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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는 고향의 여자 친구다.
친구석진일 소개해 줬고 한 동안 둘이는 상당히 좋은 관계로
발전하는가 싶더니 헤어졌단 애길 나중에 들었었다.
키가 훤출하고 마스크가 선명한 미남형의 석진.
녀석의 집은 기차소리가 시끄러운 바로 철로변이라
좋은 위치는 아니었던거 같다.
-왜 ㅇ 를 사귀지 않고 석진에게 소개해 줬을까?
그 당시는
한 동네사는 사람과는 사귄단 것이 웬지 좀 바람직스럽게
보이질 않아서 였던거 같다.
진이나 석인 아무렇지도 않게 한 동네 사는 복이나
숙을 은밀히 만나곤 했는데....
-너무 소심했던가....
ㅇ 를 소개해준 탓에 석진이란 놈은 휴일이면 늘
내 집을 찾아왔다.
날 보러온게 아니라 ㅇ 를 만나러 온걸 알지만
겉으론 늘 우리집엘 먼저왔지.
-저 석진인 왜 그렇게 자주 놀러오니?
그렇게 친해??
-응...
무심히 대답하곤 했지.
ㅇ 는 그 후에 시집을 갔단 애길 들었었다.
물론 한참후의 일.
엊그제 숙과 통화중에 그의 아들의 결혼식이 이번주
토요일에 있단 소식.
가 봐야지.
사춘기 시절에 헤어지곤 한번도 보질 못했으니
한번봐야지.
그렇게 가깝게 대화 나누던 ㅂ 와도 그 사이에
소원했었다.
물론 그 원인 제공은 ㅂ 가 한것이지만
옛일은 잊기로 했다.
오해든 뭐든...
-야 어떻게 ㅂ 는 그렇게 사람이 달라졌어?
전에 우리가 만나던 ㅂ 가 아니야.
뭐든 자기본위로만 생각하고 왜 주변 친구들을
자꾸 씹어, 도와 주진 못할 망정...?
애가 너무도 질투가 많아서 그런거 같아
전에도 그랬었잖아...
-그래,
나도 알아
허지만 이런것도 모두 덮어두자 우린 친구니까..
어쩌니 그 나이 되도록 속이 들지 않은걸...
-글쎄 말야.
우리 사이가 어떤 사인데 말야..
-참 어떤땐 안타깝더라...
낼 ㅇ의 아들 결혼식.
ㅇ 보다도 거기서 오랫만에 고향 친구들을 만나서
좀더 돈독한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서 가는거다.
우리의 소중한 추억을 그대로 묻어버리기엔 너무도
아쉬운 것들이라서.........
ㅂ 도 숙도 모두 이젠 안정된 가정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지만 쉬지않고 뛰고 있다.
-이젠 좀 쉬고 재밋게 살아
얼마나 더 벌려고...
-글쎄, 말이야.
엊그제 ㅂ 와 통화중에 그랬었다.
ㅂ 가 너무도 욕심이 많아서 과연 언제 그렇게
맘 편하게 쉴 날이 있을지.....??
세월이 흐를수록 엣 기억이 그립고 엣 친구가
그립다
그건 아마도 되돌아 올수 없는 날들이라 그런것일거야.
심심하면 놀러갔던 ㅇ 의 집
엄청 큰 감나무엔 지금쯤은 빨간 감이 늘 주렁 주렁 열렸었지
지금은 ㅇ 의 집이 아닌 다른 사람의 집이지만
늘 고향에 가면 ㅇ의 얼굴이 떠오르곤 했다.
살아온 날들보다 살 날이 더 많지 않고...
지나온 날들보다 현실이 더 재미없는 날들.
그래서 그런걸까......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