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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5 일째

행복

한동네 살았던 <향이>

그녀의 집은 잘 살았었고 우리집은 가난했었다.

그녀의 아버지와 우리어머니도 한 동네 살았단다

어머닌 시집와서도 결국은 외할머니의 간곡한 요청(?)에 성장기를 보냈던 그동네서

눌러 살았지.

한 동네서 죽 자란 탓에 그 성장기를 누구 보담도 잘알았던 어머니와 하동양반.

-엄니 저 하동양반은 젊어서 어땠어요?

-어떠긴 뭐가 어때...?

그저 그렇고 그렇게 살았지 뭐 배운것이 있냐 양반이길 하냐

어쩌다가 소 장수하다 돈 좀 벌어서 지금은 잘 살지만.....

현실은 우리완 비교도 안되게 잘 사는 하동양반을 어머닌 냉소적으로 바라보신거

같았지.

아버지와 가깝게 지내는 하동양반이 집에 오시면 부담을 느끼시는것도 같았고...

그럴테지

조금은 서먹 서먹하곤 그럴테지...

 

그 하동양반의 둘째 딸이 <향이>

나이도 같았지만 사춘기시절엔 외면햐곤 했었다

그건 역설적으로 보면 좋아한단 애길거다.

-하얀 피부와 약간의 곱슬머리에 훤출한 키와 완벽한 s 형의 체구

서구적인 마스크가 미인형이었지.

더 성장해선 어울려 놀기도 하고 함께 여럿이서 밤을 지새면서 즐거운 시간도

갖었지만 여전히 둘 사이는 좀 데면 데면한 사이였다.

<어떻게 한 동네에 살면서 연애를 한담?>

길을 가다가도 마주치면 얼굴에 홍조띤 모습의 향이

말은 없었어도 둘 사이는 좋아했던거 같다.

 

<향이>어머니는,

40대의 젊은 나이에 갑작스럽게 돌아가셨다

일을 하시다가 그랬다고 하니 아마도 뇌출혈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새 엄마를 얻었고 그때 부터 그의집은 늘 소란스러웠다.

계모가 자신의 소생을 제치고 전처의 소생들을 알뜰하게 보살펴 줄리없을테니까..

 

그러다가 군대제대하고 얼마있지 않았을때.....

내 위치도 초라하고 새로운 직장을  얻기위해 동분서주 할때.....

마음이 탔었다

그렇다고 장래가 보장되지도 않은 신앙촌으로 다시 돌아가고픈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안내원> 생활은 일시적으로 머물수 있는 기간은 될수 있어도 영원한 직장은

결코 될수 없었지

그 봉급이라야 겨우 용돈수준였으니.....

 

모든것을 접고 책과 씨름하고 있었을때다

돈없고 배경없는 내가 할수 있는거란 공직에 투신하는거 밖에 뭐가 더 있을까..

24살의 방황.

<열심히 하여 공직에 합격하여 내가 그래도 뭔가할수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것만이 내가 할수 있는 길이 아닐까?>

 

제대후에,

매일 책과의 내일없는 하루를 보내는 어느 날.

<향이>가 시집간후에 처음으로 고향엘 온단다.

고샅길이 왁자지껄했다.

신랑은 광주에서 커다란 사업을 하는 사람으로 잘 살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

우리 집앞의 길을 통해서 가야 하는 그의 집.

차가 흔하지 않았던 시절에 차를 몰고 왔었나 보다.

뭔가 자랑을 하고 싶었겠지.

자신이 출세하여 고향에 나타난 모습이 그래도 화려하게 보이길 바란거지.

헌데 뭔가 허전했다

그녀가 그렇게 쉽게 결혼을 할줄 몰랐다.

<날 좋아한다면 기다려 주면 안되나?>

기다려 달란 말도 하지 않았으면서도 그래도 그렇게 시집을 가버린 그녀가

왠지 조금은 괘씸했다.

24살의 과년한 여자가 시집을 간건 너무도 당연한 귀결인데.........

 

-제대하였다는 말은 들었어, 요즘 뭐해?

-나 뭐 그렇지 뭐할게 있어야지.

시집을 잘 갔단 애긴 들었어,어때 행복하지?

-뭐 그래...

그렇게 간단히 인사나눴지만 초라한 모습을 보여주기 싶진 않았었다.

뭔가 출세하고 그녀가 상상하는 이상의 모습으로 나서고 싶었는데........

초라한  현실은 어쩔수 없었다.

 

직장따라 서울로 오고 그녀도 광주에서 서울로 진출하여 가끔 우린 만났었다.

물론, 둘이서 만난거 아니고 시골친구들과 함께 만났었지.

- 우리 애 아빠가 강남에 아파트 두채사서 세주고 우린 분당에서 살아.

역시 아파트가 좋은거 같아

-신랑이 능력이 있나보다 뭐하는데....

-부동산업..

친구들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화려하게 포장하여 말하고 싶은건 마찬가지

만나면 늘 신랑자랑에 정말로 잘살고 있는줄 알았는데...........

 

한동네 친구 <숙>에게 1억 7천의 사기.

숙의 말에 의하면 슈퍼를 경영한다면서 남의 돈을 끌어다 사업을 확창하곤

했었단다.

슈퍼가 망하는 바람에 남의 돈을 갚질 못하고  결국은 도망다니다가 홧병이

들었을까?

죽고 말았단다.

문상을 갔더랬다.

소문도 숙에게서 들었지.

초라한  문상객 하나없는 적막만이 감도는 장레식장.

하얀 소복을 입은 그녀를 본건 오랫만이었다.

늘 자신만만하고 웃음이 떠나지 않았던 향이

소복입은 모습이 어쩜 그렇게도 초라해 보였을까?

-와줘 고마워.....

-정말로 오랫만이야..

 

그게 벌써 상당히 오래전 애기다.

그후에도 그녀의 모습을 찾을수 없다

숙의 말에 의하면 남의 빚 때문에 아직도 정상적인 활동을 못하고 사나 보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여자의 운명이란 이렇게 되는건가?

 

19살의 반곱슬이 아름다운 하얀피부의 향이.

만나면 수줍어 하면서도 볼이 붉어지는 모습의< 향이>

<행복>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해 본다.

그래도 모든것이 정상적으로 되어 다시금 우리들 앞에 나타났으면

좋겠다.

진정한 행복은 어떤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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