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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2 일째

그 시절의 오늘

1966년 3월 11일 오늘.

딱 20살 되던 해.

이모할머니의 환상적인 그곳 소개에 멍하니 쳐다만 봤던 c.t

부모님의 아쉬운 눈길을 뒤로하고 야간 열차를 탔다.

원대한 꿈을 안고서.....

 

-원대한 꿈을 꾸었다기 보담은 희망없는 현실에서 벗어나고픈

절실함이 더 컸으리라...

 

40여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은 오늘 3월 11일.

늘 이날은 그 시절의 나를 생각하곤 한다.

-그때 거길 가지 않았다면 나의 모습은 지금의 모습이 아닐까?

 

다들 진학을 하는데 기지 못하는 학교.

그걸 피해서 떠났단 것이 더 맞을까...

 

허지만,

막상 찾아간 c.t.

거긴 이모할머니 처럼 그 종교만이 진실된 종교란 신념으로 살려고 온 사람

들에겐 몰라도 무신앙인인 나의 눈에는 결코 이상향은 아니었다.

빈손으로 왔으니 뭐든 해야 한다

그런 절박함이 당장 숨을 막히게 했었다.

당장 스스로 벌어야 한단 사명의식.

그런 답답함을 이기지 못한 경제는 바로 담날 귀향하고 말았지만

난 더 버티기로 했다.

 

희망을 찾아온 나의 꿈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그렇다고 곧 바로 귀향한단건

또 다시 절망속에서 살아야 한단것을 의미했지.

준자의 주선으로 범박리 영기의 비니루 공장.

그 당시의 시장 바구니는 c.t의 대표적인 브랜드였지.

범박리는 절대로 c.t영역이 아닌데도 상표를 도용하여 공공연히 출하했었고

영기 아버지는 상당히 돈도 벌엇을거다.

영기 아버지의 매정하고 매몰찬 언어는 결코 좋아지지 않았다.

돈만 밝히는 수전노 같은 존재.

우린 그 사람의 돈벌이하는데 이용되는 도구에 불과했다.

<준>과 <영기>의 미묘한 관계에서 보이지 않은 미움도 받았던거 같고,,,

 

첫 사랑 <영숙>이를 만난 것도 거기.

나사렛에서 살았던 영숙.

그를 바래다 주는 것이 유일한 즐거움 였을까?

개수리고개를 넘을때 나눈 대화

그리고 가슴이 쿵쿵 거리던 그 시절

얼마나 순수한 마음였으면 그랬을까?

 

나를 가까히 하려고 동생 <옥>에게 선물공세를 퍼 부었던 그녀.

-오빠, 영숙이 언니가 이것을 선물로 줬어.

그 언니 나에게 너무도 잘해 준다.

-네가 잘하니 그렇겟지...

 

과감히 대쉬하지 못하고 먼 발치에서만 좋아한 그녀.

첫 사랑의 고백을 못한 못난 마음.

그녀는 울산으로 ....

난 춘천으로 떠났지.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그리곤 우린 영영 이별.

 

-허스키한 목소리와 노랠 잘 부르던 그녀.

유난히도 큰 눈이 매력적인 영숙.

<명>과 영숙이와의 삼각관계.

자금 생각하면 웃음밖에 나오지 않은 것들이지만

왜 그 시절은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였던가.....

 

40년이 지난 추억이지만 잊혀지지 않은 것은

일상에서 탈출하여 내 생활이 엄청난 변화를 이르킨 날이어서 그런가?

이날의 탈출(?)은 지금껏 돌아가지 못하고 해매는 배가본드처럼 되어버린

역사적인 날.

-거기서 군대로..

-군 제대서 순천으로..

-순천에서 서울로...

 

구원의 여성상으로 귀엽고 깜찍했던 <준 >

누가 봐도 준의 외모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었는데....

그건 지나간 꿈이였던가?

저렇게 평범한 여인으로 늙어가고 있는것을..........

젊어 한때의 화려한 미모.

그건 반짝 피었다 사라진 꽃과 같은 것인가?

그래도 예쁜 여자가 좋은건 남자의 본능인가 보다.

 

-연분홍 복사꽃이 만발한 날에, 기약없이 떠난 난숙이.

자주 온다던 그녀의 마지막 말.

그게 영영 이별일줄이야.....

-울산으로 떠났던 영숙.

-지칠줄 모르게 위문편지를 보냈던 명자.

지금은 다들 어떻게 살고들 있을가...

함께 있을때 모여서 찍었던 그 때 사진.

그걸 바라봄서  그들도 예전의 추억에 잠겨 볼려나...

오늘 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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