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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62 일째

산행

영란이와 오랫만에 관악산을 찾았다.

동안,

며칠밤을 레포트 작성으로 신경을 곤두섰는가 보다

산엘 가잖다.

 

늘 산에 오면 그런거지만........

산에 오니 기분은 나이스.

-야 산에 오니 몸이 나를거 같다.

나도 나이가 든건가?

이런 산이 좋으니...

-이제 겨우 22인데??

-이 정도면 많지 않은가?

 

-엄마도 가끔 산에 오고 그러면 좋을텐데??

-산이라면 저 만큼 도망가는 사람이야

젊어서도 그랬는데 뭘.....

 

진즉 이런 산행을 즐겼다면

당뇨에 걸리지도 않았을텐데...

안타까운 일이다.

 

평일이어선지 별로 사람이 없어 좋다.

군데 군데 등산객을 위한 쉼터엔 무심히

쌓인 낙엽들이 좀은 허전해 보인다

가을은 조금은 서러운 계절.

모든 것들이 아쉽고 서러워 뵈는 계절인거 같다.

 

영란이와 늘  우리가 쉬던 바위위에 걸터 앉아

배와 음료수, 빵을 먹었다.

땀을 흘리고 올라왔지만 조금만 쉬어도 찬 바람이

계곡으로 불어와 다시 윗 옷을 걸쳐 입어야 한다.

저 계곡에 군락을 지어 노랗게 피던 산수유...

그때 왔었고 책을 본다는 이유로 여름엔 몇번이나

왔던가??

몇 번오지 못한채 한 해를 다 보낸거 같다

정말 세월이 유수와 같으니, 1 년도 금방인거

같다.

 

2005 년은 정말로 내 시간은 거의 없었다

긴장과 늘 쫒기는 듯한 시간의 연속에서

보내 버린 한해였지 않을까..........

아무런 소득도 얻지 못한채.....

한 순간의 방심과 안이한 대처가 이렇게 깊은 상처일줄이야......

 

엊그제 만났던 조 00...

-공부 재밋어요

전 시작했는걸요?

-첨엔 나도 그랬었고 자신감도 들었어

헌데 해 보니 그게 만용같았어

괜히 시작했단 생각이 들더라구..........

 

하산해선 늘 청국장에 보리밥을 비벼먹었다.

신세대 같지 않게 영란이도 청국장을 좋아한다

이런 음식이 좋단다..

 

여태껏,

영란이와 이런 델 자주 오지 못했었다

자주 올수있게 해야 겠다

얼마나 좋은가?

-어때, 아빠와 함께 산에 오니 기분 좋지?

-그래,

아빠와 이젠 시간있음 가끔 산에오고 싶어

참 등산화도 하나 사야겠어..

-그러렴....

식사는 늦은 3시경였지만,

나른한 피곤이 몰려와도 기분좋은 산행였다.

이런 기분에 산에 가는 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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