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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끊기면 또 만들면 되죠 이게 세상사 입니다 : 7 일째

5 월이 감이 아쉬워.

-낼 산에 갈수 있어요 함께 가고 싶어요

그녀의 문자 멧세지를 받은건 어제.

5 월도 마지막 휴일인거 같다.

강변역 부근 예식장에서 있는 홍 경임의 아들 결혼식은 축의금을

대신 보낸것으로 마무리 하곤 관악산엘 갔다.

눈 부신 5 월이 맞다.

너무도 좋은 날씨.

아마도 올해 들어 젤로 더운 날씬거 같다.

반바지 차림으로 올걸...

 

10시 30 분에 그녀와 정문에서 만났다.

여전히 시간지키는건 칼.

성격또한 단호하고 정확하다

때론 그런 성격이 좀은 냉정하고 너무 하다 싶은때도 있지만...

미지근한 성격 보담 더 낫다.

 

며칠전에 비가 온 탓인가?

작은 계곡마다 삼삼오오 모여 먹는맛에 온건지

시끌벅적하니 소란 스럽다.

하긴 이런데 와서 떠들지 않음 어디서 떠들건가?

 

늘 우리가 오면 쉬어 가던 그 넓고 편한 바위위..

선점하고 있는 사람이 있어 다른곳에서 쉬었다.

너무 더위 머릴 감고 보니 너무도 쉬원타.

왜 이렇게 계곡에서 흐른 물은 쉬원할까..

발을 좀 담그니 너무 차서 발이 시렵다.

이런 맛에 산엘 오는거 아닌가?

그늘에 앉아  간식을 먹는 즐거움도 빼놓을수 없는 즐거움중의 하나..

그리고 커피향의 내음.

 

-어때?

산에 오니 좋지?

-내가 오자고 한거니까 고맙다고 해요.

이런 날에 온단 것도 쉬운건 아니니까..

-그래 그래..

너 아님 얼마나 자주 올수 있었겠어?

꼭 말로 해야해?

-그래야 알죠.

 

녹음이 짙은 여름 등산.

가다 쉬고 가다 쉬고 하면서 오르는 산.

비록 힘은 들고 땀은 나서 끈적거리긴 하지만 와 보지 않은 사람은

그 등산의 즐거움을 모른다.

산을 정복한단건 바로 인생의 한 매듭을 푼단것을.....

괜히 마음이 부풀어 어떤 대화를 해도 서로 깔깔거리고 재밋다.

나와의 대화가 남편과의 대화 보담도 훨씬 더 재밋단다.

부부간의 대화란건 얼마나 무미건조한가?

그래선 안되는데...

부부가 나이가 들어감서 더욱 감동적이고 더욱 친근감있게 대화를

풀어가야 하는데.........

그런 분위기가 되질 않는다.

늘 대화란 것이 일상의 생활과 연결된 것이고 돈과 관련된것이라서

무드있는 대화가 되질 않는가 보다.

 

삼막사 앞에 이르자 12 시 정각이 되었다

오늘도 여전히  숱한 인파가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끝이 보이지도 않은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막국수 한 그릇.

산사에서 먹는 맛이 유별나서 그런가?

이해가 되질 않는다.

어차피 그 한 그릇으론 점심을 대신할수 없을거 같은데..

-아니 이 사람들은 기다리는 시간에 하산해서 사 먹음 더 나을텐데..

-그래도 여기서 먹는 맛이 또 다른 의미가 있어서 그런거 아닐까요?

-어떤 의미?

-어떤 추억을 만든다든가........

-난 이해가 되질 않아.

저 국수 한 그릇 얻어 먹기 위해 장시간 기다려야 한단 것이..

-글쎄요..

우린 한번도 이렇게 줄 서서 먹은 기억이 없으니까..

 

바람한점 없이 푹푹 찌는거 같은 날씨.

이런 더운날에 산에 올수 있었단 것도 행운은 행운 아닐까?

집은 더욱 더울거니까..

산에서 나는 피톤치트의 향은 도시에선 도저히 맡을수 없을거니까

기분좋은일 아닌가?

홍 경임의 아들 결혼식에 가지 못한건 미안하지만 그런 미안함도 산에 온 순간

다 잊어 버렸다.

 

하산해선 늘 가던 <정읍 보리밥 >에서 보리밥 한 그릇 비벼먹는 그 맛...

배 고픈뒤에 먹는 그 맛.

그건 경험해 보지 않음 모른다.

그 성취감이란것이 뭔지..

얕은 산을 등산한것을 뭐 그렇게 정복이니 뭐니 하느냐 할수 있을진

몰라도 그래도 그게 어디 간단한 것인가?

오늘처럼 더운 날에 3-4 시간을 산에서 보낸단 것이 말처럼 쉬운가?

다리는 약간 뻐적지근하지만, 그 성취감에서 느끼는 보람은 더 크다.

 

모든 번민과 모든 시름들을 한 순간이나마 산에서 훌훌 털고

둘이서 웃을수 있는 시간을 함께 가질수 있었단 것에 의미를 둔다.

-어때?

즐거웠지?

내가 있음으로 인해서....

-네네...

돌아서서 가는 발거름이 경쾌해 보이는 그녀.

오늘 등산이 그래도 유익했단 의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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