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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3월.
그 날은,
나름대로 자립하겠단 굳은 각오로 집을 떠나 처음으로
도착한 곳이 영등포 였다.
새벽 4 시경,
가로등만이 뿌옇게 영등포 역사를 비쳐준 이른 새벽.
새벽차를 타고 달려왔지만 마음은
내일의 희망에 벅차 있었다.
옆엔 밤잠을 설친충혈된 눈으로 경제가 보따리 하나
들고 따라나섰지...
그전날 대전에서 경제와 자기 아버진 서로가 타향으로
발길을 돌렸었다.
-버스는 20여분 간격으로 자주 있으며 40 여분이면
ct에 도착할수 있다.
웅장하고 화려하리 만치 멋있게 단장된 < ct 입구 >
듣던 대로 선량한 사람들만이 모여사는 동네 ct.
별천지로 보였다.
마음을 가다듬고 10 여분을 걸어들어 갔다.
그때도 연 분홍 복사꽃이 봉우리져 있었던가?
ㅅ ㄷ 11 동 6 호
목표삼아 달려온 이모할머니 댁.
나 보담 몇 개월 먼저 온 < 옥 >이가 직장을 나갈려는 참였다.
이미 옥은 상당히 세련되어 있었다
불과 몇 개월 사이에...
뽀얀 피부며 말투며...
-오빠 왔어?
-그래, 지낼만 하냐?
-그져 그래.
아침상을 갖고온 옥이.
< 시온 간장 >에 맨 밥을 비벼먹었어도 왜 그리도 맛이 있었을까?
-형,
나 여기 못있겠어.
이렇게 답답한 곳에서 어떻게 다녀?
나 그냥 낼 내려 갈래..
-그래도 임마, 이왕 왔으니 다녀보지 않고 그렇게 갈려고?
-난,
절대로 못있을거 같애.
담날 경제는 미련없이 떠났다.
떠나는 녀석의 모습이 왜 그리도 쓸쓸하고 애처러워 보였을까.
< 바보 같은 놈 그럴바엔 아예 오지 말지....>
-시온 비니루 공장.
-범 박리 비니루 공장.
-춘천에서의 신앙촌 비닐 제품 판매.
그리고 소개에 의해 <안내원 >
하루 일하고 하루 쉬는 그런때....
유일한 해방구는 소사와 영등포.
< 소사읍 >은 지역이 비 좁아 극장아님 갈곳이
없었고........
< 영등포 >는 역시 현란한 도시로 매력적인 곳엿다.
조용하고 근엄하고 찬송가 소리만이 은은히 들리던 ct..
거긴 진정한 사람들의 활기찬 모습은 볼수 없었다.
-나 너무 힘들어..
-그건 신앙이 모자란 탓이야 열심히 매달려 봐
그럼 다 해결돼..
그랬었다,
모든게 그 귀결은 신앙으로 모아졌고 안돼는 것은
모두가 신앙심이 모자란 것이란다.
<영등포>
그 추억의 장소.
그래선지 내겐 영등포는 늘 아련한 기억과 회상하면 낭만적인 추억이
숨쉬는 곳이었다.
새해 이때 쯤이면 몇번인가 들락 거렸던 < 경원, 연흥 극장 >
여전하다.
다만 표를 사기위해 줄 지어 서 있는 모습을 보지 못할 뿐....
어젠,
< 화선 >의 전화.
-전화 한번 해 주시지 않고 너무한거 아닌가요?
-미안 미안해요..
작년엔 한일없이 바빴거든요..
-시간 있음 소주한잔 해요.
2년전인가, 신세계 앞에서 만났었고 그녀친구가 경영한단 민속주점에서
함께 했던 기억이 난다
작년엔 그런 한가로운 시간은 낼수조차 없었고..........
-미완의 사랑.
이루지 못한 사랑.
그녀는 그렇게 알고 있으리라.
그 맞선이란게 장가를 가겟단 의지로 그냥 봤던 것 뿐인데....
진정으로 다가섰던 그녀.
그리고 그녀의 온갖 회유(?)에도 거절했었다.
-난,
내 힘으로 아파트 하나라도 사기전에는 결혼할수 없어요.
-그럼 내가 보태면 안될까요?
-그건 내 자존심이 허락치 않고...
그 당시에 아파트 산단 것은 먼 것이었고 단지 핑게에 불과한 것을
그녀는 그렇게 다가섰었다.
-이 여자가 내 운명의 여자.
이런 느낌을 느끼지 전에는 할수 없을거라 상상했다.
< 화선 >인 그런 면에서 동떨어진 타잎.
이미 30여년이 지난 옛날,
이미 타인이 되어 버린 사람들.
과연 그 만남이란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만나서 소주 한잔했다.
직장을 다닌단 것만 알뿐 어디라곤 애길 하지 않는다.
술의 힘이 좋은건가?
-왜 그렇게 결혼하자고 했는데 싫어 했어요?
난 남가좌동, 행촌동등으로 다님서 만났었는데...
내 어디가 그렇게 싫었나요?
-건 몰라.
인연이 아니엇겠지....
아무런 이미도 없는 질문,
왜 하는 건가?
무의미한 만남.
잊혀진 추억을 생각하고 싶은건가?
또 다시 만나야 하는가...
-간간히 연락이나 하고 소주나 한잔씩 하자구요.
지난 시절도 애기하고....
-그러지 뭐...
헌데 왜 그 때나 지금이나 끌림이 없는걸까..
어제도 영등포 거리를 걸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많은 연인들이 거니는 곳.
시끌법적하고 현란한 불빛이 유혹하는 곳..
< 영등포의 밤 >을 불렀다.
낭만의 추억으로 깊이 새겨진 그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