월동안 나눈 우정
우리들만이 아는 애환 등등.....
그래서 더욱 의의있는 산행였다.
자주 자주 만나야 겠다.
<만남>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
적어도 우리들에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