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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동창인 < 순이 >
한번쯤 보고 싶어 수소문하여 전화번호를 확인했다.
한 동네에 살았던 경임이가 알려준 전화.
-나 기억나?
-그럼 기억나고 말고...
생생하지..
-그래?
날 기억 못 할줄 알았는데 기억해 줘 고맙구나..
난, 널 좋아했으니까 항상 생각을 했지.
-그랬어. 야 이거 영광인데..
어쩌지?
이젠 나도 많이 늙어서 ㅎㅎㅎ...
-그건 어쩔수 없는거 아니겟어?
세월이 그냥 두질 않으니...
마치 정다운 친구를 오랫만에 만난거 처럼 한참동안을
지난 애기로 꽃을 피웠다.
40여년이 흘렀는데도 왜 생소하지 않은걸까?
왜 목소리만 들어도 그렇게 반가울까...
< 순 >은 고향에서도 가장 큰 동네서 살았었다.
그 동네는 어찌나 양반행세를 하는지 자칫했다간
상놈소릴 듣게 되어있다.
그 만큼 양반가문으로 이룬 집성촌였지.
< 순 >의 집은 바로 동구밖입구에 있는 아담한 가게였지.
그 동네를 지나칠땐 늘 그녀의 집을 통과하여 지나야 햇으니
자연히 마주쳤었다.
외면하곤 햇지만 좋아했었다.
동그란 얼굴에 귀여운 표정.
그래서 선생님의 귀여움을 독차지 하곤했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남자 선생님들은 이쁜 학생을 좋아하니까...
-나 광주로 시집와서 지금껏 살고 있어.
사업을 하던 남편이 한때 잘 벌었는데 주식에 손을 댔다가 손해를
봤어.
그게 지금도 안타까워...
<자유 부인>이란다.
어느때나 전화해도 되고 만날수 있다면서 광주에 오면 전화하란다.
사실 지금보면 실망을 느낄수도 있을지 모르지만 보고는 싶다.
늙어 간단건 어쩔수 없는 자연의 섭리
그녀가 날 보면 실망하는것과 다를게 뭔가...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 주질 않으니 어쩌란 말인가........
그 동네 앞을 지나칠때면 늘 그 자리에서 빙긋이 미소짓던 소녀 <순>
달 처럼 환하고 귀염성 스럽던 그 녀.
세월은 흘렀어도 그 모습으로만 그려진건 내 욕심이겠지.
많이도 변했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