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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5 日目

앞으로 걷기


  날씨 탓이었을까?
어제 모임엔 많은 사람이 불참했다
하긴, 늘 여자들이 끼면 이유가 많다.
대 부분 불참자가 여자들.

-ㅈ 언닌, 시 어머니 병 문안때문에...
-ㅅ 언닌,
오늘 사무실 회식이라하고...
-ㅎ 언닌, 오늘 가족들 모임날이라네요..
묻지도 않았는데 총무인 ㅈ 의 애기다.
여자들은 공사가 늘 바쁘니까..
그녀도 그런 편이다
항상 바쁘다
다행이 그 바쁨이 즐거운 바쁨이란걸 아는
그녀인지라 늘 즐거운 표정이 세상을 즐기면서
사는거 같아 좋아 보인다.

신정 동,
오늘 매뉴는, 아구찜에 차디찬 소주..
아구찜을 별로 좋아한편은 아니지만 별미로 가끔
먹곤 한다
전에, 은이땜에 그 맛을 배웠다고 할수도 있다
그녀는 늘 아구찜을 그렇게 좋아했었지..

-오늘 발표 어떻게 되었어요?
-내가 되었으면 오자 마자 그 소식 부터애기했겠지
가슴 아픈소리 하지마...
합격했으면 오늘 한턱 쏠려고 했었다
그래서 오늘로 잡은 거다.
허지만 그게 얼마나 부끄럽고 경솔한 것인가?

-합격율 30% 육박,
물론, 응시생들이 어중이 떠중이가 아니라
나름대로 한다는 사람들이 모인 것이긴 하지만...
내 꼴이 뭔가?
10명중에 3명은 된 확률인데..
180 명중 4 등의 그 실력은 어디로 간건가?
그 야속한 배신(?)...

마음이 울적해 그랬을까?
술도 많이 마신거 같았다
머리가 띵할 정도로...
-모임 끝나면 전화해요
닥달같이 달려갈 거니까...
-o.k...
그녀의 제의에 흔쾌히 애기 했지만...
술 마시는 분위기에 그 찬스를 넘겨버리고 말았다.

지난 년말에 정년 퇴직한 ㅊ 씨.
그는,
롯데 낙천대 아파트에 관리인으로 나간단다.
그 보수가 문제 아니라, 소일거리로 나간단 것
하긴 보수라야 겨우 100만원이 될가 말까한 보수지만
사람은, 뭔가 보람을 찾을수 있은 것에 재미를 갖고 산단
것이 더 중요한 것이라 본다
그래도 공직에 있을때 목에 힘을 주고 살다가 남의 밑에서
갖은 수모를 당함서 관리인이라는 것을 할수 있단 것은 여간한 인내가 아님 어려운 거다.
그 과정이 어려운 것일거 같다
-난,
정말 그 짓은 못하겠어요 그러고 성격도 맞지 않고...
-그래도 그 나름대로 재미도 있다는 것.

내가 얻고자 하는 이 자격증도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돈이 문제가 아니다.
내가 평생을 자유롭게 기댈수 있는 공간.
그리고 그 수입과는 무관하게 내가 핑게거리를 만들수
있는 것을 만들려는 그것때문이다
이 선호처럼,
마곡동 개발을 앞두고 보라색 희망(?)으로 몫돈 잡아 보려는
야심 같은 건 내겐 없다.
그런 야심으로 시작한 것도 아니고...
그런데 이게 어렵다.
생각했던 것의 몇배의 고통이다.

--외 삼촌은 왜 이렇게 어려운걸 시작할려고 그런데요?
몇번의 실패를 거듭한 조카가 그러더란다
자신이 겪어 보니 그 고통이란게 쉽지 않은 탓이었을거다.
-지는 하는데 왜 나는 못한다던가?

지금의 내 처지.
진퇴 양난,
물러 설수도 앞으로 나간단 것도 쉽지 않다.
허지만, 어떻게 보면 물러선단 것이 더 어려운거 같다
한발 한발 앞으로 나가는 것이 더 쉬울거 같다.
-그거 하나 못하고 물러서다니??
이런 비아냥 거림
그런 비아냥이 귀에 들리듯..
그건 참을수 없은 수모.
한방에 털러 버릴려 했는데 이게 뭐람??

초심으로 돌아섰다.
그 진눈개비가 내리던 작년 3 월 어느 날,
남부트럭 터미널 앞에서 버스 기다릴때의 참담한 심정.
그런 심정을 견뎠었다
자꾸만 밑으로 꺼지는 작아지는 모습을 애써 붙잡으면서
자신에게 체면을 걸었던 그 때의 나..
그런 자신으로 돌아서야 겠다
내 자신을 과대 포장하고 능력을 믿었던 건방진 생각..
-열심히 하지 않으면 어떤 것도 할수 없다.
그 누구도...
나가리라.
시간은 아직은 충분하다.
지금 시작해도 충분하다.
최후에 웃는 사람.
성취후에 그 어떠한 흔적으로 말하는 사람.
노력하자.
여름이 오늘만 같았으면 좋겠다
초 가을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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