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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2 일째

추억을 잊은건 아니겠지..

하두 함께 붙어다닌다고 해서 우리 사이를 모른사람들은

혹시나 동성애자 아닌가 하곤 의심을 했더랬다.

<섭>이..

70년대 초반 군에서 휴가나온 김에 잠간 만난후론 소식조차 알수 없는 놈.

참 희안한 존재다.

왜 그렇게 꼮꼭 숨어 버렸을까?

어떤 피치 못할 사정이 있기에......

 

-너 혹시 섭이 소식아냐?

-내가 묻고 싶은 말이다.

참 묘한 놈이란 말야...

전혀 모르고 있으니...

-그래, 광주에 사는 우리도 모르는데 네가 알수 있을 턱이 없지...

 

보고 싶다.

녀석과는 가슴 속에 어떤 비밀도 감추지 않고 털어놓고 대했는데...

내가 이렇게 그리워 하는줄 놈은 모를까?

차마 우리들 사이를 잊는단 것은 상상할수 없는데........

 

섭이란 친구는,

가정적으로 경제적인 면은 나 보담은 나았다.

적어도 그는 나 처럼 방과후에 일을 해야 하는건 없었으니....

<천민신분>이란 것 땜에 열등감을 갖고 있었지만...

그런 신분이 지금 어디 존재한건 아니지 않은가?

할아버지가 무당의 신분였단 것.

그건 놈에겐 좀은 부끄러웠던 모양.

허나,

난 절대로 그런걸 의식하지 않고 친하게 지냈었다

가까운 친구로...

 

그렇게 억척스럽게 살려고 발버둥친 그의 어머니의 죽음

그 죽음은 그 가정을 파산상황으로 몰고 간거 아닐까?

방랑벽으로 전국을 떠 돌면서 가정은 도외시한 그의 부친

그리고 여러여자와의 관계..

그런 것을 목격하면서도 섭의 어머닌 한치의 흔들림없이 부모 모시면서

억척스럽게도 고생을 하셨다

그런 억척은 어쩜 <섭>이란 유일한 아들에 대한 희망였는지 모른다.

남편의 바람끼도 눈길주지 않은 남편의 외도에도 묵묵히 견딜수 있었던

것은 < 섭 >이란 놈의 장래를 믿고서 그렇게 살았던거 같았다

결국은,

섭이 성공한 모습을 보지도 못하고 가 버리고 말았지만...

 

놈이 보고 싶다.

오늘 같은 날.

신분관계를 떠나 서로의 마음을 너무도 잘 아는 우린지라 늘 함께 붙어다니면서

성장했는데......

어떻게 그렇게 많은 추억을 접고 놈은 날 한번도 찾지 않은걸까?

그 머나먼 크리스쳔 타운까지 찾아왔던 그 정열이 다 어디로 가버린

것인가?

나이가 들면서는 예전의 기억들이 더 그립고 보고 싶어 지는데..........

-죽었을까?

아닐거다.

죽었담 소문이 이미 났을테지.

 

방학이면 조용한 그 집에서 공부를 하고 그걸 바라보는 그의 어머니의 자상한 눈길과

소반에 수박이며 참외를 간식으로 주시던 그 분.

섭이가 나와 어울린단것 만으로도 좋아하시던 그의 어머니..

그의 어머니의 별세 소식에 달려가 마지막 가시는 길을 애도했었는데...

 

녀석은 특별한 기술도 없고 가정 형편이 좋아 좋은 학교도 가지 못하고

아마도 장사를 했을텐데......

인터넷을 뒤지고 백방으로 알아봐도 꼭꼭 숨어버린 놈.

얼마나 숨어야만 하는 그런 실정이었을까?

진정으로 살아있다면.........

 

<월평 동네의 큰 소나무와 잔디>

우린 늘 그곳에서 노래도 부르고 청운의 꿈도 꿈꾸었지..

-ㅈ 야,

우린 어디서 살더래도 서로 연락하고 지금처럼 친하게 지내자.

-그럼 임마, 그거 말이라고 하니?

당연하지..

우린 그렇게 다짐을 하곤 했는데 왜 그렇게 변해버린 것일까?

 

어머님이 돌아가시고 시골에서 살아야 무슨 특별한 묘안이 없는 섭은

광주로 떠났단 소식을 나중에 들었었다.

내가 제대한 후였던가?

군에 있을땐 <연숙>이의  편지를 받았으니...........

 

만날수 있겠지.

놈이 어떤 상황에 있더래도 꼭 한번은 만나고 싶다.

차마 잊기엔 우린 너무도 소중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그리고 손가락 걸고 맹서한 < 문신김 >의 약속.

그런 약속조차도 잊었는지 심드렁한 문은 내 기억에서 잊은지 오래지만

섭만은 아니다.

녀석은 지금도 그 날의 기억을 꼭 기억하고 있을거야.

지금 나처럼...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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