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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날,
미소를 짓고 있던 너의 영정앞에서 망연자실하던 우리들.
우린 슬픔을 마음에 간직하고 서울로 왔고,오는 내내 네 애기뿐였지
그런 헤어짐 뒤로 다시 네 앞에서 이런 대화 나누려니 가슴이 답답해 오는구나..
<숙>아?
그래 하늘나라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니?
거긴 어때?
바로 그 전날이 네 친정어머니 제사날이라고 하더니 그 다음날 그 곁으로
갔으니 넌 제삿날이 같겠구나..
그리고 함께 간 네 시부모님.
가는 길이 외롭진 않이서 다행일거구..
<숙>아?
너의 비보듣고 가면서 우린 그랬었다..
-야 이건 안된 말이지만 차라리 남편이 죽고 숙이가 살았다면 이 길이
얼마나 즐거운 길이겠니?
소중한 내 친구를 잃고 싶지 않다는 소박한 꿈이어서 그런 가상도
했겟지...
살아있는 네 남편이 이런말 들으면 화가 날테지만
우리 입장에서 너무도 당연한 애기 아니겠어?
한번도 가보지 못한 영암.
그곳으로 시집을 갔다는 이유로 넌 그곳 영암땅에 묻히게 된다는 것.
거긴 네겐 시집일 뿐 어떤 그리움도 어떤 추억도 없을 거기..
널 거기에 두고 온 우리들 발길은 왜 그리도 무거웠던지...
넌 모를거다.
-왜 네가 우리가 뛰놀던 산 좋고 물 맑은 고향을 버리고 거기에 묻혀야
한다는 것인지..
그 조차도 서뤄웠다.
전화한번 잡으면 1 시간이고 2 시간이고 전화를 놓을줄 모르던 너.
초등학교 친구였단 이유뿐인데도 유독 나에게만은 많은 마음을 줬던 너..
속내를 숨기지 않고 털어놓던 너..
이젠 그런 대화나눌 상대조차 없구나..
평생을 바람만 피우고 다닌다던 네 남편.
그 남편때문에 넌 속께나 쏙는다고 했을때...
-세상에 바람 한 두번 피워보지 못한 남자가 어디 남자냐?
-그럼 너도 피워 봤어?
-그걸 말이라고 하니?
물론 피워 봤어.
가정을 버리고 모든 것을 몰두한다면 모를까
그런 정도 아니면 그냥 모른체 하고 넘어가라
여자가 시시콡콜 따지면 너무 피곤하단다.
-너도 남자라고 편 드는구나..
헌데 우리 남편은 딴 주머니 차고 그 여자에게 돈을 주니까 그렇지.
-그래도 네 생활하는데 궁핍하게 하는거 아니잖아?
글고 그 여자와 딴 살림을 차린것도 아니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면 안돼?
-야, 그만둬라.
결혼할때 한 남자와 한여자가 변치않고 살아야지
그렇게 딴 마음 먹으면 그건 변심아냐?
그리고 배신이고.
그럼 평생을 한 남자만 바라보고 산 난 뭐니?
이제와서........
이럴줄 알았으면 나도 바람이니 피운건데...
-그럴때 나를 찾지 그랬냐?ㅋㅋㅋ...
-너는 그런 상대가 아니지..
넌 그져 좋은 친구지...
-말이 그렇다 말이...
우리가 초등학교 3 학년때 오수섭 선생님 댁으로 도배하러 가서
그날 셋이서 함께간 친구들이랑 함께 잔적있지?
너와 나, 그리고 한 친구는 현숙였나?
-그래 말해봐.
그때 네가 내 옆에 잤니?
-야, 그 때가 언젠데 그걸 기억하고 있니?
그 선생님 댁으로 간건 기억나는데 누가 네 곁에 잤는지..
그리고 누가 네 곁에 잔게 뭐가 중요해?
넌 별걸 다 기억하고 있구나...
-하긴..
그래도 그 선생님과 함께 배운 시간들이 젤로 기억나..
-그야 그 선생님이 널 젤로 이뻐해준 것이겠지..
염소야 염소야,,
하고 놀렸잖니..
-그랬었지..
헌데 그 선생님 오토바이 사고로 고인되셨데.
-그래?
참 그 선생님 미남이고 멋있었는데...
그래서 미인 선생이던 김 인숙 선생님하고의 로맨스는 학교의 화제였잖아?
아마 결혼도 하셧다지?
-그럼 그랬지.
워낙 미남이라서....
<숙>아?
우린 너와 함께 같은 반에 자주 편성된 탓에 너무 좋아한 것인지도 몰라.
그때4 학년때 까진 남녀 공학반으로 운영할때 까지 쭉 한반엿던거 같애.
동그런 너의 얼굴.
단발머리의 너
너무 수줍어 하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구나,
그리고 졸업후에 넌 1 년후에 왜 나주여중을 다녔는지...
넌 그때 우리보담 일년 후에 학교에 다녔지.
아마도 더 좋은 중학교에 가려다가 그런거니?
그걸 물어본다하면서도 생전에 한번도 물어보지 못한 것을
이제야 묻는구나...
나를 보자 그때 귓밑머리가 붉게 물들어 오도록 고개를 들지 못하던 너
그건 이성이란 것 보담은 나와 함께 가지 못하고 늦게야 다닌것에 대한
어떤 부끄러움 아니었을까?
-야 숙아?
너 왜 이제 1학년이야?
이런 말한마디 못했으니 나도 숙맥이긴 마찬가지였나봐...
너의 죽음.
현실 같지 않아.
지금도 전화하면 너의 잔잔한 목소리가 들려올거 같아서
어젠 전의 너의 집으로 전화했었지..
어느 누구도 받질 않더구나...
순희, 금자,재호,그리고 널 좋아한다고 네 방으로 찾아왔더던 기헌이.
그리고 나..
이렇게 5 명만 갔었지..
동창회하면 그렇게 많이도 모이던 동창놈들이 겨우 5 명만 가게 되었어.
너무 속상하더라..
그런곳엔 많이 찾아가 널 기쁘게 해 주어야 하는데..
너의 마지막 가는 길을 위로 해 주어야 하는데...
그래도 그 많은 화환중에 젤 첫번쩨로 놓인 화환.
<노안 초등학교 36 회 동창 일동>
그 나마 위안이 되더구나..
하긴 그 슬픈현장에 그 많은 화환들이 무슨 소용이 되겠니?
<숙>아?
그렇게 치열하게 살려구 발버둥치다 어이 없게도 남편이 운전한 차에 동승한 죄로
한 가족이 함께 하늘나라에 갔으니 이 무슨 날 벼락이냐?
-제가 죄인 입니다.
하나의 상처도 없이 조문객을 맞는 너의 남편의 말이더구나.
이유야 어디있든 네 남편은 평생을 죄인으로 살게되겠지?
부모와 아내를 죽게한 것이 자신의 책임이란 족쇄.
그 심정을 이해해 주려므나..
-난 죽으면 절대로 남편과 함께 묻히지 않을거야.
누가 그 원수하고 함께 묻혀...
그랬던 너.
그러고 보면 넌 남편과의 삶이 결코 행복한 것은 아니지만
이젠 모든 것을 용서해 주고 훨훨 털어 버려라.
그리고 새로운 삶으로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게 살거라..
눈을 감으니 동심의 세계에서 부터 엊그제 일까지 주마등 처럼
눈앞에 펼쳐지는 너의 모습
너무도 생생하구나..
지난 연말 모임.
그 모임이 우리의 마지막 만남였나 봐.
마지막 모습을 보이려고 조금 늦게 성장하고 나타났던 너..
<숙>아?
이젠 이승의 모든 번민과 고뇌를 모두 버리고 편히 쉬거라..
누구 보담도 착하고 성실히 살았던 너 였기에 하늘나라에서도
좋은 곳으로 갔을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머 잖아 우린 또 모임을 갖을거다.
그 날도 너의 애기로 화제를 삼을거다.
그날 모임에선 너의 명복을 모두 빌어 줄께, 이승의 친구들이...
좋은친구 <숙>아?
너를 잃은 우리들은 너무도 맘이 아프다
허지만 어차피 우리도 가는 길인걸...
편히 쉬거라........
이렇게 명복을 빌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