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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세월이 빠르다.
귀엽고 앙징스러울 정도로 이쁘던 너.
내 기억엔 항상 <소녀>의 모습으로만 자리잡고
있는 넌데.....
네 아들이 결혼한다니...
그 간의 세월이 어쩜 이렇게 빠른가?
너를 첨 본건,
c.t 가기 훨씬 전....
12 살의 생기 발랄한 모습으로 외할머니
집을 찾았을때...
넌,
늘 할머니와 함께 오곤했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홀로 남은 어머니가
2 살난 널 남겨두고 재혼했단 사실.
-어쩌면 저런 이쁜 딸을 두고 재혼했을까?
너도 원망스럽다고 한참은 찾질 않았었지.
널 버리고 자신의 행복을 찾아 다른곳으로
간 어머니가 원망스럽기도 하겠지.
허나,
2 살난 딸을 델고 한 평생을 혼자서 살고 있는
여자가 과연 몇이나 될까?
너무도 당연한 일인데..............
너라도 그런 상황이라면 혼자 산다고 장담할수
있었겠어?
그런 친 어머니의 집을 한참후에 함께 찾았었지?
너무도 당황하던 그 어머니 모습.
널 억지로 떼고 혼자서 떠났단 사실
그런 죄책감에 괴로웠을테지.
어머닌 그런 모습을 보이기 싫었겠지.
결코 행복해 보이지 않았으니까...
-이렇게 살려고 재가 했나?
넌 그렇게 중얼거렸던거 같았어.
그리고 어머니에게도 원망스런 시선을 보내곤 했지.
네 눈엔 그런 모습의 엄마가 좀은 안되어
보였을 테니까.....
<준>아.....
여자가 자신의 행복을 위한 발거름을 어떻게
비난만 할수 있겠어?
어머니의 입장에서....
암튼,
넌 요정같았어.
그 당시의 내 눈엔....
-사랑스럽고 귀엽고 예쁜....
내가 얼마나 널 좋아했는지 모르는지...??
넌, 늘 일정한 위치에서 미소만 보냈지.
어정쩡한 위치.
친척이라고 할수도 없는 위치.
하긴 그런 위치가 아니람,네가 과연 내 곁에 맴돌수
있었을까?
그렇게 하루종일 놀아줄수도 없었을거야.
네가 와서 머문 몇일.
난 환희였고 즐거움였어.
널 바라본단 사실앞에..........
들로 산으로 놀러다닌단 사실앞에...
너에게 온갖 꽃을 따다주고 삐비도 뽑아서
너에게 주곤했지.
하루 종일 들로 산으로 돌아다녀도
마냥 즐겁기만했지.
그리고 네가 훌쩍 떠난 며칠은...
어떻게나 허전하던지...??
넌 몰랐을거야.
<또 올땐 더 재밋게 놀아야지.>
허지만 네가 와도 늘 나와함께만 있어주질 못했어,
널 좋아한 애들이 나 만이 아니거든.
그래도 넌 나와 젤로 함께 같이해 줬어.
내가 너무 잘 해 줬나?
그리고.......
한참의 세월이 흐른뒤에........
넌, 깜찍한 모습에서 좀은 발랄하고 귀여운
성숙한 모습으로 내 앞에 나타났지.
까만 반 코트의 귀여운 모습으로....
널 혼자키우는 할머니가 널 위해 모든 것을
다 해 주셨을테니까....
당차고 세련미가 줄줄 흐르는 네 모습.
천사 같았어.
요정 같았고.....
네 할머닌 외할머니 보담 더 아름다우신거 같았어.
그 당시의 내 눈엔...
결혼 후에도 어쩜 그렇게도 사이 좋은 자매였는지...
외할머닌 네 할아버질 미워했지.
술로 가산을 탕진하고 동생을 고생시킨다고...
매일 술속에 살고 있었던 그 할아버지.
당연히 미워했을거야.
-나 이 오빠 사귄다?
한번 사진 보여줄까?
-그래?어디......
옆모습의 훤출한 25 살의 미남의 사진.
그 사람이 네가 사귄단 오빠.
그 사진을 보는 순간 어쩜 그렇게도 서운하던지...
내 맘속에 자리 잡은 네가 떠나야만 한단 사실.
나 아닌 좋아하는 이성을 사귄단 사실.
그건 질투였지.
결콘 우린 사귈수 없는 사인데....
언젠간 떠나야 한단 것.
너도 나도 그런 상상은 못했지.
그래도 내 곁에 오면 네 맘을 갖을수
있었는데...........
이젠 영영 넌 다른 사람만을 좋아한단 사실.
그게 얼마나 아픈건지 아니?
네 마음이 다른곳으로 정착한단 것.
빼앗긴 자의 아픔.
넌 모를거야.
그게 짝사랑였나?ㅋㅋㅋ....
내가 좋아하니 네가 날 좋아한단 사실
그런것만 좋았지.
그 오빠 칭찬으로 침이 마르고...
듣는건 아픔인데도.....
-그 오빠 집안에서 사귐을 반대한다고 했어.
가진거 없고 부모없고 가정형편 뻔한 것을 오직 미모만을
보고 사귄단 것에 반대는 당연하겠지.
그 오빠가 ...
널 얼마나 좋아했으면 시골에 머문 며칠을
견디지 못하고 찾아왔었을까?
너 보담도 그 오빠가 더 좋아했을거야.
그런 모진 반대를 무릅쓰고 좋아했으니...
온 가족의 질시를 무릅쓰고....
순수하고 이쁜 너, 좋아한건 당연한데....
이윽고...
c.t에 갔을때...
넌 이미 그 오빠의 여자가 되어있었어.
이미 어쩔수 없는 그 사람의 여자.
임신을 한 너의 부은듯한 얼굴.
여전히 이뻤지만 이미 넌 한 남자의 아내가
되어있었지.
결혼도 하기 전에...
그 조마조마한 모습으로 한풀 꺽인듯한 모습.
날 보자 좀은 겸연쩍은 모습였지
너도 좀은 부끄러워했을테니까.....
그 호랑이 같은 할아버지.
그렇게 보고만 있었다니 이해가 되질 않았지.
하긴 술이면 모든것이 끝인 할아버지.
그 오빠가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상상이 가지.
들낙거려도 보고만 있는 할아버지.
결국 그 사람과 결혼했단 소문.
군대있을때 들었지.
참석할수 없는 위치라서 먼데서 축하만했고...
휴가와서 그 딸을 사이에 두고 사진을 찍었어.
그런 사진을 바라본 그 오빠가 질투를 했었나?
그 사진을 버리라고 했단것.
그럴거야.
마치 우린 신혼 부부처럼 보였을테니까.....
귀대후에도 난 그런 오해를 받았었지.
그 사진땜에....
아주 어린 시절에......
넌 내 마음에 그렇게 깊은 영상으로
새겨있었지.
너 보담은 훨씬 더 깊은 영상으로...
너 말고는,
더 이상의 예쁘고 귀여운 소녀상은 없었으니...
-아름다운 꽃은 젤로 먼저 꺾는다.
그런 것이었을까?
널 결코 소녀로만 남겨두질 않았으니....
18 세라는 어린 나이에....
가야만 했으니.
지금 생각하면 너무 억울하지?
나도 그래.
조금은 더 내 곁에 머물수도 있었는데......
네 딸을 유심히 살펴보곤 했지.
네 어린 모습을 찾을수 있을가 해서..
아니었어.
너 보담은 훨씬 못한 모습.
미모에서 널 따라올수 없었지.
키가 더 크단건 빼곤 모든것이 너보담 못해.
두딸 모두가...
-왜 준의 딸은 자기 엄마같지 않아?
너모도 못생겼지?
-나도 그래..
아빠도 엄마도 천상 미남 미년데 말야...
아마도 궁합이 맞질 않나 보지.
옥인 그렇게 말하더라.
훌쩍 긴 세월을 뛰어 넘어 오늘.
드디어 남은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을 장가보낸단 날.
밖에 비가 오구나.
그래도 가야지.
오늘 휴강도 결심했어.
오직 널 보려고......
결혼이란 것 보담도 너와 함께 시간을
갖을수 있었단 것.
그리고 그 시절의 네 친구들을 볼수
있다는 사실.
가슴이 설렌다.
-오빠 결혼식 끝나고 꼭 우리집으로 와서 놀다가?
알았지?
내가 애길 하지 않아도 꼭 그래야 해
친구들도 올거야
그립잖아?
-그래야지...
내 머리속에는,
아직도 넌 귀엽고 깜찍하고 발랄한 만년 소녀.
앙징스러울 정도로 귀여운 모습으로 남아있어.
그런 추억조차도 없는 사람들.
그에 비하면 얼마나 행복하니?
나만 가만히 꺼내볼수 있다는 소중한 추억.
너로 인하여.....
오늘에야...
고백한다,
널 향해.........
<준>아,
널 진정 좋아했고......
그래서 행복하고 소중한 추억을 갖고있어.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