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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시절엔 가장 갖고 싶었던 건 작은 트랜지스터..
동네선 손 꼽아서 라디오 갖고 있던 집이 몇이 없었으니..
창수네 집엔 늘 그 작고 암팡진 <파나소닉 트랜지스터>가 너무도
갖고 싶었다.
저녁을 먹곤 그 작은 트랜지스터를 가운데 놓고 빙 둘러앉아
그걸 청취할때의 행복감.
이 창환과 고은정의 해 맑은 목소리.
그들은 지금 어디서 뭣을 하고 있을까?
이 광재와 임 택근의 근황은??
그 작은 외제 라디오가 갖고 싶어 신앙촌 시절에 미군부대 근무한다는
분에게 부탁했더니 그것조차도 결국은 돈만 떼이고 말았다.
라디오 대신 허름한 미제 오버를 받았지만 어찌나 서운하던지..
한푼 두푼 모아서 준건데 그걸 떼어 먹은 철면피.
그런자의 최후는 항상 행복한 죽음이 아닌거 같다.
연탄개스로 죽었단 소문은 한참후에 들었으니...
그 후엔,
< 독수리 표 성우전자의 카세트 라디오>
그걸 구입하곤 밤새 잠을 못잤었지.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단 것에 밤을 잊었으니까..
참 열정적인 시절이었던가 보다.
좋아하는 노래를 선곡해서 청계천 같은데서 녹음하던 것이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지.
테이프 한개에 녹음해서 갖다 주는데 800 원.
결코 싼 가격은 아니었던거 같다.
<풍악 레코드>의 윤..
그에게 부탁하면 2 일후엔 배달해주곤 했지.
그거 주문하곤 기다리는 기대감.
얼마나 설레던 시절이던가?
잠간 사귀던 옥례가 준 선물도 그녀가 그렇게 좋은곡만 선별해서
녹음한 테이프였다.
시 낭독을 중간 중간에 삽입해서 분위기 살린 노래들..
공무원이던 그녀,
피아노 전공해서 피아노 학원 차리고 싶다던 소망
어떻게 되었을까?
그리고 한참후엔,
일제오디오 셑트,
그걸 샀었지.
거금 100 만원을 주고 산건 보물 1호.
은쟁반에 옥 굴러가는듯한 청아한 소리.
한참 귀중한 오디오도 대세에 밀려 요즘은
방 한구석에 천덕구러기 처럼 있다.
하긴,
요즘 누가 오디오 사는가?
피시에서도 얼마든지 좋아한 곡을 들을수 있는데...
그래도...
가끔은 옛 추억에 젖어 시디를 듣곤 한다.
아련한 향수속으로 젖어드는 옛 노래.
그 반가운 얼굴들을 가끔 가요무대서 만나면 얼마나
반갑던지...
하루가 다르게 유행이 바뀌고 모델도 바뀌지만...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듣는 노래.
그 시대의 감정과 느낌은 변함이 없는거 같다.
유행이 다 좋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