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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62 일째

낙엽같은 존재

손위 처남댁의 오빠가 별세했단 전화를 받았다.

시골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으로 정년 퇴직한지 겨우

몇년 되지도 않았는데 그만 암으로 가셨단다...

 

-하긴 암에 이길 장사가 어디 있나?

 

자신의 건강을 자신하곤 종합병원으로 가서 종합검진을 받았어야

했는데 동네 의원으로 다님서 치료만 받다가 결국은 말기에야

발견하였으나 늦은거지...

 

-낙엽같은 인생.

낙엽처럼 그냥 아무런 의미도 없이 묻히고 마는 섭리

이게 바로 인생이다

마치 천년을 살것 처럼 떵떵거리지만,

어느 날 갑자기 가야 한다

왔던 그곳으로............

 

<시립 서북병원 >

낮 같음 차로 갈수도 있어지만 야간 운전엔 영 자신이 없어

택시로 갔다.

 

처남이 지키고 있었다.

말이 손위지 나인 나와 같다.

 

-네 신랑에겐 절대로 내 사실 나이를 말하지 말라

첨 결혼초에 그렇게 와이프에게 당부(?)하더랜다

나이가 같다면 터 놓고 지낼것으로 알고 그랬나?

같은 나이지만 엄연히 손위 처남이다

누가 봐도 동갑이라곤 상상도 못할 정도로 더 들어보이는 처남

홀러덩 벗겨진 이마는 실제 나이보담 5 살은 더 들어보인다.

 

-처남은,

늙어 갈수록 영낙없는 장인어른 생전 모습이야

어쩜 그렇게 닮았어?

-아들인데 뭐 당연하잖아??

 

조문접대실엔 몇 사람의 조문객이 왁자지껄 떠들면서 화투판이 벌어졌다

상가에선 빠질수 없는 노름...

아마도 상주의 친구들인 모양..

 

처남과 소주 잔을 마주 함서 10시경까지 마셨나 보다

평소 말수가 적은 처남이지만 술 한잔 들어가면 말이 많아진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지만...............

 

장남으로 여러가지 걱정이 든가 보다

-와이프의 당뇨에 대한 걱정

그건 내가 더 걱정거리 인데......

-두째 처남의 이혼에 대한 걱정

현직 경찰관 신분으로 이혼을 떳떳하게 할수도 없는 실정이라

맘 고생이 많단다

-이혼...

그건 바로 자식들에겐 씻을수 없는 상처

그 상처를 치유해 준단 것은 어떤 것도 없다.

어떻게 두 사람의 불행이 자식들에게 물려 줘야 하는가?

죽고 못산다면서 연애한 결혼

결국은 어정쩡하게 별거하고 있다

서류상으로 이혼이 아닌거지 사실상 이혼이다

두째 처남은 이미 딴 여자와 동거중이니......

 

-어떻게 말끔하게 마무리 하지도 않고 딴 여잘 얻는담??

이해할수 없다.

 

이혼이 물론 한 사람만의 잘못은 아닐것이다.

허지만,

그 원인을 누가 제공했던 간에 그걸 사전 조율못한 사람도 책임은

있다...

 

-죽을때 까지 사랑하면서 살다 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저런 시시껄렁한 애길 나누다 보니 10시가 되어간다

올땐 버스를 타고 왔다

밤은 포근했다

전에 내가 근무했던 북가좌동 거리를 거쳐왔다.

 

-와이프와 만나면 늘 가던 <행운식당 >

-첫 맞선을 봤던 < 오시오 다방 >

-자주 데이트 했던 < 하나 다방 >

그리고 시간있음 늘 갔던 < 한샘 양복점 >

그 건물들은,

아직도 그대로 있다

그렇게 보면 강북은 별로 변한게 없다

옛 추억을 회상케하는 거리며 건물들...

웬지 코가 찡해온다..

마치 다정한 친구를 오랜만에 만난거 처럼.......

 

-이렇게 살다가 세월이 흐르면 낙엽처럼 덧 없이 가고마는 인생...

모든것들이 허무인것을.........

다 버릴일이다

모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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