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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2 일째

삶, 그리고 고통

-아빠 어디세요, 오시면 빨리 병원으로 오세요

엄마 수술할거 같아요.

세현의 전화.

전철타고 귀가 중였다.

-어디?

-서안 복음 병원요.

 

아침에 마누라의 전화가 왔었지.

진단결과 맹장인데 당뇨가 있어 날짜를 잡아야 한다고..

천천히 할줄 알았는데........??

 

6시 경 막 병원에 도착하자 마자 수술실로 들어갔단 세현.

초조한  표정인 세현의 얼굴.

놀랐을까....

_맹장은 수술도 아니라던데 뭘..

그렇게 생각은 하면서도 당뇨가 있어 은근히 걱정을

하고 있는데 수술이 한 시간이 경과 되어도 나오질

않는다.

-계속 수술중이란 표시등.

입술이 바짝 바짝 탄다.

병원에서의 기다림이란 얼마나 애가 타던가..

명래가 혼수상태서 다른 병원으로 갔을때의

아버지의 표정이 그랬었다.

그 불안스럽고 초조한 당신의 모습,

자식을 먼저 보내야 한단 아버지의 심정.

그 기막힌 심정을 이제야 이해 할것 같다.

그 당시 그런 긴박한 상황에서 어리석고 바보 스런

형수란 여자,

-여기선 장사를 못하고 고향으로 가야죠?

그래야지 노인들 좀은 위안이 되지.

-아니 지금 그거 말이라고 하는거요?

마치 죽은 것 처럼 태연히 말하게...

-아니, 그런게 아니라 만약의 경우 말이죠.

-시끄러워요,

그런 소리...

참담한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렇게 곁에서

말을 하던 형수란 여자.

부모님을 위로는 못할망정 마치 죽어서 돌아온듯

태연하게 말을 하던 여자.

그때나 지금이나 어쩜 그렇게 분위기 파악을 못하는지..?

 

삶과 죽음의 양안을 넘나드는 곳.

그 비정의 지대가 바로 병원였다.

동생과 어머니를 그 비정지대에서 잃었었다.

죽음,

그건 너무도 가까운데 있었다.

바로 어제까지 병실 침대위에 누워있던 동생이 차디찬

냉동실에 보관해야만 하는 현실.

매정하게 그렇게 생과 사를 갈라 놓앗던 곳.

삶과 죽음.

그 간격은 가까운데 있었다.

그게 슬픔였지.

생과 사의 너무도 짧은 간극이란게....

 

-박 00 보호자 분?

가운입은 의사가 부른다

불길한 예감같은거 듬을 어쩔수 없었다.

긴박한 순간.

-전데요 무슨일이라도....???

-환자의 맹장이 이렇게 삭어 버렸어요

맹장이 창자 뒤쪽에 붙어 있어 환자가 그 고통을

모른겁니다 그래서 보시다 시피 이렇게 삭어 버렸어요.

동물창자 같은  맹장을 보여주면서 설명한다.

가는 맹장이 터져 버린 모양.

풍선이 에리한 칼로 자른듯히 잘려나갔다.

잘려나간 부분은 짙은황색이었지

한 2cm??

-세상에,,?

어떻게 그런지경까지 견디었을까?

-다행히 수술은 잘 되었고요 아물려면 시간이 더 소요되죠

금식도 2일간이나 되어야 하고요.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어요.

수술이 잘 되었다니 더 바랄게 뭔가....

 

눈을 감고 나타난 와이프.

고통에 눈을 감고있다.

-자꾸 환자분을 깨우세요

그래야 마취가 빨리 깨고 좋아요 아셨죠?

자꾸 흔들어 깨워도 눈만 감는 와이프.

얼마나 아팠을까?

생살을 짼다는게.......

 

병을 두려워 하지 않은 와이프.

처음 당뇨가 발견되었을때 그렇게 타일렀다

당뇨는 절대로 난치병이 아니다

섭생과 운동을 잘 하면 나을수 있는 병이다.

헌데 왜 그렇게 고집이 센지?

<흡연>이 얼마나 치명적인 것을 모른걸까. 아님 알면서도

그렇게 피우는 걸까....

끊질 못하는 거다.

-당신, 흡연이 모든병의 근원이고 백해 무익한 것이란걸

몰라서 그래?

왜 그 까짓 담배정도를 못 끊어?

그러고도 당뇨를 나을거라 하는거야 응??

도대체 생각을 하는거야 그냥 될대로 되라 하면서 사는거야?

-내가 알아서 할께 걱정마...

아니었다.

약은 쌓아놓고도 복용은 않고 버리고...

시간맟춰 복용을 해야하는건 기본인데 그것 조차도

지키질 않았다.

기본이 되는 운동조차도 불규칙하게 하는둥 마는둥...

나을턱이 없지.

 

-건강을 잃고 돈을 모으면 무슨 의미가 있어...

이젠 편하게 살고 건강관리 하면서 살아야 해

얼마나 더 살거 같애?

왜 그걸 몰라, 죽을때 까지 돈돈하다 죽으면 억울해서

어떡하려고 그래, 답답하다 답답해.....

-나는 이렇게 살아야 해.

생각이 다르다.

어렷을때 부터 철저하게 혹독한 가난을 겪은 와이프

얼마나 서리 서리 맺혔길래 악착같이 돈만 모으려

하는건가..........

 

사고의 틀을 바꾸지 않고 자신만의 생각으로 갖혀있는 사람

어찌 보면 참 불쌍한 사람이다.

자신의 성안에서 밖으로 나올줄 모르니..

얼마나 많은 쇄뇌공작(?)을했어도 그 틀을 깨지 못한다

충고를 잔소리 쯤으로 치부해 버리니 무슨 소용이 있는가.

 

-그것봐,

진즉 병원와서 진찰받고 수술했더라면 고통없이 편하게

수술했을거 아냐?

맹장이 무슨 수술인가..

가장 초보적인 것이라고 하던데 ......

병은 절대로 크게 하면 안되는 거야

싹을 잘라버려야지.

처음 통증이 있을때 왔어야지 왜 참느냐고 바보같이...

참으면 병이 없어지면 몰라도....

-어젠 얼마나 아픈지 악을 바락 바락 썼어

그리고 토하고 난리였어.

-그러니 바보지.

왜 작은 것도 빨리 병원으로 와야지 참느냐고

적어도 병은 참는게 얼마나 바보 스런 행동인지 몰라?

 

이번의 소중한 경험을 통해서 건강의 중요성과 병에 대한

인식.

자신의 건강을 소중하게 생각할줄 아는 사고.

삶의 의미를 알았음 좋겠다.

세현이와 교대해야지..

맘이 바쁘고 심란하다.

연말 탓만은 아닐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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