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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잖아도 그간 너무도 적조해서 한번 만나 소주잔이라도 나누고 싶었는데..........
며칠전에,
김 소이씨로 부터 청천벽력같은 소릴 들었다.
-김 남기씨가 직장에서 퇴근길에 전철에서 영영 되돌아 오시지 못하고 가시고 말았데요혹시 그 소식 들었어요?
-아니 세상에.....??
너무도 어이가 없어
몇번이나 사실이냐고 되물었다.
-아니 그 분이 고인이 되었다니....
도저히 믿어지질 않는다.
1976년도에 아직은 개발도 덜되어 도로조차 포장되지 않았던 남가좌동.
그 생소한 동으로 첫 발령을 받았을때....
어느 직원조차도 따뜻한 말 한마디 던져주지 않았는데...
다가와 정답게 애기해 주던 때....
-처음에 오면 누구나 정이 들지 않아요
허나 여기서 근무해보니 그런데로 좋은점도 있어 괜찮은거 같아요.
동장님도 나이가 드신 분이라 그런데로 많은 이해도 해 주시고...
-아니 저 보담 연배도 상당한 연배신거 같은데........
-내가 청계천에서 장사를 하다가 망하고 결국 여기에 늦게 들어왔어요
적어도 사무장 정도는 하고 있어야 하는데 ㅋㅋㅋ......
-여러가지 지도도 해 주시고 동생처럼 대해주세요.
저도 형님처럼 모실께요.
<미리내 분식>집에서 그렇게 첫날 대활한분이 바로 <김 남기>씨..
약간 벗겨진 이마에 살비듬이 좋아보이고 어딘가에 귀족스런 풍모가 풍기던
분였고 약간 등이 굽은듯한 것 조차도 멋있어 보였던 분....
첫 인상이 좋아서였을까?
같은 직장에 있을때 늘 점심도 함께 다니곤했었다.
그런때 마다 좋은 정보도 제공해주고 조언도 해주시던 분.
알고 보니 같은 <의성김씨>였고 형님뻘 된 분이어서 더욱 더 가까워졌는지 모른다.
늘 인자하시고, 늘 미소가 떠나지 않았던 분.
-난 아들만 있어서 그런지 딸있는 사람이 부럽더라.
-아들은 몇인데요?
-쌍둥이 아들이라 둘이지.
쌍둥이 길러보니 힘들더라고.
모든게 두개를 사야하고 돈이 두배가 들어가니..
-그래도 한꺼번에 다 기르니까 그게 그거죠.
기를땐 힘들지만 기르고 나면 얼마나 든든해요.
똑 같은 아들이 두놈이 버티고 있으니.......
-첨엔 쌍둥이 아버지란 소리가 왜 그렇게 부끄럽던지....
누가 들으면 야만인 처럼 들려서....ㅋㅋㅋ...
-그게 맘되로 되나요?
몇년전에,
혜화동의 성균관 대학교 구내 교정에서 마지막 쌍둥이 아들 결혼식이 있었을때..
그때 뵌게 마지막 였나보다.
아무리 바빠도 예전의 애길 하면서 자주 좀 만날걸..
너무 미안하다.
정년퇴직후에도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하면서 아파트 관리인으로 취직해서
잘 다니고 있단 소식을 들었는데....
아침퇴근길에 전철에서 심장마비로 갑자기 영면했단다.'
몸이 약간 비만으로 보였지만 특이한 질환은 없었다고 했는데......
피로가 누적되고 스트레스가 원인인지도 모른다.
아직은 더 사셔야 하고 더 행복했어야 했는데...
갑작스런 부음을 듣고보니 세상이 허망타..
-가고 옴이 어찌 사람의 의지대로 되던가?
물처럼 바람처럼 그렇게 왔다가 그렇게 흘러가고 마는것을.......
그렇게 허무하게 가고 마는것을........
-김 남기씨, 하늘에서 편히 쉬세요
이승에서의 모든고뇌와 번민도 다 잊으시고 편히.......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