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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63 일째

대화

지난해 점심약속 하곤 바쁘단 이유로 지키지 못해 미안했던 <형욱씨>

오늘 저녁 식사하고 나니 조금은 미안함이 가신거 같다.

인쇄,프린트 등을 취급한가 했더니 이번엔 친척과 함께 사무실에서

다른 일을 하고 있었다.

바쁘게 산단 것.

그건 보람찬 일인거 같다.

눈 부시게 뛰는걸 보면 참 대단한 사람이다.

수입여부는 어떤지 몰라도 암튼 쉬지 않고 열정을 쏟는 모습은

좋아 보였다.

 

-잘 되고 안되는 것은 내 힘이 아니라 하나님의 힘이라 믿고 그져 매달립니다

김 형도 교회에 나가봐요,

얼마나 마음이 편한지 몰라..

-좋은 일이죠

하나님에게 모든것을 의지한단 건.....

 

간단한 저녁식사를 했지만 너무도 많은 애기를 해서 식당 주인에게 미안하다

했더니 있어줘 외려 고맙단 애기.

손님이라곤 우리 뿐였으니까...

썰렁하지 않아 좋단 것.

 

-김 형은 날 모르지만, 난 김형을 잘 알지요.

-절요?

전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데요.

-그럴 겁니다

절대 날 모르죠.

 

행남이의 제부.

만난 자리에서 내 소개를 했던 모양.

그렇게 해서 우린 대화를 했었고, 좋은 교우관계를 유지하고있다

행남이가 날 소개할적엔 절대로 나쁜 애길 할 이유가 없지.

우린 친한 친구였으니.......

 

남편이 엉뚱한 사업을 벌이다 빚 더미에 앉아 파산한 바람에 남편마져

죽고 지금은 빚 때문에 어딘가에 숨어 사는 행남.

 

-언니 가끔 전화오면 내가 보고 싶다고 전화좀 하라구 그래..

-그럴께요.

행남의 동생과 통화중에 한 애기.

 

바로 우리집과 이웃하고 살았던 그녀.

그리고 친구이전에 연분홍 설레임을 안겨준 여자.

나 보담은 빨리 성숙한 바람에 늘 바라만 보았던 그녀.

마주치면 알수 없는 미소와 다정한 눈길.

왜 그런 그녀의 모든것을 바라만 봤을까...

좋은 혼처에 결혼하여 금의환향한 듯 비까 번쩍거린 차를 타고 나타난 그녀.

그럴때 어떤 비젼도 보여주지 못하고 방황하던 내 초라한 자화상.

그런 초라함을 보이기 싫어 숨어 버렸던 그 시절.

그랬던 그녀가 그렇게 가산을 탕진하고 숨어지내야 하는 처지라...

참으로 모를건 사람의 운명.

아무도 찾지 않은 외로운 영안실에서 소복 차림으로 말 없이 맞던 그녀.

얼마전까지만 해도 그 물좋은 감남에 크나큰 아파트를 삿다고 자랑하던

그녀가 급전직하 나락으로 떨어질 줄이야...

-누가 사람의 미래를 장담할수 있으랴...........

 

행남이의 제부 형욱씨.

화곡동서만 지금껏 30 여년을 살고 있다는 것이 참으로 고지식하다

이젠 그곳에 새로히 건물을 신축하여 살고 있으니 떠날수 없겠지.

-나도 참 답답한 사람야.

왜 그 사이에 집을 옮긴단 생각을 한번도 못한건지 몰라

몇번 옮겼으면 이 보담은 더 탄탄햇을텐데 말야..

-그건 그래요

저도 그랫는걸요

만 20 년을 한 군데서 살았으니 참으로 답답하죠.

 

봄 바람이 너무도 좋아 신정동에서 화곡동까지 걸어서 왔다.

걷는단 것은 좋은거지.

-자 자주 자주 만나고 연락을 하고 살자구..

-그래요, 자주 연락이나 하구요

지척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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