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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62 일째

혈육

같은 부모 밑에서 자란 형제.

같은 피를 나눈 형제처럼 더 가까운 친척이 어디 있을까?

부모의 지도와 끈끈한 정으로 맺어진 혈육.

이 세상에서 젤로 가깝고 살같이 대해야 하는 관계지만

남 보다 못한 사람들이 있다

이것 처럼 불행한 사이가 어디 있을까?

 

-아니, 제삼 삼촌은 왜 오지 않나요?

-묻지 말아.

그 놈 애기 하면 피가 끓어 오르니까..

-아무리 그래도 형님이 돌아가셧는데 오셔야죠.

전화는 했어요?

-하면 쌈을 할려고 하는데 뭐하러 해?

놈이 왜 전화했냐고 되려 화를 낸다니까..

 

어제 재남 삼촌의 별세 소식을 듣고 달려간 영안실.

마땅히 그 자라에서 문상객을 맞아야 할 위치인 그 사람.

얼마나 원한이 사무쳤길래...........

얼마나 가슴깊이 새겼길래..........

마지막 떠나는 형님조차 외면하고 나타나지 않은걸까?

그런 형제간의 관계를 알고 있는 할머니의 가슴은 얼마나 아프고

쓰라릴까?

그럼 어머니가 중간에서 나무라고 이어주지 못한걸까?

하긴,

그런 노력을 했었겠지.

인간 말종이 아닌 담에야 응해야 하는데........

 

물론,

두째와 세째 사이의 불화.

그 깊은 내막은 모른다

재삼삼촌이란 사람의 말은 듣지 못했으니...

아무리 그렇다손 쳐도,영영 이별을 하는 마당에도 나타나지 않는단 건

백보를 양보해도 잘못 생각하고 있는것 아닐까?

-아마도 오지 못해도 속으론 울고 있을겁니다.

나타나지 못한 처지를 말이죠.

-뭐라구?

그 놈이 그 정도의 양심이 있다면 벌써 왔어.

사람도 아냐...

 

하긴,

요즘의 세태.

차마 보기 조차 민망할 정도로 말세를 향해 달린거 같다.

조상의 차렛상을 지내는 현장에서 동생을 쏘아 죽인 형.

그건,

혈육이 아니라 원수사이.

그 반목의 주 원인은 유산싸움이 주종을 이룬다

부모가 몰려준 재산.

그것에 대한 불만이 결국은 유혈극으로 막을 내린경우를 흔히

봤었다.

이들 사이도 그렇고 그런건가?

-형님이 어려우니 그럴수 있겠다.

-동생이 가족도 많고 벌이도 쉬언찮으니 그럴수 있겠다.

하는 너그러운 마음은 해 볼수 없는걸까?

필경 그 불화의 원인이 무엇이든 그 사이에 낀 여자가 제 몫을 제대로

못한 것일거다.

 

수원의 형수란 사람.

마땅히 인간의 도리를 해야 함에도 그런것 조차 못하는 철면치 적인 행위로

인해 부모님 제사엔 형제들 조차 오질 않았다.

그런 처신에 대한 불만의 표시인데 그걸 모를리 없건만 꿀먹은 벙어리 모양

일언반구도 없었지.

반격하려고 했었는데.....

-왜 누님과 동생이 오지 않은 이유를 모른단 말요?

한번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을 해 보세요.

그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그럴 생각였는데 전혀 그런 기색이 없었다.

양심이야 있겠지...

 

세월이 흐를수록.......

연륜이 들수록 형제간의 우애는 더욱 필요한데....

우리 주위엔 그렇게 살지 못하는 형제자매가 너무도 많다.

안타까운 현실.

재운이 삼촌도 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 보기에

민망하다.

괴로운 질문에 답변조차도 괴롭고.....

 

부모님은 생전에 늘 그런다.

형제간에 우애있게 살라고...

적어도 결혼 전에는 그렇게 산다

허지만 다른 식구가 끼고 그들만의 삶을 영위하면서

서서히 형제간의 우애는 퇴색하고 탐욕으로 자리잡는다.

그럴필요가 있을까...

 

그런 부도덕한 행위를 하는 형수를 보면서도 일언반구

하지 않은 형님.

때론 야속하다.

-왜 못 본척하고 그렇게 지낸다요?

동생은 늘 오빠의 그런 애매모호한 행동을 비난한다.

-왜 모르겠니?

형수와 다투기 싫어 집안의 평화를 위해 모른척하겠지

-그럼 왜 우리들에게 조차 말을 못하냐고??

-그만두고 오빠 마음을 우리가 헤아리자..

그게 오빠를 위한 것인지도 모르니까...

 

형제간의 반목과 질시.

아무리 남 보듯하면서 살아왔다지만............

마지막 가는 고인을 마음 무겁게 보낸다면 산자의 잘못이라 본다.

어떤 경우라 해도...

죽은자는 늘 미화시키지 않던가...

아마도 괴로울 거다.

형님의 가시는 길조차 가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가 어찌 괴롭지 않을손가?

인간이라면.........

그렇게 사는게 결국은 서로간에 불행인데 왜 모를까?

왜 그 모든 껍데기를 털어버리지 못한걸까?

한줌도 못되는 증오와 탐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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